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스틸하트>에 출연 중인 배우 정태원

연극 <스틸하트>에 출연 중인 배우 정태원 ⓒ 정태원


연극 <스틸하트>는 의뢰인(준희)과 그녀의 짝사랑 대상인 차명석, 그리고 연애상담사 강태범의 알콩 달콩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다.

그런데 <스틸하트> 대전 공연(10월24일~1월5일, 아신아트홀)에서는 톡톡 튀는 삶의 이력을 지닌 남자 배우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극에서 '연애솔루션'을 실행하는 수행원 고대로 역할을 맡은 정태원(32)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연이 아닌 감초 고대로 역이지만, 그의 톡톡 튀는 연기력은 눈길을 끈다. 류승룡 닮은 배우가 되고픈 정태원, 알고보니 삶의 이력도 흥미로웠다. 정태원은 20대의 끝인 29살에 극단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하지만 지치지 않고 배우의 꿈을 한발두발 이뤄나가고 있다. 포기를 모르는 그의 연기 열정은 또래의 청춘들에게 자극이 될 법했다.

열악한 연극계 환경, 하지만 배우를 향한 정태원의 열정은 한겨울 밤을 녹일 만큼 따뜻하고 치열했다. 그의 가슴 뛰는 연극배우 도전기를 6일, 대전 아신극장에서 만나 들어봤다.  

우연히 들어선 연극 무대..."7개월 동안 무려 8개 작품"

<스틸하트>에서 감초 역할을 맡은 정태원은 한 눈에 보기에도 서글서글한 인상이 인상적인 배우다. 그의 삶의 궤적은 여느 연극배우의 그것과 좀 달랐다. 정태원은 29살까지 요리를 하다 뒤늦게 연기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늦은 시작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부산에서 살았어요. 중고등학교 때 연예인, 개그맨 꿈이 있었지만 어머니를 도와 식당일을 했기에 그저 막연한 꿈이었어요. 대학(연기학과)은 나오지 못했고, 20대에 서울에서 요리 일을 하며 지냈어요. 29살 때까지 꿈이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연기라는 꿈이 그의 인생에 찾아왔다. 방송작가로 일하는 누나의 친구와 술자리를 갖다가 우연히 극단을 소개받은 것이다. 누나의 친구는 당시 연극배우로 일했는데, 그가 정태원에게 극단을 소개시켜줬다.

"누나가 방송작가로 일했는데, 하루는 배우로 일하는 누나의 친구 분을 만나서 연기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당시만 해도 개그맨이 되고 싶어했지만 진지하게 연극 이야기를 하는 형(누나의 친구)한테 개그맨을 한다고 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고, 극단을 소개받았죠."

그렇게 극단에 들어간 정태원, 당시 그의 연기 실력은 일천했지만 노래 실력이 출중한 것은 큰 장점이었다. 그 장점 덕분일까. 어느 날, 그에게 뮤지컬 출연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정태원은 뮤지컬계의 스타들과 한 무대에 서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했다.

"뮤지컬계의 스타 민영기 배우랑 같이 뮤지컬 무대에 선 적이 있어요. 저도 노래를 조금 잘한다 생각했었는데.... 민영기 배우의 노래를 듣는 순간,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잘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자극 때문일까. 정태원은 최고의 연기자를 꿈꾸며 더 열심히 뛰었다. 7개월 동안, 무려 8개의 작품을 했던 적도 있다. 정태원은 당시 쉴새 없이 이어진 무대가 '지옥훈련 같았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치열한 노력 끝, 그는 조금씩 발전해 나갔다. 이번에 <스틸하트>에 캐스팅도 된 것도 그 사실을 방증하는 하나의 일이다. 노력파 정태원, 그가 꿈꾸는 연기상은 무엇일까?

"기회가 된다면 진지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저도 멜로 등 슬픈 역할을 해보고 싶네요. 예를 들어 <스틸하트>의 주인공 같은 역할 이랄까요? 제가 배우고 싶은 롤모델 배우도 있습니다. 열심히 해서 류승룡 선배같은 배우가 되는게 꿈입니다." 

노력파 정태원, "내 꿈은 청룡영화제 조연상!"

현재 정태원은 <스틸하트> 공연을 위해 동료 배우들과 함께 대전에 내려와 있다. 그는 동료배우들의 식사를 도맡아 해주며, 동료들 사이에 '엄마'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20대 시절 요리를 했던 덕분에 봉골레 파스타, 청국장, 돈까스 등 다양한 요리로 동료들을 행복하게 하는 중이다.

공연에서도 마찬가지, 정태원은 톡톡 튀는 감초 역할로 극의 분위기를 띄웠다. 실제 생활과 극의 역할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 진정성 때문일까, 이번 대전 공연에서 그에게는 특별한 팬이 생겼다.

"이번 대전공연을 앞두고, 어떤 분이 블로그에 <스틸하트> 공연에 온다고 글을 남기셨어요. 그래서 궁금한 마음이 들었는데, 공연 현장에 한 아가씨가 혼자 오셔서 옥수수를 드시면서 열심히 공연을 보시더라고요.(웃음) 알고보니 블로그 글을 남긴 그분이셨죠. 반가운 마음이 들어 공연 후, 그분의 관람하기에 제가 가서 댓글을 남겼어요. 제 팬이 되어주셔서 감사했죠.(웃음)"

29살이란 늦은 나에 배우의 꿈을 키운 정태원, 시작은 늦었지만 그는 열정적인 배우를 꿈꾸며 연극, 뮤지컬, 그리고 영화계를 종회무진 누비고 있다. 아직 발걸음은 미약하지만, 그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유가 궁금했다.

"꿈 없이 29년을 살았어요. 꿈을 가진 지금이 행복합니다. 예전에 청룡영화 대상을 꿈꿨던 적이 있었어요. 제가 주인공 이미지는 아닌 것 같다 생각한 지금은 목표가 조금 바뀌었어요. 청룡 영화제 조연상으로요. 상을 목표로 하는 이유요? 상을 받는 과정 속에 엄청난 작품을 맡을 것이고 부와 명예도 있을 것 같고, 또 주위 사람들도 알아봐 주니까요.(웃음)"

정태원의 청룡영화제 조연상의 꿈, 그의 목표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았다. 아마도 그에게서 당찬 열정으로 오늘을 사는 청춘의 모습이 엿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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