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부산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렸다.

18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부산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렸다. ⓒ 성하훈


2년 연속 20만 관객돌파, 안정적인 운영과 본 궤도에 오른 영화인과 관객과의 만남, 아시안 필름 마켓의 성장, 2관왕에 오른 한국 영화 세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렇게 요약된다. 시스템에 의한 운영은 자리를 굳혀가는 모습이고, 3년째 영화의 전당을 이용하면서 초반의 삐걱거림은 거의 사라졌다.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관객들의 배려를 늘려나가는 모습은 관객 중심을 지향하는 영화제의 긍정적 모습으로 평가된다.

다만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지난해 달성한 최다 관객은 넘기지 못했고, 초반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 작품인 <더 엑스>가 배우 참석 문제로 잡음이 일어난 부분은 영화제의 소통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여겨진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위상 높이겠다...강동원 논란은 유감"

부산국제영화제가 12일 오전 부산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결산기자회견을 갖고 18회 영화제를 정리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에 대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아시아 신인 발굴을 통한 수작 발견에 성과가 있었으며, 회고전과 특별전 등의 역시 많은 관심을 끄는 등 성공적인 행사였다"면서 "임권택 감독의 전작전은 성과가 컸다"고 자평했다.

또한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 22만 1002명에 못 미친 217,865명이었지만 "남포동의 상영 일수가 축소되고 태풍의 영향을 받은 것을 감안할 때 결코 지난해와 비교해 떨어지는 수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적인 성장기회가 마련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배우 강동원의 개막식 불참 등으로 논란이 된 '갈라 프레젠테이션' 작품 선정과 관련해 "부족한 부분은 재정비해 앞으로 강화하겠다"면서 "서로 간에 오해가 생겨서 잡음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더 엑스>는 부산영화제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작품이었으나, 배우는 "홍보성 영화로 인식해 복귀작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또 다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강동원 소속사 측은 "영화제에 출품된 300여 편 중 한 편으로 생각했을 뿐 영화제에서 큰 의미를 두는 섹션에 선정된 작품인 줄 몰랐다"며 "사전에 그런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 측과 배우 소속사의 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결국 영화제 초반 양측이 대립이 원인이기도 했는데, '갈라 프레젠테이션'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은 부산영화제 측의 책임이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었다"면서 "오해였다면 전적으로 우리의 잘못이고, 충분한 안내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또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기대와 결과가 컸으나 미흡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위상을 높이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섰던 남동철 프로그래머에 대해서는 올해 폐막작 선정과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 등 능력이 뛰어난 프로그래머임을 거론하며 굳건한 신뢰감을 나타냈다.

한국 독립영화 '10분', '셔틀콕, '한공주' 2관왕 

 왼쪽부터 18회 부산국제영화제 2관왕에 오른 <셔틀콕> 이유빈 감독, <10분> 이용승 감독, <한공주> 이수진 감독과 제작 스태프들. 11일 저녁 한국영화 비전의 밤에서 시상식이 있었다.

왼쪽부터 18회 부산국제영화제 2관왕에 오른 <셔틀콕> 이유빈 감독, <10분> 이용승 감독, <한공주> 이수진 감독과 제작 스태프들. 11일 저녁 한국영화 비전의 밤에서 시상식이 있었다. ⓒ 성하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주요 경쟁 부문의 수상작도 발표됐는데,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이나 두 번째 작품들 중에서 선정하는 뉴커런츠상에는 한국 안선경 감독의 <파스카>와 몽골 비암카 사키아 감독의 <리모트 콘트롤>이 선정됐다.

선재상 수상작은 인도네시아 요셉 앙기 노엔 감독의 <홀인원을 본 적이 없는 캐디>와 한국 손태겸 감독의 <여름방학>으로 결정됐고, 다큐멘터리 경쟁인 비프메세나 상에는 인도네시아 다니엘 지브 감독의 <거리에서>와 정윤석 감독의 <논픽션 다이어리>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 강정마을의 싸움을 다룬 <구럼비-바람이 분다>는 '탁월한 영상뿐만 아니라 신념을 위해 열정적으로 투쟁하는 시민들을 예리하게 그렸냈다'며 '특별언급' 됐다.

