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케이블 채널 tvN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tvN의 장수 프로그램이자 폐지 직전에는 '계륵'으로 처치 곤란했던 <화성인 바이러스>의 MC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를 그대로 기용했다.

그래서인지 언뜻 보기에 <화성인 바이러스>의 새 시즌이라 해도 될 만큼 차별점이 없어 보였다. 김성주가 가운데서 진행을 하고, 양쪽으로 김구라와 이경규가 편을 나눠 사연을 소개하는 구도가 <화성인 바이러스> 때처럼 각자의 역할을 비슷하게 나눈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들여다봤다. 새 프로그램은 세트를 좀 더 산뜻하게 꾸몄다. V걸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 새로운 고정 패널이 자리했다. 이 프로그램의 제목, <공유TV 좋아요>란다.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SNS, 방송으로 옮겼다

 tvN <공유TV 좋아요>의 세 MC, 김구라, 김성주, 이경규 (왼쪽부터)

tvN <공유TV 좋아요>의 세 MC, 김구라, 김성주, 이경규 (왼쪽부터) ⓒ CJ E&M


'공유TV'라기에 혹자들은 배우 공유가 출연하는 '기획성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 2NE1 TV >부터 최근에 <레인이펙트>까지 스타의 일상을 낱낱이 공개했던 프로그램들 말이다. 하지만 앞서 밝힌 대로 이 프로그램에 배우 공유는 없다. 여기서 말하는 공유는 말 그대로 '공유하다'의 공유다.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은 무엇을 공유하는 것일까. 그 힌트는 프로그램 제목 뒤에 붙은 '좋아요'에서 유추할 수 있다.

'좋아요'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공감 표시용 버튼'의 이름이다. 우리는 남이 올린 SNS의 게시물을 보고 마음에 들면 '좋아요'란 버튼을 누른다. 이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활동 중 하나다. <공유TV 좋아요>는 이처럼 SNS 사용자에게 아주 익숙한 그 활동을 방송으로 옮겨다 놓은 것에 불과하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을 보자. 편을 가른 MC와 패널들이 자신이 준비한 SNS 이슈를 소개한다. 가능하면 해당 이슈의 주인공을 스튜디오에 모셔 시청자의 궁금증도 해소한다. 모든 사연이 소개된 후에 최종적으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이슈를 뽑는다. 아주 단순하고 진부한 큐시트다.

그럼에도 이 프로그램이 적당한 신선함을 갖추며 화요일 밤 시간대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SNS를 방송 소재로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일 거다. 그러니까 <공유TV 좋아요>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정보전달+오락)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현재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들이 종편 채널의 전유물로 전락해 버린 것이 사실이다. MBN <황금알><신세계><아궁이> 등 이들이 다루는 정보는 건강, 생활 상식, 살림, 결혼 생활 등에 국한된다. 당연히 이런 프로그램들은 중년층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다. 특히 주부를 대상으로 하기에 '수다'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정보와 오락에 수다를 결합한 것이 현재 인기 있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의 형태인 것이다.

자연히 젊은 시청자 층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공감할 만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 부재한 것이다. 그래서 tvN이 나섰다. 젊은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 <공유TV 좋아요>를 제작한 것이다.

SNS 몰라도 재밌는 이슈, 누구나 '좋아요' 눌러요

 18일 방송된 tvN <공유TV 좋아요>의 한 장면. SNS상에서 혜믿스님으로 화제가 된 김태경씨.

18일 방송된 tvN <공유TV 좋아요>의 한 장면. SNS상에서 혜믿스님으로 화제가 된 김태경씨. ⓒ CJ E&M


<공유TV 좋아요>는 SNS에서 퍼지는 정보들에 주목했다. 그곳의 정보는 앞서 말한 프로그램들의 정보처럼 전문적이지 않지만 트렌디하고 유쾌한 맛이 있다. 유익함보다는 재미가 우선이기에 예능으로 풀기에 딱 좋다. 재밌지 않으면 '좋아요'되지 않는 것이 <공유TV 좋아요>의 법칙이랄까.

사실 SNS는 즐겨 이용하는 사람들만의 한정된 공간이다. 그들은 '좋아요'나 '리트윗' 등 다른 사람의 특정 게시물에 공감하고 이를 재전파하는 활동으로 나름의 유희를 즐기지만, SNS를 즐기지 않고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활동은 자신과 상관없는 남의 놀이,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공유TV 좋아요>에는 그러한 구분이 없다. 이들이 택하는 소재는 SNS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의 괴리를 조장하지 않는다. 아는 사람은 아는 대로,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대로 재밌는 이슈. 아직까지 2G폰을 고수하는 김구라도 '좋아요'하게 만드는 이슈가 <공유TV 좋아요>가 진정 시청자들에게 전하려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지난 18일 방송에서도 SNS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이슈들이 소개됐다. 혜민스님을 패러디해 어른 세대의 추상적인 멘토링에 일갈을 날리는 '혜믿스님'과 '대만 신세경', 확률로 계산 가능한 질문이라면 끈기 있게 그 답을 찾아주는 '서울대 합격자 지식사람'과 '가족까똑'까지. 이미 알고 있는 것도 있었고 전혀 몰랐던 이슈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재밌는 흐름이었다. 이슈의 당사자들을 죄다 스튜디오에 모셔왔으니 tvN 제작진만의 유별난 노고도 느낄 수 있다.

그나저나 MC들과 실시간 채팅을 하기로 했던 코너는 어찌했는지 모르겠다. 녹화 방송이라 현장감이야 당연히 떨어질 테고 편집된 장면만이 방송돼 수위도 조절 되겠지만, 재밌는 시도인 것 같은데 홍보 기사만 나오고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다. 거기다 첫 방송에 출연했던 홍진호는 어디 가고 두 번째 방송에 파비앙이 나온 것일까? SNS에 답이 있으려나? 무엇이든 답해주는 지식 사람에게 그럴 확률이라도 물어봐야겠다.

어쨌든, <공유TV 좋아요>가 앞으로 더 재밌고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길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jksoulfilm.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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