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내정자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내정자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박정환


1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문화체육관광부 기자실에서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내정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어느 국립단체든 예술감독으로 내정되면 내정자는 임명된 연도의 1월 1일부터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강수진 내정자는 예외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내년 1월에 잡혀있는 공연 <마담 버터플라이>를 취소하면 공연 자체는 물론이고 해외 발레단이 큰 타격을 입는다. 불가피한 상항으로 강수진 내정자의 업무는 내년 1월이 아닌 2월부터 시작된다.

내정 소감에 대해 강수진은 "예전에는 예술감독 제의가 들어와도 느낌이 없었지만 이번에 제안이 들어왔을 때에는 느낌이 강했다"며 "이성에 대해 '인생의 파트너다'라고 느끼는 순간은 인생에서 몇 번밖에 안 온다. 그런 느낌처럼 이번에는 빠른 시일에 예스하고 승낙했다"고 말했다.

강수진의 남편은 터키 출신의 동료 무용수 툰치 소크만이다. 현장에서는 남편이 한국에 와서 함께 사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강수진은 "남편이 '당신이 행복하고 예술감독으로 나래를 펼칠 수 있으면 따라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내정자가 환하게 웃고 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내정자가 환하게 웃고 있다. ⓒ 박정환


"빨리 빨리 아닌 단계적으로 경험 전달하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강수진의 답변을 요악하면 '기다림'과 '사기 충전'이었다. 강수진은 "저의 경험을 국립발레단의 무용수에게 심어주고 싶다"며 "눈부시다는 평을 듣는 국립발레단을 만들고 싶은데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장으로 부임하는 첫 해인) 2014년에는 단원들과 함께 일을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의욕을 보였다.

강수진은 이어 "분위기를 가족처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편안한 느낌에서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무용수들의 날개를 달아주는 게 소망"이라며 "지인들이 예술감독으로 내정된 제게 서두르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한꺼번에 도약하고자 하는 건 무용수를 망치는 길이다"라고 나름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강수진은 "국립발레단 무용수를 지도할 때 조금이라도 표현을 잘 하게끔 도와줄 것 같다. 가령 어려워 하는 제스처는 시범으로 보여줄 것이다"라고 현역 무용수 단장의 이점을 설명했다.

또한 강수진은 "한국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든 발레는 가난하면 찾아오지 않는다. 밥을 먼저 먹을 수 있어야 티켓을 끊고 극장을 찾는다"라며 "외국은 밥은 안 먹어도 보고 싶어하는 공연을 위해서는 티켓값을 마련하는데 발레를 상류층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은 한국만이 아니다"라고 현재 대중과의 괴리가 있는 발레 공연에 대해 언급했다.

강수진은 "돈 없는 사람이 발레를 보고 싶어할 때 생각해 온 대안이 있다"며 "아이디어가 나는 대로 스태프와 의논해서 관객과 발레의 간극을 줄여가겠다"고 나름의 계획을 소개했다.

이로써 강수진은 현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의 바통을 물려받게 됐다. 내년부터 국립발레단은 어떤 모습으로 달려갈까. 이전 기자간담회에서 "쉬는 건 무덤에서 쉬면 된다"는 소신을 밝혀온 현역 발레리나 강수진의 예술감독 취임은 국립발레단에게 있어 또 한 번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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