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박해진,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SBS드라마스페셜 <별에서 온 그대>에서 S&C그룹 막내아들 이휘경 역의 배우 박해진이 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별그대' 박해진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S&C 그룹 막내아들 이휘경 역의 배우 박해진이 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알레르기가 있어서 터틀넥을 입으면 간지러운데, (극 중에서) 입으니 반응이 좋아 '이걸 밀어보자' 해서 한국에 있는 터틀넥은 다 갖다가 입어본 것 같아요. 사실 아직까지도 간지러워요. 하지만 그게 예쁘다니 어쩔 수 없죠."

배우 박해진은 이렇게 말하고는 대뜸 목을 내밀었다. 말마따나 울긋불긋한 기운이 조금 남아있었다. 그는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의 이휘경 역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극 중 톱스타 천송이(전지현 분)를 15년간 짝사랑하며 그의 곁을 '따뜻하게' 지켜 준 자신을 상징이라도 하듯, 이휘경은 다양한 터틀넥 패션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니까 이 흔적은, 그에게는 일종의 '영광의 상처'인 셈이다.

사실 <별그대>는 박해진에게는 '미완의 도전'이다. 당초 소시오패스 이재경 역으로 캐스팅됐던 그는 방송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배역 변경을 제안 받았다. 자신이 그려 두었던 이재경에 어울리게 옷까지 맞추며 신경을 썼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박해진은 이재경을 내려놓고 이휘경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박해진은 그간 다하지 못했던 <별그대> 이야기를 비롯해 차기작으로 정해진 <닥터 이방인>에 대한 생각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양쪽에서 손해를 최대한 덜 보는 결정을 하는 게 내가 휘경 역을 하는 거였다. 그래서 재경에 대한 아쉬움은 아직까지도 있다"는 박해진은 "(<별그대>를 통해)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에서 트렌디한 느낌으로 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재경 역할로 기존 이미지 버리고 싶었는데...아쉽다"

별그대 박해진, '차기작은 차갑지만 따뜻한 역할'  SBS드라마스페셜 <별에서 온 그대>에서 S&C그룹 막내아들 이휘경 역의 배우 박해진이 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어쨌든 천송이와 도민준(김수현 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정말 행복하게 됐고…. 다행인 건 뻔한 결말이 아니었다는 거다. 대본이 늦게 나왔는데 그걸 잘 해내 준 배우들에게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개인적으론 만족스러운 결말이다." ⓒ 이정민


- <별그대> 종방연 대신 이 자리에 왔다.
"원래 종방연이 28일로 예정돼 있었는데 스케줄상 미뤄졌다. 그러던 사이에 기자간담회 날짜가 먼저 (3일로) 잡혔다. 전지현 선배님과 마지막 인사도 못 했는데…. 그건 아쉽다. (웃음)"

- 드라마 중반 분량이 줄었다가, 형 이재경(신성록 분)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다시 분량이 늘었다는 평이 많다.
"물론 아쉬운 게 없다면 거짓말일 거다. 아쉬움도 분명히 있고, 섭섭함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분량이 줄었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애초부터 많지도 않았으니 줄어든 건 아니다.(웃음) 작가님 마음속에 처음 어떤 그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중간에 다른 길로 샌 거였든, 의도한 거였든 마무리가 훈훈하게 돼 불만은 없다."

- 개인적으로 바랐던 결말은 있었나.
"특별한 건 없었다. 어쨌든 천송이와 도민준(김수현 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정말 행복하게 됐고…. 다행인 건 뻔한 결말이 아니었다는 거다. 대본이 늦게 나왔는데 그걸 잘 해내 준 배우들에게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개인적으론 만족스러운 결말이다."

-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지난 주 목요일 오전 7시에 마지막 신 촬영을 들어갔다.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끝나고 나서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생선구이를 먹고 집에 들어갔는데 시원하거나 섭섭한 마음보다는 그저 '오늘 촬영이 끝났구나, 내일도 촬영을 나가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일단 촬영이 끝나고 머리색부터 바꿨다. 노란 머리가 좀 지겨워져서.(웃음) 마지막 회 때 (헤어)스타일을 조금 바꿨더니 '휘경이가 천송이를 가지지 못해 도민준 코스프레를 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이제 색까지 바꾸니 진짜 도민준이 됐다. (웃음)"

별그대 박해진, '많은 사랑에 감사' SBS드라마스페셜 <별에서 온 그대>에서 S&C그룹 막내아들 이휘경 역의 배우 박해진이 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손인사를 하고 있다.

