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송강호 먹방

영화 <변호인>의 한 장면. 돼지국밥을 앞에 놓고 흐뭇하게 웃고 있는 송우석 변호사(송강호 분). ⓒ NEW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 영화 <변호인>이 14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현재의 흐름으로 볼 때 1월 중에 천만 관객이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죠.

<변호인>의 개봉 초반에는 정치적인 호불호와 실존 인물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초기 시절을 그렸다는 점에서 날선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개봉하고 나니, 영화적인 완성도와 배우들의 좋은 연기로 입소문이 나고 있습니다.

600만 관객을 넘어선 상황에서 영화를 영화 자체로 즐기는 분위기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변호인>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재미 하나가, 최근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해 관객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먹방'입니다. 관객의 미각을 자극한 <변호인> 속 송우석 변호사(송강호 분)의 '먹방'을 살펴 볼까요?

# 돼지국밥

 <변호인> 송강호 먹방

영화 <변호인>에서 송강호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후루룩' 소리까지 내면서 서민적인 음식을 대표하는 돼지국밥을 먹습니다. ⓒ NEW


이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은 바로 돼지국밥입니다. 부산에 가면 꼭 맛봐야 할 음식이죠. 젊은 시절, 국밥값을 내지 않고 도망갔던 송우석 변호사는 국밥집 주인(김영애 분)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사무실을 개업한 이후 점심을 돼지국밥으로만 해결합니다. 사무실 직원 박동호(오달수 분)는 다른 음식을 먹으려고 잔꾀를 쓰지만, 양보란 없습니다.   

송강호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후루룩' 소리까지 내면서 서민적인 음식을 대표하는 돼지국밥을 먹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밀 하나, 송강호는 돼지국밥을 못 먹는다는 사실! 돼지국밥 신을 자세히 보면, 고기를 잘 먹지 못하는 송강호가 주로 국물과 밥만 떠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천장에 생선 던지기 신공

고기보다는 채소와 생선을 즐긴다는 송강호에게 개인적으로 기분 좋은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이사 가기 전에 오래된 집 천장에 쥐들이 들끓자, 먹고 있던 생선을 위로 휙 던지는 부분입니다.

송강호가 생선을 뜯는 모습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 마리를 통째로 쥐고 살을 발라 먹는데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생선을 던져서 살을 발라내는 신공을 터득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를 따라 하려면 청소를 해야 한다는 수고스러움이 따릅니다.

# 낮에는 짜장면 VS 밤에는 맥주 

 밤에는 송변의 오른팔 역할이자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인 오달수의 차지입니다.

송 변호사의 오른팔이자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인 박동호(오달수 분). ⓒ NEW


세법전문 변호사로 부산에 사무실을 개업한 송우석 변호사. 들이닥치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입소문이 나기 전에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명함을 뿌리고 사무실에 앉아서 짜장면을 시켜 먹는 게 전부입니다. 찾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먹성 좋아 보이는 송강호의 큰 입에는 짜장면 반 그릇 정도의 면이 한 번에 들어갑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군침을 흘리지 않기는 쉽지 않죠. 짜장면 한 그릇을 시키면서도 단무지를 찾는 당당한 자태 역시 송 변호사의 매력입니다.

밤의 사무실은 송 변호사의 오른팔이자 사무장인 박동호(오달수 분)의 차지입니다. 오달수는 혼자 사무실에서 배달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사무실 한쪽에서 먹는 맥주 맛도 그럭저럭 운치 있을 것 같네요. 낮에는 송강호처럼 짜장면 한 그릇을, 밤에는 오달수처럼 맥주 한 모금을 먹는 건 어떤가요?

# 뷔페에서 송강호의 손놀림을 보라!

 <변호인> 송강호 먹방

뷔페의 큰 그릇 앞에 선 송강호의 손놀림은 거의 영화 <타짜>에서 화투패를 돌리는 타짜들과 같았습니다. ⓒ NEW


다음은 변호사협회 회원들이 모인 저녁 만찬 장면입니다. 남녀노소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뷔페가 펼쳐져 있죠. 그러나 부동산 등기 대행으로 이름을 날리는 송 변호사는 뷔페에서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있는 체, 아는 체를 할 틈이 없습니다. 시간이 돈이니까요. 서둘러서 먹고 돈 벌러 가야죠. 

음식 앞에 선 송강호의 손놀림은 영화 <타짜>에서 화투패를 돌리는 이들 못지않습니다. 먹을 음식을 눈으로 찍고, 접시에 담습니다. 뭐 그리 많은 음식을 쌓아올리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테이블에 와서 바로 젓가락 신공으로 폭풍 흡입합니다. 주위에 누가 앉아 있건 상관없습니다. 일단 먹고 보는 거죠.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옆에 앉은 법조인들이 부동산 등기 전문 변호사를 욕하더라도 절대 속도를 늦추거나 젓가락을 놓으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 순간, 욕의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라는 게 들통 나니까요. 젓가락을 놓는 순간, 음식 대신 욕을 먹게 되니까 지는 겁니다. 대단한 담력의 송 변호사는 욕을 바가지로 먹으면서도 한 접시를 깔끔하게 해치우고 일어납니다. 다소 굴욕적인 상황임에도 송 변호사가 꿋꿋하게 보일 수 있었던 건, 송강호의 능청스러운 먹방 덕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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