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민과 구자익 경기 포스터

김택민과 구자익 경기 포스터 ⓒ 이충섭


갑오년 새해를 여는 복싱 빅매치에 복싱팬들이 흥분하고 있다. 한국챔피언 김택민(록키체)이 오는 9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도전자 구자익(열린복싱체)을 상대로 벌이는 수퍼라이트급 타이틀 방어전이자 OPBF동양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히팅머신' 챔피언 김택민은 2004년 프로에 데뷔하여 신인왕, 한국수퍼페더급, PABA 챔피언 등을 거치며 프로경력 10년간 21전15승(10KO) 6패의 전적을 거두었으며, 전형적인 파이터 스타일의 선수다. 지난해 7월 수퍼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김진수(강서문성길체)를 TKO로 제압하고 한국타이틀 2체급을 석권하며 동양타이틀 재등극을 목표로 이번 경기에 나선다.

 산전수전 다 겪은 챔피언 김택민

산전수전 다 겪은 챔피언 김택민 ⓒ 이충섭


이에 맞서는 구자익은 한마디로 파격적인 상대라고 불릴만하다. 지난해 8월에 데뷔했고 프로전적도 단 2경기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면 경력 6개월의 2전짜리 선수는 10라운드 한국타이틀전에 나설 자격조차 없지만, 구자익은 아마추어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데뷔 이래 2연속 KO승을 거둔 실력을 인정한 KBC의 승인을 받아 전격적인 대결이 성사되었다.

도전자 구자익은 왼손잡이에다가 2승 2KO의 강펀치를 소유했다. 그것도 2승 모두 1라운드 KO승이니, 프로에 데뷔한 이래 아직 한 번도 라운드 종료 종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폭주기관차'인 셈이다. 아마추어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화끈한 펀치 파워는 프로 데뷔 이전부터 정평이 나있었다. 복싱 팬들은 구자익의 등장에 한껏 고무되어 있다.

"구자익에게 지옥 경험하게 할 것" - "꼭 이겨서 한국복싱의 희망 되겠다"

 상대를 모두 1라운드에 KO로 쓰러뜨린 구자익

상대를 모두 1라운드에 KO로 쓰러뜨린 구자익 ⓒ KBC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구자익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이번 경기를 이긴다면 그야말로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특급 열차를 탈 전망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김택민의 벽를 넘지 못한다면 오히려 유망주의 기세가 일찍 꺾이고 마는 자충수를 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전 MBC복싱해설위원 한보영씨는 '구자익이 아무리 강력한 주먹과 패기를 갖췄다고 해도 김택민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에다가 검증된 펀치 파워가 있다, 구자익이 너무 성급하게 버거운 상대에게 도전한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택민의 우세를 점치는 팬들은 국가대표출신으로 프로에 입문해서 단박에 OPBF 동양챔피언에 올랐던 김민욱도 프로데뷔전에서는 김택민에게 KO패로 처참하게 무너졌던 경기의 재방송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구자익의 승리를 점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구자익은 이미 90전 이상의 아마추어 전적이 있기에 경험부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펀치력으로 승부를 내는 스타일이 프로 무대에서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김택민이 베테랑이긴해도 이미 6패가 있는 만큼 구자익의 공격력이 충분히 통할 것이라 보고 있다.

양 선수의 각오도 대단하다. 김택민은 경기를 1주일 앞두고 '애송이 구자익에게 지옥을 경험하게 해주겠다, 초반부터 맞대결로 승부하겠다, 주먹 센 사람이 이길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구자익도 승리를 장담하기는 마찬가지다. '상대가 김택민인지 누군지 사실 관심도 없다, 세계 무대로 가는 과정일 뿐, 꼭 이겨서 한국복싱의 희망이 되겠다'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복싱팬들은 오랜만에 열리는 뜨거운 라이벌전의 열기에 한껏 고무되어 있다. 각종 복싱사이트에서 승패를 점치며 뜨거운 논쟁 중이다. 그래도 이번 경기가 절대로 판정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것엔 아무 반론이 없다.

9일 경기에서는 WBO 미니멈급 여자 세계챔피언 홍서연이 일본의 야마다 마코를 상대로 3차 방어전에 나서며, 한국 밴텀급 타이틀매치로 챔피언 정종민과 도전자 김예준의 경기도 열린다. 이번 경기는 오는 9일 일요일 낮 12시 MBC 스포츠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2월9일 춘천호반체육관 경기 포스터

2월9일 춘천호반체육관 경기 포스터 ⓒ YMW프로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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