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평창을 향한 희망과 과제를 안기고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폐막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3, 은3, 동2의 성적으로 13위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메달밭 쇼트트랙과 이상화의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여왕 김연아외에도 이번 올림픽에는 또 다른 기대를 모으게 한 종목과 선수도 많았다.

김해진-박소연, 평창의 향한 '김연아 키즈'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와 함께 참가한 김해진(과천고), 박소연(신목고)은 피겨여왕의 뒤를 이어 한국 피겨를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주다. 두 선수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고, 국제대회에선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통해 실력을 입증받았다. 김해진은 김연아 이후로 주니어 그랑프리 첫 금메달을 따낸 바 있고, 박소연 역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올림픽은 둘에게 시니어 두 번째 무대였다. 아직 시니어 경험이 없는 이들 이다보니 긴장한 탓에 자신의 실력을 모두 발휘하진 못했다. 박소연은 쇼트프로그램에선 성공률이 높은 콤비네이션 점프를 놓쳤고, 프리스케이팅에선 절반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평소 질 높은 점프로 많은 가산점을 받는 박소연이지만 긴장을 많이 하는 것은 그녀의 단점이기도 하다.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 연기 도중 넘어져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 했다. 하지만 기술에선 회전수 부족 등이 지적되기도 했다.

4년 뒤 평창에서 이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앞으로 한국 피겨는 더 이상 김연아가 없는 상태에서 이끌어나가야만 한다. 그동안 김연아가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내고 티켓을 확보해왔지만, 이제는 후배들이 그것을 자기 몫으로 해내야만 한다. 당장 3월에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이들의 도약이 필요하다. 김연아의 명성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힌 이들 키즈의 발걸음은 이제 막 시작했다.

설상의 새로운 별 최재우-윤성빈의 활약

한국은 이번에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비해 다소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설상 종목에 최다 선수가 출전한 것은 의미가 크다. 특히 봅슬레이는 전 종목에 선수들이 출전한 만큼 가능성도 봤다. 모굴스키의 최재우와 스켈레톤의 윤성빈의 활약도 돋보였다.

최재우는 프라스타일 모굴스키에서 2차 결선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는 예선 1차에선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예선 2차에선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 1차에서도 최재우는 10위의 성적으로 2차 레이스까지 진출했다. 이 레이스에서 하강하던 도중 실수가 나오면서 아쉽게 실격됐지만 결선 2차까지 진출한 것은 분명 놀라운 결과였다.

윤성빈은 한국 스켈레톤 사상 최고 성적인 16위를 기록했다. 윤성빈은 스켈레톤에 입문한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있었던 대륙간컵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기대를 모았다. 그 기대를 윤성빈은 저버리지 않았다. 레이스에서 약간의 실수는 있었지만, 결국 10위권 진입에 성공하면서 4년 뒤를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여자컬링도 많은 눈길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여자컬링은 많은 눈길을 끌었다. 2년 전 세계선수권 4강에 올랐다는 기적을 일궜을 때부터 컬링에 대한 관심은 서서히 높아졌다. 기적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이들은 첫 올림픽에서 3승 6패로 8위를 기록했다. 목표한 6승 4패로 4강 진출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들의 포기하지 않는 레이스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첫 경기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거머쥔 이들은 2패 뒤 치른 러시아와의 경기에선 더욱 안정된 모습으로 홈팀을 제압했다. 미국과의 경기에선 1엔드부터 대량 득점에 성공하는 등 거의 모든 엔드에서 미국을 압도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 빚어진 실수들과 투구하는 각도, 힘 조절, 테이크아웃 능력들이 강팀들에 비해 부족했다. 영국과의 접전에선 8엔드에 역전을 하기도 했지만 마지막 10엔드에서 역전을 허용했고, 최근 경기에서 잇따라 격파한 중국과의 경기에서 패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시작이다. 22일 귀국한 컬링팀은 곧바로 동계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장소를 이동했다. 평창을 위한 질주가 벌써부터 시작된 것이다.

평창에서 금메달 9개로 세계 4강에 들겠다는 목표를 내건 한국 동계스포츠. 소치에서 최다종목 출전에 힘입어 가능성을 본 새로운 종목들. 이 씨앗이 4년 뒤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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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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