이용승 감독의 <10분>과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 등 세작품은 각각 2관왕을 차지하며 주목받는 독립영화로 선정됐다. 이용승 감독의 <10분>은 관객상과 국제영화평론가협회 상을 수상했고,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 시민평론가 상과 아시아영화진흥기구 상을,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는 CGV무비꼴라쥬 상과 시민평론가 상을 각각 수상했다.

기획 중인 영화의 제작을 지원하는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의 어워드는 지난 10일 먼저 발표됐는데,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 Asian Film Academy) 참가자인 에드윈 감독의 <이국적인 풍경>과 10회, 15회 영화제에서 각각 뉴 커런츠상, 넷팩상을 수상한 장률 감독의 <경주> 등  부산국제영화제가 전략적으로 성원하고 있는 감독들의 프로젝트가 여럿 선정됐다.

또한 강이관 감독의 <옥택선 프로젝트>, 김지운 감독의 <인랑>, 이서 감독의 <즐거운 여행 되세요!> 등 한국 작품이 3편이나 선정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장률 감독의 <경주>는 최근 촬영을 마친 상태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출자하여 설립한 수입배급채널 및 제작투자회사인 CAC(Center of Asian Content)의 공동투자, 배급도 받게 됐는데, 막바지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아시안필름마켓 영진위 이관 협의 중...남포동 유지 불투명

부산영화제의 산업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아시아필름마켓의 경우 참가업체와 바이어가 16% 늘어나며, 총 1만회 이상의 다양한 제작, 구매, 판매, 투자관련 미팅이 이뤄졌고, 150건 이상의 실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경쟁상대인 홍콩이나 도쿄와 비교해 성과를 묻는 질문에 대해 마켓의 운영에 대한 고민도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마켓을 계속 유지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서 도쿄보다 부산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태고, 전양준 위원장과 전찬일 부위원장이 호흡이 잘 맞아 결과가 좋았다"면서 특히 "한국영화와 아시아영화가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부산으로 이전하는 영진위에서 마켓을 맡아줬으면 한다"며 "구체적인 협의를 이미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영화제 운영과 관련해 "남포동 상영관 유지 여부는 내년에 결정하겠지만 남포동에서 계속 행사를 할 지 장담할 수는 없다고 밝혀 정리 가능성이 높음을 예고했다. 또 내년에는 정진우 감독 회고전을 열 예정이라고 밝히고, 올해 태풍 과정에서 홍보 부스를 일찍 철수하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후원업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 전했다.

1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2일 저녁 폐막작 <만찬>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18회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작


 18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작 안선경 감독의 <파스카>(위), 비암카 사키아 감독의 <리모트 콘트롤>(아래)의 한 장면

18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작 안선경 감독의 <파스카>(위), 비암카 사키아 감독의 <리모트 콘트롤>(아래)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
<파스카> / 안선경(한국)
<리모트 콘트롤> / 비암카 사키아(몽골/독일)
*특별언급 : <경유> / 한나 에스피아 (필리핀)

●선재상
(아시아) <홀인원을 본 적 없는 캐디> / 요셉 앙기 노엔 (이란)
(한국) <여름방학> / 손태겸 (한국)
*특별언급 : <콩나물> / 윤가은 (한국), <하룻동안> / 베흐자드 아자디

●비프메세나상
(아시아) <거리에서> / 다니엘 지브 (인도네시아)
(한국) <논픽션 다이어리> / 정윤석 (한국)
*특별언급 : <구럼비-바람이 분다> / 조성봉 (한국)

●BS 부산은행상
<홈> / 막시밀리언 홀트 (스웨덴/아이슬란드)

●KNN관객상
<10분 > / 이용승(한국)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FIPRESCI)
<10분 > / 이용승(한국)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NETPAC)
<셔틀콕> / 이유빈 (한국)

●부산시네필상
<아버지의 정원> / 피터 리슈티 (스위스)

●시민평론가상
<한공주> / 이수진 (한국)
<셔틀콕> / 이유빈 (한국)

●CGV무비꼴라쥬상
<한공주> / 이수진 (한국)


부산국제영화제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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