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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들의 불법 도박 사건과 에일리의 사진 유출 논란으로 연예계가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보고 '11월의 저주'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11월의 저주'는 가수 유재하와 김현식이 11월에 사망하면서 시작된 연예계의 징크스다. 두 사람은 운명의 장난처럼 3년의 터울을 두고 같은 날(11월 1일)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황수정의 마약 사건, 듀스 김성재의 사망, 에이미의 프로포폴 투약, 클론 강원래의 교통사고 등이 모두 11월에 벌어지며 '저주'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저주'라는 표현을 남발 하는 것에 기분이 조금 언짢기도 했지만 일부 일간지의 행태는 더욱 눈꼴 사나웠다. 하차한 이들의 빈 자리를 두고 '누가 수혜를 입을까' 라는 지저분한 분석까지 일삼고 있는 꼴이라니.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 갑작스럽게 찾아 온 안 좋은 소식들은 한파보다 더욱 매섭게 가슴 속으로 스며들어 왔다.  

하지만 연예계에 안 좋은 소식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대형스타의 소식은 아니지만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 소식이 있었다. 바로 가수 조정치와 정인 커플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이다. 친구의 소개로 만나 11년째 열애 중인 조정치 정인 커플은 최근 라디오와 TV에 출연 해 연 내에 결혼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결혼 계획을 발표한 조정치 정인 커플

결혼 계획을 발표한 조정치 정인 커플 ⓒ MBC


11년 동안 서로에게 의지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한 것은 연예계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혹자는 이들을 보고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로 비하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들은 연예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플이다. 무엇보다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함보다 소중함을 추구하는 남다른 결혼관을 가지고 있어 보다 현실적이고 마음에 와 닿는다.

가상 결혼 생활을 벌이는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실제 커플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조정치와 정인은 남들과 다른 4차원적 사고방식과 애정 넘치는 독특한 사랑 표현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다. 가식과 거짓이 판치는 방송계에서 조정치 정인 커플은 청량 음료처럼 맑고 깨끗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남들보다 예쁘고 멋지진 않지만 그래서 더 공감되고 진정성이 묻어나는 멋진 커플이다. 생애 첫 고정 예능 프로인 <우리결혼했어요>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들은 지난 9월 방송을 하차하며 곧 결혼을 할 것을 밝혔다. 결혼이 임박했음을 알게 된 팬들은 손수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며 열렬히 환호했다. 이 후 조정치는 정인에게 감동적인 프러포즈를 했고 정인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컴퓨터를 선물했다. 조정치는 소탈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가 진짜 결혼을 하긴 하는구나"라며 기뻐했다.

보통 연예인들은 화려한 결혼식을 한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자신을 상품으로 하는 직업이다보니 좀 더 화려하게 포장하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톱스타끼리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장동건과 고소영의 결혼식은 하객 1인당 식사비용만 20만원이 넘고 총 예상비용이 수 십억원 대에 이르는 호화 결혼식이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소소하게 결혼을 준비 했다던 이병헌과 이민정 커플도 최소 억 단위의 결혼 비용이 들었다.

굳이 연예인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결혼에 대한 여자들의 로망은 실로 대단하다. 보통 여자들 마저도 가능하면 일생에 한번 뿐인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르려 한다. 만약 신부 측이 원하는대로 결혹식을 준비하지 못한다면 평생동안 바가지를 긁힐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무리하게 대출을 해 결혼식을 올리는 웃지 못 할 상황까지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정치와 정인 커플은 앞서 언급했던 화려한 연예인 커플과는 달랐다. 조정치와 정인 커플은 결혼식과 웨딩사진은 생략하고 둘만의 지리산 종주로 평생을 약속한다고 한다. 서로가 사랑하는 데 굳이 형식적인 결혼식을 올릴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앞서 소탈하게 결혼식을 올린 이효리 이상순 커플처럼 형식에 치우치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 무척이나 보기가 좋았다.

신혼집 전세도 사이좋게 반반씩 부담했다는 이들에게서 인위적인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저 있는 살림을 하나로 합치고 같은 집에서 사는 것이 조정치와 정인에게 찾아오는 변화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 고맙기는 하지만 부담스럽다는 이 커플, 과연 연예인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복잡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성대한 결혼식에 치중하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부분이다.

조정치와 정인은 한 방송에 출연해 "그저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좋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소중함을 느끼는 이 커플이 진정으로 부럽다. 외모처럼 평범하고 소탈하게 결혼식을 준비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결혼과 집 준비 때문에 부모 재산의 절반 이상을 탕진할 수밖에 없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연예인들처럼 초호화 결혼식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이들의 결혼식에 참석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 이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친숙하고 익숙해 결혼하기 힘든 젊은 세대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많다. 조정치와 정인 커플은 화려함과 가식들을 모두 던져 버리고 소탈하게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연예인들 보다 더욱 빛이 나고 아름다워 보인다. 아이러니 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때로는 화려하지 않아서 더욱 빛나는 경우가 있다. 조정치와 정인이 이 말을 설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이들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 중복게재합니다.
조정치 정인 결혼 우리결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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