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다시 올게."

작년, 엑소(EXO)가 아이들과 약속했다. 명동 한복판에 등장하면 거리가 초토화될 정도로 성장한 엑소. 지금은 스타지만 전에는 누군가에겐 평범한 형이자 오빠였던 그들이 3년 전부터 평범한 모습으로 함께 해온 동생들이 있다.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1년 지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동생들을 다시 찾아왔다.

엑소의 멤버 디오(도경수, 22)·카이(김종인, 21)·수호(김준면, 24)·찬열(박찬열, 23)·세훈(오세훈, 21)·백현(변백현, 23)·레이(24)·타오(22)가 지난 27일 오후 3시 서울시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위치한 아동 복지시설 이든아이빌을 방문했다. 그들이 이곳을 방문한 건 올해로 4번째다. 0세부터 18세까지 영유아와 청소년들이 생활하고 있는 시설의 식당, 화장실 등을 깨끗이 청소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였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 엑소의 눈에서 하트가 쏟아졌다

엑소 카이-백현, '열심히 청소 준비' 엑소케이의 디오, 카이, 수호, 찬열, 세훈, 백현과 엑소엠의 타오, 레이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아동복지시설 '이든아이빌'에서 화장실과 식당을 청소하는 봉사활동과 함께 어린이들과 공기놀이 및 축구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카이와 백현이 식당을 청소하기 위해 대걸레를 빨고 있다.

▲ 엑소 카이-백현, '열심히 청소 준비' ⓒ 이정민


엑소 세훈, '물청소는 기본' 엑소케이의 디오, 카이, 수호, 찬열, 세훈, 백현과 엑소엠의 타오, 레이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아동복지시설 '이든아이빌'에서 화장실과 식당을 청소하는 봉사활동과 함께 어린이들과 공기놀이 및 축구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세훈이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다.

▲ 엑소 세훈, '물청소는 기본' 카이와 백현이 식당을 청소하기 위해 대걸레를 빨고 있다.(위) 세훈이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다.(아래) ⓒ 이정민


엑소는 무대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화장기 전혀 없는 친근한 모습으로 이든아이빌을 찾았다. 아이돌이라 화려하고 외모를 한껏 단장하고 왔을 거란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트레이닝복에 민낯, 또래 친구들과 크게 다른 차림은 아니었다. 엑소는 원장님과 마주하자마자 아이들은 건강한지, 옷은 충분한지, 아이들의 사진이 담긴 앨범을 넘기며 이런저런 질문을 건넸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 듯 보였다.

곧이어 멤버들은 털털하고 수더분한 모습으로 겉옷을 벗어 던지고 익숙하다는 듯 화장실 청소를 자청했다. 이날 처음 이든아이빌을 찾았다는 엑소엠(EXO-M)의 멤버 레이와 타오는 경력 있는 청소선배 멤버들을 따라 빗자루를 들었다. 어색할 법도 했지만 적극적으로 유연한 몸과 긴 팔을 이용해 손이 닿지 않는 먼지 쌓인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한 아이는 엑소가 청소하는 모습을 혼자 독점하겠다며 식당 문을 부여잡고 있기도 했지만, 스타가 되어버린 오빠들에게 선뜻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엑소는 부끄러워하는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면서 크고 따뜻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주기도 했다. 유독 어린아이들을 좋아하는지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의 모습에 엑소의 눈에선 하트가 쏟아져 나왔다.

공기놀이에서 축구까지...엑소와 함께 한 2시간이 훌쩍

엑소 디오, '여학생보다 더 잘해' 엑소케이의 디오, 카이, 수호, 찬열, 세훈, 백현과 엑소엠의 타오, 레이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아동복지시설 '이든아이빌'에서 화장실과 식당을 청소하는 봉사활동과 함께 어린이들과 공기놀이 및 축구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디오가 여학생들과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

▲ 엑소 디오, '여학생보다 더 잘해' ⓒ 이정민


엑소 타오-세훈, '어떤 형이 더 좋아?' 엑소케이의 디오, 카이, 수호, 찬열, 세훈, 백현과 엑소엠의 타오, 레이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아동복지시설 '이든아이빌'에서 화장실과 식당을 청소하는 봉사활동과 함께 어린이들과 공기놀이 및 축구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타오와 세훈이 어린이들과 장난을 치고 있다.

▲ 엑소 타오-세훈, '어떤 형이 더 좋아?' 디오가 여학생들과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위) 타오와 세훈이 어린이들과 장난을 치고 있다.(아래) ⓒ 이정민


청소를 완벽하게 끝낸 후 다함께 다목적실로 모여들었다. 처음에는 가수와 관객처럼 멀리 떨어져 앉아 있었지만, 곧 경계는 완전히 무너졌다. 멤버들은 짝을 이루어 원을 만들고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기 시작했다. 디오와 수호, 찬열, 레이, 백현의 4개의 원이 만들어졌다. 멤버들은 여자아이들과 공기놀이를 시작했다.

