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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메인 포스터.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메인 포스터. ⓒ CJ E&M


tvN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가 지난 8화에서 평균 시청률 7.1%(닐슨 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대세 드라마임을 입증했다. 지상파·종편·케이블이 난립하는 미디어 시대에 케이블 드라마가 7.1%라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또한 드라마가 끝나기도 전부터 주요 포털 사이트 연예 뉴스면의 메인을 장식하고, 드라마가 방영된 날이면 하루 약 300개 이상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는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간다고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경이로운 것이다. 이런 <응사>의 인기는 단순히 <응답하라 1997>의 후속작으로서의 기대감을 넘어, 케이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써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과연 시청자는 <응사>의 어떠한 점에 매료된 것일까?

<응사>의 주인공들은 주위 친구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물론 각자의 배경이나 사연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극중 캐릭터들은 시청자가 위화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보통 사람'이다. 또 <응사>는 그 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30·40대 시청자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경험해 보지 못한 10·20대 시청자들도 익숙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잘 짜인 각본과 구성으로 드라마에 몰입하도록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응사>가 단순히 이런 시대적인 배경과 좋은 구성을 넘어서 사람들의 인생에 작은 관여를 할 수 있는 조언자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이 8화에서 드러났다. 이번 8화는 드라마가 단순히 하나의 스토리를 넘어 더 많은 경험을 한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 같았다.

"가끔 상상을 한다. 만약 이날 그 전화를 받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터미널로 향하지 않았더라면, 우린 어떻게 됐을까? 산다는 것은 매 순간 선택이다. 설령 그것이 외나무다리라 해도 선택해야만 한다. 전진할 것인가, 돌아갈 것인가, 아님 멈춰 설 것인가. 결국 내가 발 딛고 있는 이 시점은 과거 그 무수한 선택들의 결과인 셈이다. 난 그날에 전화를 받았고 터미널로 향했으며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우린 지금의 현재를 맞았다." (삼천포)

 tvN <응답하라 1994> 8화 중. 삼천포(김성균 분)가 윤진(도희 분)의 어머니와 관련된 전화를 받는 장면

tvN <응답하라 1994> 8화 중. 삼천포(김성균 분)가 윤진(도희 분)의 어머니와 관련된 전화를 받는 장면 ⓒ CJ E&M


삼천포(김성균 분)의 이 내레이션은 보고 있는 이로 하여금 지금 살아온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맞이하는 현재가 과거의 선택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내 경험은 이렇다. 과제를 제출하고 받았던 점수와 나중에 기록된 점수의 차이가 2~3점이 났다. 하지만 1000점 만점에 생긴 그 2~3점 때문에 담당 교수를 찾아가기에는 무엇인가 어색했고, 그냥 넘어가는 것을 택했다. 학기말이 되고 많은 과제들의 점수를 통합해 보니 그 2~3점 차이가 A+와 A0을 갈랐다. 하지만 정정하기에는 이미 늦은 일이 되어 있었고, 그 학점의 차이로 장학금의 주인이 달라졌다. 물론 내 선택이 장학금의 향방을 갈랐다고 단언하기엔 여러 변수들이 있었겠지만, 결국 그렇게 사소한 행동 하나가 차이를 만들어냈고, 나는 그 행동에 그저 후회만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사람들은 매 순간 선택을 강요받는다. 편의점에 가서 어떤 것을 사먹을 것인가 하는 사소한 문제부터, 회사에서 일어나는 큰 업무까지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 사소한 선택 하나가 인생을 만들어가는 근간이 되고, 때로는 남의 인생에까지 영향을 주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응사>는 과거의 선택을 돌아보게 함과 동시에 현재의 선택을 응원해 줬다.

삼천포의 목소리를 빌려 드라마는 말하고 있다. "그 어떤 길을 택하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우려는 남기 마련이다. 그래서 후회 없는 선택이란 없는 법이고, 그래서 삶의 정답이란 없는 법이다. 그저 선택한 길을 정답이라 믿고 정답으로 만들어 가면 그만이다. 내 지난 선택들을 후회 없이 믿고 살아가는 것, 이게 삶의 정답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또 다른 선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어떤 선택이든,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선택이 틀린 것은 아니다. 스스로를 믿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푸름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daum.net/lprdd/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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