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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연말이 지나고 2014년 새해가 밝았다. 그리고 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도 모두 마무리되었다. 그 중 연기대상은 하지원(MBC), 김혜수(KBS), 이보영(SBS)에게 돌아갔다. 납득이 가는 결과이긴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방송사들의 고질적 문제는 되풀이됐다.

MBC, 그간 지적되던 고질적 문제 그대로 되풀이

하지원, '대상후보의 여유'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연기대상> 레드카펫에서 배우 하지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하지원, '대상후보의 여유'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연기대상> 레드카펫에서 배우 하지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시작은 MBC였다. MBC는 그간 연말마다 지적되던 문제를 그대로 되풀이했다.

2002년, MBC는 <인어아가씨>에 출연한 장서희에게 대상을 포함, 무려 다섯 개의 상을 안겼다. <인어아가씨>는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고 해를 넘겨 계속될 드라마였다. 누가 봐도 이슈를 만들기 위한 '몰아주기 식' 시상이 아닐 수 없었다.

2008년 <에덴의 동쪽>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었다. 해를 넘겨 계속 진행될 <에덴의 동쪽>출연진이 거의 모든 상을 휩쓸었다. 대상은 그 해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에게 돌아가긴 했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이 공동 수상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몰아주기 식 수상 결과의 최대 수혜자는 송승헌, 피해자는 김명민'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그와 동시에 상의 권위는 추락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2010년에는 김남주와 한효주가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2013년에는 <마의> 조승우가 대상 수상자에 선정되었다. 연기력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긴 했지만, 같은 해 <빛과 그림자>에서 열연한 안재욱은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했다. <마의>역시, 해를 넘겨 계속 진행될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방송사의 속셈이 뻔히 보이는 결과였다.

올해 <기황후>의 하지원의 대상 수상도 이 맥락과 결코 다르지 않다. 하지원의 연기와 역사왜곡 논란을 딛고 일어선 드라마의 시청률·화제성은 물론 상당하다. 마땅히 대안도 없었다. 이를 두고 허지웅은 JTBC <썰전>에서 "자존감이 있다면 MBC는 아무에게도 대상을 주면 안 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MBC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고현정·이준기 등 좋은 연기를 선보인 인물들은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참석한' 죄로 수상소감에서 다소 태도가 아쉬웠던 수지가 고현정·최강희 등과 경쟁하여 상을 받고 괜한 구설수에 시달렸다. 이 정도면 '연기대상'인지 '논란대상'인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대상은 하지원 한 사람이었지만 수많은 상을 만들어 공동 수상을 남발하는 행태 역시 계속되었다. 한 마디로 수상결과가 뻔히 보이는, 재미없는 시상식이었다.

부문별로 쪼개 상 나눠준 SBS·KBS, 지루함은 여전

이보영, '품절녀라는게 믿기지 않아'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3 SBS 연기대상> 레드카펫에서 배우 이보영이 미소를 짓고 있다.

▲ 이보영, '품절녀라는게 믿기지 않아'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3 SBS 연기대상> 레드카펫에서 배우 이보영이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레드카펫의 신 김혜수 배우 김혜수가 3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3 KBS연기대상>에 앞서 레드카펫으로 입장하고 있다.

▲ 레드카펫의 신 김혜수 배우 김혜수가 3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3 KBS연기대상>에 앞서 레드카펫으로 입장하고 있다. ⓒ 이희훈


좋은 작품이 너무 많아 문제였던 SBS의 해법 역시 상을 부문별로 나누는 것이었다. 드라마 우수 연기상, 최우수 연기상에 미니시리즈, 중편드라마, 장편드라마 부문을 나누어 상을 남발했고 대상 후보였던 조인성은 출처도 불분명한 'SBS 특별상'을 받았다. 뉴스타상과 10대 스타상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무려 10명씩이 무대 위로 몰려나와 상을 받는 관행도 이어졌다. 이렇게 상이 남발되는 가운데 대상으로 가는 과정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이보영이 대상이라는 사실은 이미 방송 십 분 전부터 알 수 있었다.

SBS에서도 불참 행진은 이어졌다. 송혜교·수애·공효진 등 주요 출연진들이 빠졌다.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불참이었지만 사실상 그들이 그곳에 등장하지 않아도 아쉬울 것 없는 그림이었다. 상이 남발되는 와중에도 송혜교를 제외하고는 MBC와 마찬가지로 불참 인원에게 돌아가는 상은 없었다. 이쯤 되면 MBC나 SBS나 수상 결과는 '참가상' 수준이었다.

KBS도 이런 지루함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김혜수의 대상은 납득이 갔지만 그조차도 "대상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발언할 정도였다. '후보들의 한 해 성과와 더불어 그들의 경력까지 고려한다'는 KBS에서, 김혜수 만큼의 경력이 다른 대상 후보들에게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KBS 역시 미니시리즈, 장편드라마, 일일 드라마로 부문을 나눠 상을 골고루 나눠주는 전략을 폈다. 그나마 타 방송사들에 비해 '나눠주기' 식 시상의 정도가 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막장 논란을 벗어던지지 못한 <왕가네 식구들>의 문영남 작가가 작가상을 받는다거나 사회를 보는 <총리와 나> 윤아가 우수상을 받는 등의 다소 이해하지 못할 수상 결과도 있었다.

결국 연말 방송국 연기대상은 '상을 주지 않으면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는' 형태로 변모해 가고 있다. 상위 권위는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있으며, 수상 결과에 의외성이나 전문성, 혹은 재미마저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시상식의 패턴은 동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상식이 긴장감 있는 이유는 '누가 받을지 모르는' 그 순간에 있다. 그러나 그런 긴장감이 없는 시상식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 많은 금액과 시간을 들여서 여는 시상식이 단순히 형식적이고 도식적인 행사가 되어가는 것은 전파낭비일 뿐이다. 시상식 때문에 중단된 정규 방송이 그리워질 정도다.

예전부터 지적되었듯이 차라리 '지상파 방송 3사의 통합 연기대상'을 만드는 편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참석해도, 참석하지 않아도 그만인 연기대상 시상식 속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은 시청자에게는 지루한 '그들만의 잔치'일 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entertainforu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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