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미스터 미스터>

소녀시대 <미스터 미스터>ⓒ SM엔터테인먼트


그룹 소녀시대의 네 번째 미니음반 <미스터 미스터(Mr.Mr.)>의 발매 직전 상황은 "대기업 맞아?"라고 반문하고 싶을 만큼 업계 1위 기획사 SM답지 않은 모습의 연속이었다.

뮤직비디오 작업 파일 손실에 따른 음원 공개 지연, 뮤직비디오 재촬영, 23일 일본 아이튠즈에서의 음원 조기 노출에 따른 긴급 음원 공개 결정 등등... 몇몇 팬들의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다"는 지적처럼 우왕좌왕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관련 담당자들의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음원, 뮤직비디오, 음반(CD) 판매, SNS 통계를 합산한 방송사 인기 순위 집계 방식을 감안하면 이들 포맷의 공개 시점이 제각기 달라졌다는 것 역시 뮤지션 입장에선 상당히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결코 달가울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암튼 공개 이전부터 말 많았던 소녀시대의 <미스터 미스터>가 지난 24일 오후 5시가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일제히 선을 보였고 예상대로 수록곡 전곡의 순위 줄세우기와 차트 '올킬'에 성공, 곧바로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는 모양새다.

변신이냐, 고수냐 갈림길...소녀시대가 택한 것은?

해외 시장을 겨냥했던 전작 '더 보이스(The Boys)',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등은 파편화된 멜로디의 인위적인 결합으로 인해 대중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 비판의 영향 때문이었을까? 일단 새 미니음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낯섦 대신 익숙함이 지배하고 있다.  

프로듀싱 팀 언더독스(비욘세, 크리스 브라운, 타이레즈, 마리오 등 담당)의 손을 거친 머릿곡 '미스터 미스터(Mr.Mr.)'는 대중적인 펑키 스타일의 멜로디를 기본으로 최근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입힌 형식이다. 다소 과도한 파열음에 가까운 전자 사운드는 다소 귀에 거슬리는 편이지만 머릿곡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과거 1970~80년대 팝 음악계를 장식했던 소프트 록 분위기의 '굿바이(Goodbye)'는 걸그룹으로선 의외의 선택이지만 멤버들의 고른 가창력을 접할 수 있는 알짜배기 곡으로 평가할 만하다. 기타-베이스-드럼의 기본적인 밴드 구성의 반주를 기반으로 전개되는 친숙한 느낌의 선율은 의외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탁월한 댄스 실력에 비해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던 효연의 '괜찮은' 목소리는 덤이다. 

 소녀시대

소녀시대ⓒ SM엔터테인먼트


SM 소속의 대표적인 작곡가 켄지의 작업물 '유로파(Europa)'는 앞선 두 곡과는 전혀 다른, 라틴 팝+1980년대 신스 팝(Synth Pop) 형식미도 감지되는 경쾌한 곡이다. 중간 중간 울려퍼지는 내레이션('더 가까울 수 없다는 걸 알아')은 양념처럼 듣는 맛을 더했다.

태연-제시카-티파니 등 기존 '보컬 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창의 비중이 낮았던 윤아, 수영, 효연, 유리 등이 초반부터 전면에 나선 '웨이트 어 미닛(Wait a Minute)'은 듣는 이에게 의외의 '한방'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수록곡 중 가장 달콤한 멜로디, 가사를 담은 '백허그'는 이전 음반에서 감초처럼 등장했던 발라드 성향 곡들의 연장선에 놓여있다.

'소원을 말해봐', '배드걸'(이효리) 등을 작업한 노르웨이 출신 작곡팀 디자인뮤직 멤버들과 국내 작곡 듀오 레드로켓의 손을 거친 '소울(Soul)'은 '미스터 미스터'와 더불어 화려한 무대 연출이 기대되는 격정적인 댄스곡이다. 특히 멤버들의 두터운 코러스 화음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태연의 보컬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줄 만하다.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가수들에게 시장, 혹은 대중은 몇가지 선택을 강요하게 된다. 파격적인 변신이냐, 아니면 익숙한 스타일의 고수냐. 전자의 경우, 제대로만 된다면 길이 남을 걸작을 탄생시킬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땐 역으로 큰 상처를 받을 공산이 크다. 후자라면 '안전주의', '매너리즘'으로 비판받을 수 있겠지만 오히려 무난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일단 <미스터 미스터>는 '아이 갓 어 보이'와는 180도 다른, 대중들에게 익숙한 장르, 형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파격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실망 혹은 서운함을 줄 수 있겠지만. 무모한 강공 작전보단 주자 1루 희생 번트 같은 안전 위주 작전도 때론 필요하다.

★★★☆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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