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C 대명문화공장을 개관한 조재현

DFC 대명문화공장을 개관한 조재현 ⓒ 수현재컴퍼니


문화 방면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배우 조재현이 대학로에서 공연장을 갖는 게 꿈이었다는 것을. 비록 원래 계획했던 2013년이 아닌 2014년으로 한 해 연기되었지만 조재현은 DCF대명문화공장을 3월 초 개관하면서 그 꿈을 이루었다.

최근에는 KBS 1TV <정도전>의 타이틀 롤을 맡으며 본업인 연기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도 활약했다. 그런데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함께 영화제를 이끌었던 것을 두고 누군가는 그에게 정치적 잣대를 들이댄다. 'MB 정권 때 줄을 잘 서서 감투를 썼다'는 것. 하지만 조재현은 "문화예술계는 원래 진보성향이 강하다"며 "그럴수록 새누리당 도지사가 있을 때 영화제를 추진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 수현재씨어터(총 세 개 관으로 되어 있는 DCF대명문화공장의 3관)가 아닌 DCF 대명문화공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기업이 우리금융아트홀이나 KB청소년하늘극장, CJ토월극장과 같은 극장에는 네이밍 스폰서를 하는데 개인과는 잘 하려고 하지 않는다. 가령 화재 같은 사고가 나면 기업의 이미지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설이 안전하면 기업 이미지에도 금이 갈 게 없어서 문제될 건 없다. DCF 대명문화공장이라는 이름을 통해 기업이 개인의 극장에 네이밍 스폰서를 하는 롤 모델이 되었으면 한다."

- DCF 대명문화공장이 만들어지면서 처음 구상한 것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처음부터 세 개 공연장을 모두 운영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한 개 관만 공연하려고 했는데 마침 대명에서 공연 사업을 하고 있었다. 건물을 짓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겠지만 공사 기한을 맞춘다는 게 너무 힘들다.

DCF 대명문화공장은 계획대로라면 작년에 지어졌어야 했다. 대학로의 지반이 다른 지형보다 단단해서 공사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 공연장이 계속 만들어지는 중이라 공연하는 날짜도 계속 미루게 되었다. 막판에는 공연을 늦추고 늦추다가 마지노선까지 왔다. 공연 일정은 관객과의 약속이라 타이트하게 공사 기한을 맞췄다."

- 수현재컴퍼니에서 연극 외에 뮤지컬을 올릴 계획이 있는가.
"뮤지컬을 아예 안 하려는 건 아니지만 연극을 많이 해서 뮤지컬은 잘 모른다. 라이선스 뮤지컬 작품을 한국 무대에 올릴 때 좋지 않은 점이 있긴 하다. 성공한 작품은 우리나라 공연기획사가 여기저기서 판권을 구매하려고 한다. 그런 와중에서 자연스럽게 작품 가격이 올라간다. 그 대열에 합류할 생각은 아직 없다." 

"MB한테 잘 보여서 DMZ 영화제 만들어냈다고?"

조재현 "고려 말의 정치판과 지금의 정치판도 비슷하다. 국민 혹은 민초의 행복을 위하기보다는 여야 할 것 없이 당리당략에만 골몰한다. 시청자는 고려 말과 지금이 같다고 생각하고 정도전에 공감하며 보는 게다. 왕보다 백성이 위에 있다고 본 정도전 같은 인물을 갈망하는 심리가 시청자의 심리에 반영된 결과다. 정말로 서민을 챙길 줄 아는 정치가가 나와야 한다."

▲ 조재현 "고려 말의 정치판과 지금의 정치판도 비슷하다. 국민 혹은 민초의 행복을 위하기보다는 여야 할 것 없이 당리당략에만 골몰한다. 시청자는 고려 말과 지금이 같다고 생각하고 정도전에 공감하며 보는 게다. 왕보다 백성이 위에 있다고 본 정도전 같은 인물을 갈망하는 심리가 시청자의 심리에 반영된 결과다. 정말로 서민을 챙길 줄 아는 정치가가 나와야 한다." ⓒ 수현재컴퍼니