"휘경은 내가 가진 기존의 캐릭터에 한 두 개 정도를 더하면 만들 수 있는 거고, 재경은 아예 창조를 해야 하는 인물이었고. 그래서 (활동에)도움은 되겠지만 재경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신성록 선배님이 재경을 너무 완벽하게 해내 주셔서… '내가 했으면 또 다른 재경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지 불만은 없다." ⓒ 이정민


- 원래 이재경으로 캐스팅돼 준비를 오래 하다가 갑작스럽게 배역이 바뀌었다.
"재경에 욕심을 냈던 이유는 기존의 캐릭터를 벗고 싶어서였다. 데뷔한 뒤 여러 작품을 했고, <내 딸 서영이>는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그때까지도 '연하남'(데뷔작 <소문난 칠공주> 속 박해진의 배역 이름)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재경 역할을 하면서 순하고 여리고 착한 모습을 버리고 싶었다. 물론 억지로 (기존의 캐릭터를)벗고 싶지는 않았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연습을 통해 캐릭터를 충분히 만들었다 생각했다.

본의 아니게 (역할을)변경하게 됐는데, 휘경은 솔직히 말해 특별한 준비 없이도 어느 정도 만들어낼 수 있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휘경은 내가 가진 기존의 캐릭터에 한 두 개 정도를 더하면 만들 수 있는 거고, 재경은 아예 창조를 해야 하는 인물이었고. 그래서 (활동에)도움은 되겠지만 재경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신성록 선배님이 재경을 너무 완벽하게 해내 주셔서… '내가 했으면 또 다른 재경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지 불만은 없다."

- 대본을 처음 받고 도민준 역할에 대한 욕심을 냈을 법도 한데.
"어느 남자배우가 봐도 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 있는 캐릭터였다. 그런데 1~4부 대본을 봤을 땐 '하고 싶지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컸다. 외계인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4부까지 대본을 봤지만 나는 어떤 감도 안 왔다. 솔직히."

- 결국 그 역할은 김수현의 몫이 됐다. 상대 배우인 김수현·전지현과의 호흡은 어땠나.
"김수현씨는 나보다 어린데도…전지현 선배님이 말한 것처럼 '내공이 있는 친구'라는 걸 느꼈다. 갑작스럽게 나오는 대본을 붙들고 앉아 그렇게 치밀하게 연기를 해내더라. '산만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밝고 현장에서 장난을 잘 치는데도, 촬영만 들어가면 몰입해 도민준이 되는 걸 보며 '저 친구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전지현 선배님은 연기라고 하기 뭐할 정도로 천송이에 가까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평소에도 털털하고 직설적이고 표현 잘 하고. 덕분에 현장에서 재밌게, 즐겁게 촬영했다."

"눈치 없어 '휘씨눈'? 실제론 눈치 있는 사람이다"

별그대 박해진, '기자간담회 앞서 포즈' SBS드라마스페셜 <별에서 온 그대>에서 S&C그룹 막내아들 이휘경 역의 배우 박해진이 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확실히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알아봐 주더라. 주말드라마나 일일드라마도 많이 했고, 40% 넘는 시청률이 나온 적도 있지만 (사람들이 나를)길에서 보면 사실 긴가민가해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아는 분이 따님이라고 전화를 바꿔주셨는데, '여보세요'라고만 말해도 자지러지더라.(웃음)" ⓒ 이정민


- 촬영 후 만족스러웠던 장면이 있었나.
"한강에 차를 세워놓고 처음 (큰 형 이한경이 살해 당할 당시의)녹음파일을 듣는 장면이 있었다. 사실 현장에서는 아무 소리도 안 나오는데 한 번에 찍어야 했고, 여러 부담이 있었는데 다행히 진짜 한 번 만에 찍었다. '큰 형을 내가 죽였다'는 생각이었다. 사실 작은 형(이재경)이 (살해)했지만, 내가 갖다 준 주스를 마시고 그렇게 된 거니 죄책감과 미안함 같은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었다. 한 번에 찍고 나서 굉장히 시원했다. 감정이 잘 추슬러지지는 않았지만."

