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에서 파이터 신정태 역의 배우 김현중이 4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에서 파이터 신정태 역의 배우 김현중이 4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분노에 몸을 떨고, 아낌없이 몸을 날리는 그에게 매회 '김현중의 재발견'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현중은 그 칭찬을 '회사의 의견' 정도로 치부했다. KBS 2TV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 촬영을 마치고 만난 김현중은 "매주 '재발견'이라는데 그건 좀 수상하지 않느냐"며 "그런 걸 보고 기분이 좋으면 오버하게 되니까 볼 때마다 '이건 회사의 의견이다'라고 생각했다"라며 웃어 보였다.

"끝까지 그런 데 휘둘리지 않고 제가 느낀 대로만, 계산한 대로만 신정태를 보여주자는 생각이었어요. 사실 아직 촬영이 끝났다는 실감은 안 나요. 지금 이 시간이면 방삼통에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울)에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웃음) 그래도 이 작품으로 많은 분들의 우려가 좋은 응원으로 바뀌니까, 힘이 많이 났어요. '잘한다 잘한다' 해야 더 잘하게 되잖아요."

촬영에만 열중한 탓에 본래 하얗던 피부도 분장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모조리 그을었다. 게다가 매일매일 <감격시대> 속 등장인물들이 자신을 죽이려 드는 꿈을 꿨을 정도로 김현중은 <감격시대> 속 신정태에 푹 빠져 있었다.

"(연기할 때) '나'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만큼 내가 이 작품에 잘 녹아있다는 생각에 기분도 좋았다"는 김현중은 "연기의 매력에 좀 더 빠진 것 같고, 임하는 자세도 달라진 것 같다"며 "내 의지대로 다른 세계를 만들어 두고,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매력 있는 일 같다"고 말했다.

"옥련과의 키스신서 '가야' 불러...문자로 엄청 사과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에서 파이터 신정태 역의 배우 김현중이 4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중은 극중 호흡을 맞췄던 배우 진세연과 임수향 중 누가 더 좋냐는 질문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음...강아지처럼 생긴 사람을 좋아해요. 약간 세게 생긴 사람은, 조금 위축되더라고요. (웃음)" ⓒ 이정민


- 결국 방삼통을 지키는 덴 성공했지만, 신정태 개인으로는 가야(임수향 분)도 떠나보내고 옥련(진세연 분)도 잃는 결말이었다. 마음에 드나.

"마음에 든다. 누구랑 이어지지 않아서 조금 더 애절한 것 같다. 원래 시라소니라는 캐릭터가 혼자 고독한 인생을 산다는, 외로운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 두 여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거…짓궂게 말하면 '양다리' 아닌가. (웃음)
"그래서 옥련이(진세연 분)에게 미안한 일이 있었다. 키스신에서 옥련이 눈물을 흘려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실수로 '가야!'라고 한 거다. 그걸 들은 옥련이 눈물이 뚝 멈추더라. 엄청 미안했다. 그래서 문자를 엄청 보냈지. 아, 그때가 진세연에게 처음 문자를 보낸 거였다. 존댓말로 '죄송합니다' '제가 감정신을 망쳐버렸네요'…. (웃음) 다행히 세연이가 성격이 좋았다. 애교도 많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성격이다. 예쁜 애가 잘 해주니까 좋더라."

- 그래도 드라마의 주된 내용은 이들과의 로맨스가 아니라 거친 액션이었다. 극 중 모습을 보니 과거 출연했던 로맨스 드라마들보다 액션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원래 낯간지러운 걸 잘 못하는 성격이라서. 그런데 <감격시대>에선 대사 자체를 많이 고민했다. '넌 왜 이렇게 강한 거냐'라든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뿐이다' 같은 것들. 어떻게 이렇게 말하지? 어떻게 하면 가장 담백하게 대사를 칠 수 있을까, 늘 고민했다."

- 가장 고민했던 대사가 있었나.
"뭐…'지옥으로 보내주마'? (웃음) 진짜 최대한 담백하게 하려고 했다. 그래서 반말을 많이 썼다. 대본에는 '~자', '~마'라고 쓰여 있었는데 그걸 반말로 바꾸니 좀 낫더라. '지옥으로 보내주마'도 '지옥으로 보내줄게'로 바꾼다든지."

"촬영 중단되는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 다독인 배우들"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에서 파이터 신정태 역의 배우 김현중이 4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달환이 형이 하차할 때, 슬펐죠. 형이 영화 촬영이 있어서 전화로만 인사했어요. 그런데 일 주일에 한 번씩 문자가 와요. 얼마 전에도 '뭐하냐'면서 '나 <우리동네 예체능> 100회 특집 나왔다'고…. (웃음) 사람이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저랑은 너무 다른 사람인데, 또 달라서 잘 맞는 것 같아요." ⓒ 이정민


- 그간 했던 작품들과는 확실히 다른 장르였던 만큼, 초반 설정도 중요했을 것 같다.

"초반에 (조)달환이 형을 그렇게 만났다. 어떻게 연락이 돼서 술 한 잔 하면서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잘할 필요 없다, 사람이 하는 거니 실수도 있어야지 너무 완벽하면 사람이 아니다' '사람냄새가 나게 연기를 해야 사람이 감동하지 너무 완벽하려다 보면 감동도 없다'는 말씀을 해 주시더라. 그 말씀을 듣고 다른 건 걱정을 안 했다. 내가 느낀 대로만 연기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정말 촬영이 들어가면 느껴지는 대로 했다. 눈물이 나면 나는 대로, 흐르면 흐르는 대로 뒀다. 본능적이었던 것 같다. 내가 잘하려고 연기했다기보다 촬영만 들어가면 정말 '내가 방삼통을 지키는 신정태다'라는 생각이 딱 들어버렸다. 캐릭터를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나왔던 것 같다."

- 그럼에도 작품 외적인 부분(출연료 미지급 논란 등)에서 아쉬웠던 점이 많기도 했다.
"그런 데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지 않나. '번외'라고 생각했다. 나는 여기에 연기를 하러 온 사람이지, 제작을 하러 온 사람이 아니니까. 그런 일들이 있었다고 휘둘리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았다. '연기만 하면 된다', '신정태를 위해 좀 더 고민해보자'는 생각이었다."

- 중간에 촬영이 멈춘 때도 있었다.
"많은 선배, 동료 배우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이 드라마를 살리겠다'며 불평불만 하나 없이 긴 시간을 대기하고, 서로 다독거렸다. 그러면서 배우들끼린 더 끈끈해졌다. 사실 이런 사태(촬영 중단)가 일어난 뒤 내가 생각해도 '방송이 힘들겠다' 싶었는데, 4일 만에 두 편을 계속 다 찍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이 자기 캐릭터에 대한 애착, 작품에 대한 애착이 컸기 때문이었다.

사실 (촬영이) 늘어지고, 피곤하다 보니 집중을 안 하면 대사가 안 외워진다. 머리에 과부하가 오니까. 그런데 그렇게 (대사를) 외우면서도 감정선은 다 살려 줬고, 시간이 많이 없으니 리허설 시간이 줄었어도 눈빛으로 통했다. 눈물이 나게끔 옆에서 연기를 해줬다. 자기 컷이 아니더라도 상대 배우를 위해 같이 눈물을 흘려주고, 무릎을 꿇고…. 그런 모습을 보고 내가 <감격시대>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이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방송이 안 됐을 드라마였다. 아무도 못 했을 거다."

- 말 그대로 김현중에게 <감격시대>는 '감격'이었던 것 같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다."

* 김현중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김현중 감격시대 진세연 임수향 방삼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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