- 최근 <정도전> 기자간담회에서 "퓨전사극이면 출연하지 않았다"고 하는 등 조재현씨의 발언이 연예 뉴스에서 톱 뉴스로 오르는 경우가 많다.
"10일 <정도전> 기자간담회 기사 같은 경우 자칫하면 상대 프로그램을 비하하는 듯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 역사극이 어떻게 정통 사극만 할 수 있나. <기황후> 같은 프로그램도 필요하긴 하다. 제가 한 발언은 다음과 같다. '다양성이 부족하다. 너무 퓨전 사극 일색이다. 그래서 <정도전>을 하게 되었다' 당시 제 표현이 모호한 부분도 있다.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공영방송에서 정통 사극을 하는 게 옳다. 만일 공영방송이 퓨전 사극이 대세라고 해서 <정도전>을 퓨전 사극으로 만들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어야 하는 게 옳다.

그날 '당시 백성이나 지금 국민이 느끼는 행복 지수가 낮다. 그래서 <정도전>의 시대적 상황에 관심을 갖는다. 정도전처럼 지금 누군가가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기사 댓글을 보니 '새누리당과 연관 있는 조재현이 무슨 자격으로...' 운운하는 댓글이 있었다.

새누리당이 집권할 때 감투(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를 썼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런 댓글이 붙는 거다.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이라 나와 자꾸 연관시키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새누리당에는 하등의 관심이 없다. 따지고 보면 MB 정부는 문화예술계에 잘못한 게 많은 정부였다.

문화예술계는 원래 진보 성향이 강하다. 그런데 MB 정부는 문화예술계의 진보적인 성향을 너무나도 배척했다. MB 정권 이전에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던 문화 관련 단체들의 지원이 MB 정권 들어 끊어진 게 많았다. 문화예술계에 몸 담은 사람의 생각이 정권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는 건 옳지 않다. 오히려 수용하고 품어주었어야 했다.

이런 댓글도 있었다. 'MB한테 잘 보여서 DMZ 영화제 만들어내고..' 뭣도 모르고 하는 소리다.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는 원래 진보적인 성향이 강한 영화제다. 도지사의 소속 정당이 바뀔 때마다 영화제의 색깔이 바뀌면 안 된다. 영화제에서 정치적인 색깔이 두드러지는 현상은 옳지 않다. 정치색이 없어야 이것 저것 모두를 수용할 수 있다.

DMZ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감독의 99%는 시대를 비판하는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다. 도지사나 시장의 정치 성향에 좌우되는 영화제였다면 만들지 않았을 거다. 그렇지 않다면, 코드에 맞는 도지사의 임기에는 영화제가 활성화될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면 영화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제일수록 새누리당 도지사가 있을 때 해야 한다고 추진한 거다. DMZ 영화제는 김문수 지사가 속한 새누리당의 정치적인 성향과는 정반대의 작품이 많았다. 4대강 사업 반대나 용산 참사, 제주 강정마을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이었다. 그렇다고 진보적인 부분만 다루지는 않았다. 6.25에 참전한 일흔 넘은 미군이 한국의 삼팔선을 둘러보는 영화도 있었다. 이건 어찌 보면 친미적인 다큐멘터리다."

- 시청자가 <정도전>에 열광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정도전>의 시대적 상황인 고려 말은 먹고 사는 것도 빠듯했다. 그런데 고려 말의 시대적인 상황과 지금 상황이 비슷하다. 대한민국이 국민 소득 3만 달러의 시대로 달려간다고들 한다. 하지만 개인 사정은 다르다. 부도 상황에 가깝다.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쓸 데가 많으니 빚이 는다. 신용불량자가 늘어간다. 당장 굶어죽지는 않지만 사는 게 척박한 시대다.

고려 말의 정치판과 지금의 정치판도 비슷하다. 국민 혹은 민초의 행복을 위하기보다는 여야 할 것 없이 당리당략에만 골몰한다. 시청자는 고려 말과 지금이 같다고 생각하고 정도전에 공감하며 보는 게다. 왕보다 백성이 위에 있다고 본 정도전 같은 인물을 갈망하는 심리가 시청자의 심리에 반영된 결과다. 정말로 서민을 챙길 줄 아는 정치가가 나와야 한다."

조재현 DCF 대명문화공장 수현재씨어터 정도전 D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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