미국 영화계 용어 중 이른바 '박스 오피스 폭탄(Box Office Bomb)'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폭탄 맞은 상황, 흥행 참패작들을 이 말로 묶어 부르곤 한다.

할리우드는 제작비가 대거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제작이 많고, 그럴수록 위험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대박은 커녕 쪽박에 머문 작품 역시 수없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어떤 작품들이 이 대열에 합류했는지 알아보자.(흥행수입 통계: 박스오피스모조닷컴 집계)

십 수 년간 이 분야의 최고는 단연 <컷스로트 아일랜드>(1995년)였다. <다이하드2>, <클리프행어>의 성공으로 새로운 액션영화의 귀재로 불리웠던 레니 할린 감독과 부인 지나 데이비스가 주연을 맡았던 이 해양 모험극은 당시 1억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됬지만 벌어들인 수입은 고작 1000만 달러(북미). 이후 이 영화에 필적할만한 '흥행 참패작'은 한동안 등장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 제작비 1~2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고도 관객 몰이에 실패한 영화들의 급증과 집계 방식 변경 등으로 인해 드디어 <컷스로트 아일랜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영화 역사상 최악의 흥행 참패 영화는 과연 어떤 작품일까?

 영화 <47 로닌> 포스터

영화 <47 로닌> 포스터 ⓒ Universal Pictures


1위) <47 로닌> (2013)

놀랍게도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2013년작 <47 로닌>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북미 개봉된 이 영화는 2억 2천만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되었지만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액수는 1억 4000만달러 수준이다. 실제 손실액은 1억 5000만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미국 현지 언론들은 전망했다.

당초 2012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개봉이 늦춰지면서 우려를 자아냈는데 결국 그 예상이 맞아 떨어지고 만 셈이다. (한국에선 결국 극장 개봉되지 않았고 IPTV, VOD 서비스 등을 통해서만 최근 선보였다)

기타 10위권에 진입한 영화들은 아래와 같다.

2위) <화성은 엄마가 필요해> (2011년)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 / 손실액 1억 3000만 달러 이상.
디즈니의 감추고 싶은 비밀. 황당무계한 SF에 관객도 등을 돌린 애니메이션.

3위) <13번째 전사> (1999년)

제작비 최대 1억 6000만 달러 / 손실액 1억 2900만 달러 이상.
1990년대 후반 잘 나가던 안토니오 반데라스도 이 영화와 <엑스 vs 세버>의 실패 후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4위) <론 레인저> (2013년)

제작비 최대 2억 5000만 달러/ 손실액 최대 1억 1000만 달러 이상.
<캐리비안의 해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으로 거침없던 조니 뎁의 흥행 질주도 여기서 발목이 잡혔다.

5위) < R.I.P.D > (2013년)

제작비 최대 1억 5400만 달러/ 손실액 최대 1억 1000만 달러 이상.
유령 잡는 형사의 활약은 흥행 발목마저 잡아버렸다.

 영화 <존 카터:바숨 전쟁의 서막> 포스터

영화 <존 카터:바숨 전쟁의 서막> 포스터 ⓒ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6위)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2012년)

제작비 2억 5000만 달러/ 손실액 1억 달러 이상.
동명의 SF 고전을 영화로 옮겼지만 원작의 명성에 흠집만 안겼다. 디즈니의 또 다른 실패작으로 당초 예정된 2~3편 제작은 결국 무산되었다.

7위) <파이널 판타지> (2001년)

제작비 최대 1억 4500만 달러 /손실액 1억 달러 이상.
동명의 비디오 게임 만큼만 작품이 나왔어도... 게임 영화의 흑역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8위) <잭 더 자이언트 킬러> (2013년)

제작비 최대 2억 달러 이상 / 손실액 1억 달러 이상.
<엑스맨> 시리즈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도 피할 수 없었던 흥행 실패의 늪.

9위) <사하라> (2005년)

제작비 1억 6000만 달러 / 손실액 1억 달러 이상.
지금은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매튜 매커너히지만 이 영화의 실패로 인해 자칫 배우로서의 명성에 흠집이 생길 뻔 했다.

10위) 스텔스 (2005년)

제작비 1억 3500만 달러 / 손실액 9600만달러 이상.
<분노의 질주>, <트리플 X>로 새로운 액션물을 만들어낸 롭 코헨 감독의 실패작. 차라리 <트리플 X> 속편 제작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렸습니다.
47로닌 컷스로트 아일랜드 화성은 엄마가 필요해 13번째 전사 론레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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