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나은진(한혜진 분).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나은진(한혜진 분). ⓒ SBS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은 마치 속담인 것처럼 너무나도 익숙한 말이다. 허나 <따뜻한 말 한마디>의 나은진에게 있어서 재학(지진희 분)은 불륜이기 이전에 사랑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나은진(한혜진 분)은 자신의 산후우울증이 낳은 남편 김성수(이상우 분)의 외도를 쿨하게 받아내지 못한 평범한 주부였다. 남편의 내연녀를 찾아가 헤어지라고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길거리에서 그녀의 머리채를 쥐고 싸움까지 한 억척스러운 주부였다.

그녀에게도 사랑이 찾아왔다...그것도 아주 따뜻한 사랑이

이제 '불륜'은 등장하지 않는 드라마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대중적인 소재가 되어버렸다. <따뜻한 말 한마디> 속 나은진과 유재학(지진희 분) 역시 그저 그런 불륜인 줄만 알았다.

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엄마 김나라(고두심 분)가 "그 남자와 잤냐"고 묻는 순간, 은진은 "사랑했어. 맘을 다 줘버렸어"라고 한다. 자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면 자신들의 사랑이 다른 바람 피우는 사람들하고 똑같아질 것 같아 못 그랬다고. 따뜻하고 부드러웠던 그 사람을 생각하면 도망가서 같이 살고 싶었다고.

세상 그 어떤 여자가, 그것도 불륜을 저지른 채 자신의 엄마 앞에서 이렇게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할 수 있을까. 자신이 처한 상황, 그 사람의 상황 대신 남과 여, 딱 두 사람만 놓고 진심으로 사랑이라는 걸 느껴서이지 않았을까.

세상의 시선들, 이겨 낼 수 있을까?

하지만 아무리 사랑이었어도 결과는 은진에게 잔인하기만 했다. 그토록 자신에게 노력했던 남편이 한순간에 돌아섰음은 물론, 재학의 처 미경(김지수 분)은 자신의 남편과 외도를 했다는 이유로 은진을 종 부리듯 불러내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버리고, 같은 아파트 주민들은 '바람피운 여자'라고 수근거린다..

무슨 일을 저질러놓고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해서 그 일이 없던 일이 되지 않듯, 아무리 '사랑'이었다고 말하는 은진에게 세상은 '불륜'이라고 손가락질 할 뿐이다. 은진이 마음을 다해 따뜻하게 사랑했던 그 시간까지 불륜이라고 치부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 은진의 처신이 중요하다. 과연 <따뜻한 말 한마디>라는 드라마의 제목처럼 따뜻한 사랑을 원했던 은진이 다시 그 사랑을 맛볼 수 있을까?

혼란스럽고도 입체적인 캐릭터 속에서도 자신의 소신대로 잘 소화해내고 있는 한혜진이 보여주는 나은진에 대한 믿음 만큼, <따뜻한 말 한마디>가 뻔한 막장드라마가 아닌 진정한 사랑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해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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