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겸 모델인 배정남이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편집매장 커드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배우 겸 모델인 배정남이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편집매장 커드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어릴 때 못 배웠던 한을 조금이나마 풀기 위해 미국 뉴욕에서 랭귀지스쿨을 밟고 있었던 배정남에게 느닷없이 전화 한통이 왔다. 오랜 지인이었던 배우 류승범이다.

류승범은 그에게 영화 오디션을 보라고 제안했다. 뉴욕필름아카데미 학생들과 단편영화도 찍고 영어 공부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배정남은 고민 끝에, 몇 개월간의 어학연수를 접고 귀국해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의 오디션을 보게 됐다.  

"2011년 승범이 형이 출연하는 영화였어요. 형이 소개시켜 준만큼 정말 준비 많이 했습니다. 승범이 형이 좋게 말을 해주셨으니 더 책임감이 느껴지더라고요. 더 잘해야겠다 싶었죠. 긴장 진짜 많이 했어요. 액션 할 줄 아는 것 있냐고 해서 복싱으로 의지를 보여줬죠. 날라 다니고 발차기 하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감독님이 제 의지를 좋게 봐주셔서 영화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영화 데뷔작부터 <베를린>까지...류승범이 준 기회

 영화배우 겸 모델 배정남이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편집매장 커드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정남은 영화 <베를린>에서 북한 요원 동명수 역을 맡은 류승범의 오른팔이자 킬러로 출연했다.ⓒ 이정민


배정남은 오디션을 통해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의 배역을 따냈고, 이는 배정남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 됐다. 극 중에서는 류승범을 쫓는 경호실장 역할을 맡아 강렬한 이미지를 풍겼다.

"두 달 동안 부산에 있어서 쇼핑몰 운영도 흐지부지 됐어요. 하지만 영화를 하는 게 너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밥차도 맛있고(웃음). 사람들이 한 팀이 되는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했는데 나중에 다 친해지고 다들 따뜻하게 해줘서 현장이 좋았습니다."

배정남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시작을 열어준 류승범과는 2004년 처음 만났다. 한 와인바에서 지인의 소개로 인사를 나누며 서로 알게 됐다고. 그 이후 서로 '눈이 맞았'다. 마음이 잘 맞았던 류승범은 그 누구보다 배정남을 잘 챙겨주는 형이었다. 하지만 일은 일, 영화 현장에서 배정남은 그에게 의지하기보다 혼자 역할을 감당해야했다.

"정말 사적으로는 잘 챙겨주는 형이었는데, <시체가 돌아왔다> 현장에 가니까 겹치는 신이 있어도 연기에 대해서는 못 물어보겠더라고요. 거기서부터는 제가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여기까지 와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형이 '잘하고 있어'라고 늘 힘이 되는 말씀을 해주셔서 지금도 너무 고맙고, 그래요."

 영화배우 겸 모델 배정남이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편집매장 커드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북한 촌놈 콘셉트였습니다. 좋은 감독님,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데 '나를 버리자' 싶었습니다. 선탠을 해서 까맣게 태우고, 머리모양도 네모나게 하고 구레나룻도 만들고요. 눈썹에 흉터가 있는데 그것도 보이게 더 드러내고. 저를 아는 사람들도 영화를 보고 '빵' 터지면서 웃더라고요."ⓒ 이정민


류승범은 배정남에게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를린>도 연결시켜줬고, 북한에서 작전을 위해 넘어온 요원 역할로 류승범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기회를 선사했다. <베를린>을 보면서 모델이자 패셔니스타인 배정남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이 다수였다. "저 사람이 배정남이야?"라고 물어볼 만큼, 촌스러움의 극을 달리는 수더분한 스타일의 북한요원으로 180도 변신했다. 

"북한 촌놈 콘셉트였습니다. 좋은 감독님,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데 '나를 버리자' 싶었습니다. 선탠을 해서 까맣게 태우고, 머리모양도 네모나게 하고 구레나룻도 만들고요. 눈썹에 흉터가 있는데 그것도 보이게 더 드러내고. 저를 아는 사람들도 영화를 보고 '빵' 터지면서 웃더라고요. 그렇게 촌놈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도 성공했다고 싶었습니다. 보통 저를 두고 멋있는 스타일을 생각하는데, 저는 이런 역할이 더 재밌더라고요."

