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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 프로그램 <심장이 뛴다>의 한 장면. <심장이 뛴다>에 출연중인 전혜빈과 박기웅이 주취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 SBS 예능 프로그램 <심장이 뛴다>의 한 장면. <심장이 뛴다>에 출연중인 전혜빈과 박기웅이 주취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 SBS


이제 '리얼 예능 프로그램'에서 '예능'이란 단어까지 뺀 '리얼 프로그램'이 대세가 된 걸까?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하나같이 '리얼'을 강조하고 나섰다. '리얼 예능 프로그램'의 효시라고 불리는 MBC <무한도전>이 출연자들의 성격과 관계를 그대로 노출해 리얼 예능 프로그램의 시대를 열었다면, 최근의 '리얼 프로그램'은 주어진 상황 안에서 연예인 출연자들이 스펀지처럼 흡수되는 것을 중점으로 삼고 있다.

현재 각 방송사는 이런 리얼 프로그램들을 계속 기획하며 제작하고 있다. MBC에서는 진짜 군대에서 현역 군인과 똑같이 훈련받고 생활하는 <진짜 사나이>와 '독거남'들의 자취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있는 <나 혼자 산다>가 선전 중이고, KBS에서는 '개콘' 개그맨 6인이 매주 생활 속 미션을 수행하는 <인간의 조건>이 방송되고 있다. 그리고 리얼 프로그램의 막차를 탄 SBS에서는 <화신>을 밀어낸 자리에 연예인 출연자들이 소방대원으로서 근무하는 모습을 담은 <심장이 뛴다>가 이제 막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사실 연예인들이 다른 직업이나 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은 이전에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KBS1 장수 프로그램 <체험! 삶의 현장>, <도전 지구탐험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케이블 채널에서는 MC몽이 출연했던 <닥터몽 의대가다>나 <서인영의 카이스트>가 연예인들의 이색 체험을 조명해 큰 인기를 얻었었다.

그런데 최근의 리얼 프로그램이 이들과 다른 것은 '일회성 체험'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체험! 삶의 현장>이 '일당'이라는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고, MC몽과 서인영 역시 의대나 카이스트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그간 과정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다면, 지금의 리얼 프로그램은 출연자가 점차 그 직업에 익숙해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진짜'가 되기를 은연중에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부작용도 존재한다. 출연자에게 너무 과한 미션이 주어진다 싶을 때는 이를 보는 시청자도 불편한 것. 그래서 리얼 프로그램에는 늘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 ,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하는 시청자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런데 22일 방송된 <심장이 뛴다>는 영리하게도 리얼 프로그램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그들만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출연자들이 다른 방식으로 '진짜'가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이들은 주취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갑자기 생긴 말벌집을 제거했다. 또 베란다에서 넘어져 다친 할머니를 응급 치료해 이송하는가 하면 닫힌 문을 열기 위해 출동했다가 손 쓸 필요가 없어 허탕을 치기도 했다. 다른 프로그램들의 경우, 이런 생생한 구조 현장에서 출연자들이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연출했겠지만 <심장이 뛴다>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정도의 모습만을 충실히 담았다.

맨 먼저 등장한 이원종은 외로운 주취자의 황당한 행동에도 화를 꾹 참으며 그의 말동무가 되어줬고, 베란다에서 넘어져 다친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다 드리고 자꾸 눈에 밟혀 다음 날 할머니의 퇴원까지 도왔다. 우리가 으레 생각하는 소방대원들의 역동적인 구조 현장이나 화재 진압 장면 속에 이원종은 없었지만, 그가 차분히 소임을 다하는 모습은 '진짜' 였다.

2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심장이 뛴다>의 한 장면 <심장이 뛴다>의 이원종이 넘어져 머리를 다친 할머니를 업어 댁에 모셔다 드리고 있다

▲ 2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심장이 뛴다>의 한 장면 <심장이 뛴다>의 이원종이 넘어져 머리를 다친 할머니를 업어 댁에 모셔다 드리고 있다 ⓒ SBS


최우식, 전혜빈, 박기웅은 실제 소방대원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막내 최우식의 경우 몸집이 큰 소방대원에게 도발(?)하며 장난을 걸기도 하고, 전혜빈은 자신이 몸살에 걸린 탓에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미안했는지 소방서에 복귀하자마자 달달한 냉커피를 돌리고, 저녁에는 맛있는 요리를 대접해 자신의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박기웅은 베테랑 소방대원과 '호스 굴리기 시합'을 하며 그들만의 추억을 쌓았다. 출연자들과 실제 소방대원들이 어우러지는 모습에 어색한 기운은 전혀 없었다. 그들은 '진짜' 동료 같았다.

언젠가는 이들이 실제 구조 현장에서 '진짜' 소방대원처럼 활약을 펼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도 '진짜'와 다름없다, 이대로 가도 시청자들은 이들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연예인 출연자들이 위험한 상황에까지 내몰리며 '진짜'보다 더 '진짜' 같아지기를 시청자들이 바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거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기에는 충분하다.

<심장이 뛴다>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분류 돼있지만 실제 방송내용은 예능보다 다큐에 가까워 웃음보다 감동이 많다. 그래도 입가에는 연신 미소가 지어진다. 자극적인 프로그램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정중동'과 같은 프로그램 <심장이 뛴다>, 시청률만으로 이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 JK SOUL's 필름매거진(http://jksoulfilm.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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