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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뚫는 남자 에서 이사벨을 연기하는 최수진

▲ 벽을 뚫는 남자 에서 이사벨을 연기하는 최수진 ⓒ 쇼노트


<한밤의 TV연예>에서 동생에게 영상편지를 이야기하다가 큰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뮤지컬 배우가 있다. 최수진이다. 어릴 적부터 걸그룹 활동으로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한 동생 수영(소녀시대)에 대한 그리움이 북받쳐서 울컥하는 정 많은 언니는 사실 동생에게만 눈물이 많은 건 아닌 듯 싶다.

최근 공연 <헤이, 자나!>에서도 마지막 공연을 마친 커튼콜 때 팬들의 사랑이 너무나도 고마운 나머지 눈물을 감추지 못한 배우였기에 말이다. <벽을 뚫는 남자>에서 이사벨을 연기하는 최수진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만났다.

- 송스루 뮤지컬은 처음일 듯 싶다.
"송스루 작품으로는 처음이다. 그간 맡아온 작품 중 해보았던 게 겹치는 작품이 없었다. 매 작품을 통해 '이런 게 다르구나' 하는 걸 느끼거나 혹은 '이런 새로움이 있구나' 하는 걸 배운다. 송스루다 보니 관객이 노래에 집중하고 들어야 한다.

노래로 전달하는 걸 배우겠구나 하는 생각에 부담보다는 좋은 점이 많았다. 감정에 호소하는 걸 연기로 표현할 수 있다면, 송스루는 '내 맘에 가득 차 있는 그 사람 어디에' 같은 노래에서 중간에 살짝 호흡을 넣는 식으로 스킬을 배울 수 있다. 스킬적으로 많이 배운다."

- 이사벨의 남편은 요즘 같으면 이사벨에게 이혼 당하고도 남을 나쁜 남편이다. 그럼에도 이사벨은 왜 이런 남편과 불행한 결혼생활을 이어갈까.
"대본을 맨 처음 읽었을 때 제일 먼저 드는 의문이었다. 요즘 시대에 사는 저로서는 이해되지 않아서다. (대본에는 없지만) 배우끼리 만든 이사벨의 사연이 있다. 배우들이 만든 이사벨의 사연을 공개하면 이렇다.

이사벨의 집안이 사위인 검사에게 약점이 잡히거나 잘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아내인 이사벨이 잘 보이지 않으면 이사벨의 집안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 검사에게 순종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다. 하루에 한 시간 외출할 수 있는 걸 행복해하는 여자로 바라본다."

벽을 뚫는 남자 에서 이사벨을 연기하는 최수진

▲ 벽을 뚫는 남자 에서 이사벨을 연기하는 최수진 ⓒ 쇼노트


- 듀티율은 이사벨을 좋아하지만 고백하지 못하는 소심남이다. 최수진씨 주위에는 듀티율처럼 수진씨를 좋아해도 고백하지 못하는 소심남이 있었는가.
"저를 좋아한다는 고백은 받아봤어도, 좋아하지만 고백하지 못하는 남자는 없었다.(웃음) 하지만 제가 먼저 좋아하지 않으면 누가 먼저 제게 다가온다고 해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 겨울인데 무대 복장은 여름옷이다. 춥지 않은가.
"엄청 춥다. 주위 지인들이 '너만 왜 반팔 옷을 입느냐'고 한다. 다른 캐릭터는 코트를 입고 나오는 식으로 보온을 하는데 저만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욕구불만 아니냐'는 장난 섞인 반응도 나온다.(웃음)"

- 어머니가 성악가 출신이다. 수진씨의 장점을 무엇이라고 말씀해 주시는가.
"제 목소리가 밝다기보다는 슬픈 느낌이 강하다. 슬픈 노래에 제 목소리가 잘 맞는다. 이사벨이 부르는 노래는 서정적인 노래가 많다. 캐릭터와 소리가 맞는다는 말씀을 하신다. 이전에는 제 단점을 많이 언급해주셨다. 하지만 요즘에는 고음에서 소리를 잘 뽑는다는 칭찬을 해주신다."

- 최근 출연작이 <헤이, 자나!>였다.
"원캐스팅보다 더블캐스팅은 쉬는 날이 있어서 컨디션 조절이 쉽다. 더블캐스팅이 원통했던 적은 처음이다.(웃음) 원캐스팅을 하고 싶을 만큼 재미있었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극장을 나오고 싶을 만큼 너무 좋았다. 내가 왜 무대에 서는지, 왜 연기를 하는지, 왜 노래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벽을 뚫는 남자> 이사벨을 연기함에 있어 만에 하나 완벽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예전 같으면 스스로를 재촉하고 채찍질했을 테다. 그럼에도 매 공연을 즐기면서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헤이, 자나!>가 알게 만들어주었다.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 동생 수영(소녀시대)씨가 언니의 이번 이사벨 연기를 보고 뭐라고 하던가.
"수영이가 그동안 칭찬은 하지 않았다. '언니 수고했어' 정도? 가령 '이 장면은 어땠어?' 물어보면 예전에는 동생이 보완해야 할 점을 이야기해주었다. 사실 동생이 지적해주기 전에 관객평 혹은 연출님의 지적을 통해 제가 고칠 점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동생에게 상처는 받지 않았다. '왜 동생이 좋은 소리 안해 주나'하는 서운함보다는 '똑같은 걸 지적받았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첫 소절을 부를 때부터 느낌이 살았다' 또는 '언니의 딕션이 잘 들렸다'는 식으로 너무 칭찬해서 낯선 느낌이었다."

- <한밤의 TV연예>에서 동생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다가 갑자기 눈물을 글썽인다.
"수영이도 '왜 울었어?'하고 놀랐다. 놀래는 반응이 이상했다. 가족 이야기하면 울컥하지 않은가. 동생이 보고 싶어 울컥했다. 아이돌이라 어린 나이부터 집에 잘 들어오지 못했다. 이런 동생을 뒤에서 많이 지켜보다 보니 동생에게 짠한 감정이 있다."

- 인터뷰를 통해 수영씨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 달라.
"동생이 편도선이 부어서 아팠다. 이번에 나오는 앨범도 많이 사랑받을 테니 긴장보다는 설렘의 마음으로 팬들의 반응을 기다리면 좋겠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힘을 냈으면 하는 게 언니의 바람이다."
벽을 뚫는 남자 에서 이사벨을 연기하는 최수진

▲ 벽을 뚫는 남자 에서 이사벨을 연기하는 최수진 ⓒ 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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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수영 벽을 뚫는 남자 최수진 헤이, 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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