영화 말미에 전지현을 인질로 잡고 한석규와 대치하면서 최후의 격렬한 총격신이 벌어진다. 그때 배정남도 류승범과 함께 정신없이 총질을 했다. 또한 온몸을 던져 액션 투혼을 벌이기도 했다. 

"옷 하나 입고 총싸움을 계속 했습니다. 외국 촬영인데다가, 저는 현장에서 막내이기도 하고, 제가 NG를 내면 안 되니까 '죽기 살기로 하자'고 정신 바짝 차렸어요. 스턴트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제가 할 수 있습니다'하고 와이어 타고 쫙 날아 갔다가 팍 떨어지는데, 3번째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몸 쓰는 거 좋아하긴 하지만, 다음날 일어나니까 목이 안돌아가더라고요. 부항 뜨고 침 맞고 했죠."

단편·독립영화 출연으로 연기 계속..."작더라도 다양한 역할 원해"

 영화배우 겸 모델인 배정남이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편집매장 커드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기가 점점 재미가 있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작더라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싶어요. 망가지는 것도 재미있고, 이런 저런 경험들을 하는 게 지금은 너무 재미나요. 딱 모델 처음 시작했을 때 그런 마음이에요."ⓒ 이정민


배정남은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베를린> 이후 단편영화는 물론 저예산 독립영화의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2년 초에는 장편영화 <더 하우스>에서 첫 주연을 맡았고, 그 해 겨울에는 한예종 영상원 출신 안진우 감독의 단편영화 <가면무도회>에서 여장 남자로 파격적인 변신도 감행했다. 

"1시간 50분짜리 장편영화인데요. 제목은 <더 하우스>입니다. 2012년 초에 촬영을 했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밤을 새면서 찍었는데 주인공으로 첫 작품이에요. 처음에는 여러 가지 어렵고 몸도 많이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 자신감도 붙고 책임감도 커지더라고요. 현재 여러 영화제에 출품하는 중입니다.

점점 재미가 있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작더라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싶어요. 망가지는 것도 재미있고, 이런 저런 경험들을 하는 게 지금은 너무 재미나요. 딱 모델 처음 시작했을 때 그런 마음이에요. 모델도 한 번에 된 것도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하면서 올라갔기 때문에 그렇게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어요."

여전히 부산 고향 친구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배정남은 연예계 절친인 류승범과도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 애인은? "에이~, 연애 이야기는 뺍시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몇 달 전에 헤어졌어요. 이상하게 좋아하는데 다정하게는 잘 안 돼요. 촌놈들이 그렇잖아요... 무뚝뚝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있는데 그게 잘 안 돼."

이상형에 대해 알려달라고 하자 배정남은 "센 사람을 싫어한다"며 "나도 세서, 드센 여자보다는 수수한 여자가 좋다. 가식적인 여자는 제일 싫다"고 답했다.

"가정에 대한 마음은 굉장히 커요. 어릴 때 그렇게 자라지를 못해서 화목하고 안정적인 그런 평범한 가정을 만들고 싶어요."

[오마이프렌드]
배정남에게 류승범이란 

 영화배우 겸 모델 배정남이 1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편집매장 커드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짜 서울 와서 밥 먹자는 사람도 없었는데 승범이 형이 잘 챙겨줬어요. 서울 땅에 와서 생전 모르는 남인데, 이렇게 잘 챙겨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나한테는 몇 배로 더 고맙게 느껴졌죠."ⓒ 이정민


"모델 생활 할 때, 얼굴은 좀 알려졌지만 힘들게 살고 있었어요. 진짜 서울 와서 밥 먹자는 사람도 없었는데 승범이 형이 잘 챙겨줬어요. 서울 땅에 와서 생전 모르는 남인데, 이렇게 잘 챙겨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나한테는 몇 배로 더 고맙게 느껴졌죠. 

형이라고 해도 돈을 막 쓰니까 그러지 말라고 진심으로 이야기 한 건데, 주위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지 형도 좋게 생각해주더라고요. 저는 이해관계로 사람들 만나는 거 진짜 싫어해요. 형은 그런 거 없이 저를 아껴주는 사람입니다. 그냥 형은 제가 단순무식하게 사니까 그런 것을 좋게 봐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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