다리가 아프지도 않은지 무릎에 어린 아이들을 한 명씩 앉히고 한 손으로는 공기를 신나게 던졌다. 남자아이돌이 언제 공기놀이를 배웠는지 공기 다섯 개를 손등에 전부 올리는 기술을 선보였다. 아이들이 공기를 떨어뜨리면 격려해주고 밝게 웃어주며 장난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한국말이 서툰 레이는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나 외울 수 있어. 10초만 아니 5초만"이라며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레이형이 좋은 한 아이는 등에 매달려 어부바를 해달라며 응석을 부렸다. 아이들 틈에서 정신없어 보였지만 끝까지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보호하는 모습이었다. 여자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며 등에 붙은 아이가 떨어지지 않게 한 손으로 받쳐줬다.

엑소 레이, '큰 형 같은 다정다감' 엑소케이의 디오, 카이, 수호, 찬열, 세훈, 백현과 엑소엠의 타오, 레이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아동복지시설 '이든아이빌'에서 화장실과 식당을 청소하는 봉사활동과 함께 어린이들과 공기놀이 및 축구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레이가 한 어린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엑소 레이, '큰 형 같은 다정다감' ⓒ 이정민


타오-세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 엑소케이의 디오, 카이, 수호, 찬열, 세훈, 백현과 엑소엠의 타오, 레이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아동복지시설 '이든아이빌'에서 화장실과 식당을 청소하는 봉사활동과 함께 어린이들과 공기놀이 및 축구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타오와 세훈이 어린이들과 장난을 치고 있다.

▲ 타오-세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 레이가 한 어린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위) 타오와 세훈이 어린이들과 장난을 치고 있다.(아래) ⓒ 이정민


아이돌에게 휴대폰은 극비사항이 아닌가. 하지만 동생들을 위해선 휴대폰은 대수롭지 않았다. 장난이 심한 아이가 레이의 핸드폰를 던지고 마구 눌렀다. 선생님은 "그러면 안된다"고 제지했지만, 레이는 "망가져도 괜찮아요"를 연신 반복하며 아이에게 휴대폰을 내줬다. 

막내들이 동생들과 놀아주는 법은 형들보다 10배는 격했다. 조금 더 어려 체력이 넘치는 탓일까. 막내라인 카이, 세훈, 타오는 남자아이들을 전담했다. 카이는 일어나 "축구하러 갈 사람"이라고 외치며 태권소년, 개구쟁이들을 이끌고 놀이터로 나갔다.

세훈과 타오는 이든아이빌 최고 장난꾸러기로 불리는 아이 둘과 바닥을 뒹굴며 격하게 몸 장난을 했다. 평소에 밝고 운동을 좋아하는 모습이 드러나는 듯 했다. 형이 너무 좋은 아이는 형의 다리를 부여잡고 놓질 않았다. 무겁고 고될 법도 했지만 끝까지 웃으며 함께 즐겼다.

엑소 찬열, '사인 더 해줄게' 엑소케이의 디오, 카이, 수호, 찬열, 세훈, 백현과 엑소엠의 타오, 레이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아동복지시설 '이든아이빌'에서 화장실과 식당을 청소하는 봉사활동과 함께 어린이들과 공기놀이 및 축구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찬열이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엑소 찬열, '사인 더 해줄게' ⓒ 이정민


엑소 디오, '하이파이브로 작별인사' 엑소케이의 디오, 카이, 수호, 찬열, 세훈, 백현과 엑소엠의 타오, 레이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아동복지시설 '이든아이빌'에서 화장실과 식당을 청소하는 봉사활동과 함께 어린이들과 공기놀이 및 축구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디오가 배웅나온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 엑소 디오, '하이파이브로 작별인사' 찬열이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위) 디오가 배웅나온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아래) ⓒ 이정민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엑소는 한 명 한 명 인사를 나누며 사인으로 흔적을 남겼다. 30분도 넘게 사인을 해도 끝이 없었지만 엑소는 아이들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하는 부탁에 사르르 녹아버리는 형이었다. 민낯이 대수랴, 아이들의 핸드폰에 사진을 쾅쾅 박아줬다. 눈 깜짝할 새 2시간은 지나갔고 아쉬움의 인사를 나눠야만 했다. 엑소는 "꼭 다시 오겠다"며 아이들을 마지막까지 안아주었다.

엑소의 이든아이빌행 소식을 들은 일부 팬들이 얼굴을 보겠다고 대문까지 찾아와 진을 치고 있었다. 기특하게도 아이들은 '우리 오빠들'을 보호하겠다고 "빨리 차에 타요"라며 등을 떠밀었다. 엑소는 아이들과의 이별이 아쉬운지 출발하기 전까지 차에 올라타서도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었다. 도리어 아이들이 이별을 아쉬워하는 멤버들을 위로했다.

엑소가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은 서로에게 너무 소중한 듯했다. 바쁜 일정 탓에 봉사활동이 끝난 후에 바로 연습실로 향해야 했다는 엑소. 따뜻한 마음에 아이들의 기를 받아 앞으로 더 승승장구하길 바란다.

엑소 디오 카이 세훈 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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