- 이재경의 악행을 폭로하며 아버지(이정길 분) 앞에서 무릎을 꿇는 신도 인상적이었다.
"(휘경이) 큰 형과 쌓아왔던 것들이 더 표현됐더라면 그 장면도 더 부각이 됐을 텐데…. 사실 감독님께 '한 번도 (큰 형과의 관계가)부각된 적이 없고, 휘경이 큰 형에게 애착이 있다는 걸 표현한 적도 없는데 이제 와서 (그런 장면이)나오는 게 흐름상 튀지 않겠나'라는 질문을 드리기도 했다. 감독님과 상의 끝에 적절한 선을 찾아 그 정도로 연기를 했던 거다."

- 그래도 이 과정에서 '휘코난'(이휘경의 이름과 일본 만화 <명탐정 코난>을 합성한 조어)과 같은 별명도 많이 생겼다.
"휘경이가 별명이 많았다. 처음엔 웹상에서 쓰는 말인데 '휘씨눈'(눈치가 없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넌씨눈'이라는 인터넷 신조어에서 파생된 말), 그 다음에 '휘보살'이라던가, '휘벤츠' '휘보르기니' '휘라리' 같이 차에서 따온 이름들도 있었고.(웃음) 아, '휘로호'도 있었다. 나로호처럼 (천송이의 마음을 얻는 데)매번 실패한다는 뜻이었다. 결국 '휘코난'으로 마무리되긴 했는데, 나는 '휘보살'도 좋고 '휘코난'도 좋다. '휘씨눈'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도 눈치 있는 사람인데 캐릭터가 그렇다 보니까….(웃음)"

- 그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인기도 남달랐을 것 같다.
"확실히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알아봐 주더라. 주말드라마나 일일드라마도 많이 했고, 40% 넘는 시청률이 나온 적도 있지만 (사람들이 나를)길에서 보면 사실 긴가민가해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아는 분이 따님이라고 전화를 바꿔주셨는데, '여보세요'라고만 말해도 자지러지더라.(웃음) '이 드라마 인기가 정말 대단하구나, 시청률이 40~50% 나오진 않았지만 체감 시청률은 굉장히 높구나'라는 걸 실감했다."

별그대 박해진, '동료배우들에게 고마워' SBS드라마스페셜 <별에서 온 그대>에서 S&C그룹 막내아들 이휘경 역의 배우 박해진이 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별그대 박해진, '동료배우들에게 고마워' "많은 걸 얻었다. 트렌디함, 인기. 그리고 장태유 감독님과 박지은 작가님,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영광이고 나에게는 도움이었다. 아쉬운 건,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내 연기에 대한 거다." ⓒ 이정민


- 휘경이 천송이를 15년간 짝사랑한다는 설정엔 공감이 되나. 실제론 어떤가.
"15년은 좀 공감이 안 된다. 실제로 3년 정도 짝사랑을 해 보긴 했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어떻게 15년간 한 사람을, 그것도 자신을 밀어내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평소 스타일은 휘경이처럼 직접적으로 고백을 하진 않지만, 휘경이처럼 옆에 늘 있어주는 편이다. 언제 알아주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답답한 연애를 한다'는 소리를 듣는 편이다. 표현도 잘 못하고."

- 이상형은 있나.
"전지현 선배님 같은 여자라면 누가 안 좋아하겠나. 전지현 선배님을 봤을 때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웃음) 현대 의학기술이 발달하다 보니 (사람들 얼굴에)뭐가 많이 들어있는데, 많이 빼기도 하고. (성형수술을)한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런 데 익숙해져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니 눈이 시원해진 거다. 서울 한복판에 있다가 산에 들어간 느낌?(웃음) 이상형은…아직까지도 참한 여자가 좋다.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수수하고 참한 여자, 그리고 나대지 않는 여자가 좋다.(웃음) 시끄러운 것, 나서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 나와 비슷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별그대>를 통해 얻은 것과, 그럼에도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많은 걸 얻었다. 트렌디함, 인기. 그리고 장태유 감독님과 박지은 작가님,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영광이고 나에게는 도움이었다. 아쉬운 건,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내 연기에 대한 거다.

항간에선 '분량이 줄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내 몫인 것 같다. 내가 (연기를)잘했더라면 (분량이)줄지 않고 더 늘었을 수도 있었을 거고, 세 사람 간의 대립각을 잘 살렸다면 송이가 민준과 휘경이 사이에서 흔들릴 수도 있었을 거다. 그런데 잘 안됐으니 작가님이 그걸 죽여 버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나에 대한 아쉬움이다. 내 연기,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 다음 작품에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 인터뷰 2편( '별그대' 박해진 "반듯한 이미지 내려놓고 싶다"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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