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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악어컴퍼니


'죽도록 달린다'라는 이름을 가진 극단이 떠오르는 배우가 있다. 바로 진세연이다. 작년에 드라마 주연으로 내리 세 작품을 출연했으니, 침대에서의 편안한 잠자리보다는 쪽잠이 어울렸다고 표현하는 편이 맞을 테다. 이랬던 진세연이 이번에는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스트리퍼 앨리스 역으로 말이다. 진세연의 해외 팬은 한국으로 공연장을 찾아와서 관람했을 정도다.

그런데 연극 <클로저> 속 이미지가 드라마에서 보던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파격적이다. 중년 남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권하고 한 손에는 술병까지 들고 있는 진세연의 무대 위 모습은, 청순가련형 드라마 속 이미지와는 정반대되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아닐 수 없었다. <클로저>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을 4일 대학로에서 만났다.

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악어컴퍼니


-본인이 연애를 했다면 극의 상황이 좀 더 이해될 텐데, 연애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 몰입에 있어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제가 연기하는 앨리스는 스트리퍼라는 직업 때문에 여러 남자를 만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여자다. 마음 가운데 허전함이 있는 여성이다.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던 차에 댄이 다가와 사랑을 하게 된다. 앨리스는 댄 한 사람만 사랑한다.

(저 스스로가) 한 사람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기에, 한 남자만 사랑하는 앨리스가 너무나도 이해되고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앨리스는 캐릭터만으로 보면 밝으면서도 스무 살다운 당당함이 있는 캐릭터다.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클로저>는 대사가 많은 작품이다. 선배님들이 대사에 감정을 넣어야 한다고 조언해줄 때 처음에는 감이 오지 않아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연습하면서 '이것이구나' 하고 깨닫는 게 많았다."

- <클로저>는 사랑의 시작과 끝은 있지만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전체가 12장까지 있다. 1~4장까지는 등장인물의 첫 만남을 보여준다. 1장에서 앨리스와 댄이 만나고 5장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5장에서는 이미 댄이 앨리스와 이별한 상태다. 그러다가 갑자기 11장에서는 댄과 재회한다. 사랑이 진척되는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 프레스콜 당시 통통 튀는 앨리스를 보여주겠다고 이야기했다. 앨리스를 연기하면 연기할수록 변하는 점이 있는가.
"무대에 오르는 초반기에는 저 나름대로 분석한 생각대로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힘들었다. 처음에는 터프하고 남자다운 캐릭터로 생각했다. 자기 주위로 사람이 움직이는 걸로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캐릭터 말이다. 하지만 무대에 서면 설수록 발랄하고 사랑스럽게 바뀌고 있다."

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악어컴퍼니


- 댄과 처음 만날 때 진세연 씨는 남자배우 앞에서 신발을 벗고 떡하니 발을 올려놓아야 한다.
"(웃음) 서범석 선배님이 '이렇게 양치질을 열심히 하는 배우들은 처음 보았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발 냄새가 나지 않기 위해) 향수를 열심히 뿌린다.(웃음)"

- 한 손에는 술병을 들고 래리에게 서슴없이 담배도 권해야 한다.
"담배를 필 줄 모르니까 진짜로 담배를 피워야 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장난치는 줄로만 알았다. 겉으로는 '정말로요?' 했지만 속으로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다. 생전 담배를 피우질 않아서 처음에는 라이터를 켜는 것만으로도 많은 애를 먹었다. 공연하다가 가끔 담배에 불이 붙지 않아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앨리스는 연기하고 싶었던 캐릭터인지라 술과 담배 연기도 제 연기를 위해서라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저를 보는 관객 분의 입장에서는 파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 김영필 선배님은 '배우는 술도 멋있게 마실 줄 알아야 하고 담배도 멋있게 피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집에서 빈 술병이라도 들고 마시는 연기를 하라는 조언에 따라 집에서 술병 들고 연기를 많이 했다."

- 40대 배우들에게 기대는 콘셉트 사진도 찍어야 했다.
"아빠랑 사진 찍는 느낌? 되게 포근했다.(웃음)"

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악어컴퍼니


- 2012년에는 드라마로 엄청나게 바쁘다가 올해는 재충전의 시간을 많이 갖는다.
"작업 전에 촬영 겸 외국을 다녀왔다. 언젠가는 연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기회가 찾아오면 무대에 오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무대에 설 기회가 빨리 오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해야겠다고 시동을 거는 느낌으로 무대에 올랐다. 연기적으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작업을 하며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는 컷 위주로 연기해야 한다. 하지만 연극은 컷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생각하면서 작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장면에서는 상대 배우를 바라보며 대사를 전달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관객이 볼 때에는 앞에서 대사하는 게 훨씬 와 닿는다는 반응을 보일 때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공연은 한두 달 이상 연습하며 관객에게 보다 완벽한 모습으로 다가설 수 있는 장르이다 보니 매력적인 장르임에 틀림없다."

- 진세연 씨의 연기를 팔레트로 본다면 무슨 색깔일까.
"모든 배우들이 말하는 흰 색이다.(웃음) 어떤 색을 입혀도 어울리고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색이니까. 제가 연기하는 앨리스는 빨간색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에서 보아도 튈 수 있는 색, 열정적인 색깔이지만 예쁜 반면에 무섭게 보일 수도 있는 색깔이 빨간색이다. 앞으로 어떤 색깔을 보여드릴지 기대되지 않는가.(웃음)"

- <클로저>는 진세연의 무대 데뷔작이다. 12월에 공연을 끝내면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다른 작품을 하더라도 <클로저> 속 앨리스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기는 힘이 들 것 같다. 제 연기 인생 중 빨간 점으로 남을 작품이다."

- 드라마를 마칠 때엔 매번 감정이 어땠나.
"항상 끝난 것 같지 않았다. 드라마 촬영은 끝났음에도 다음 날 아침이면 '촬영을 가야 하는데 집에 있네?' 하는 심정이었다."

- 신인 여배우상을 수상할 때의 느낌을 들려 달라.
"2011년에 SBS에서 수상하고 작년에는 KBS에서 상을 탔다. 상을 탈 때마다 너무나도 감사했다. 진세연이라는 배우를 잘 보아주셔서 상을 주셨기에 열심히 연기로 달려가고자 한다."

- 남들은 한 번도 하기 힘든 드라마 주연을 일 년에 무려 세 번이나 연기했다. 사람들이 많이 알아볼 것 같은데.
"캐스팅이 될 때마다 '감독님은 왜 나를 뽑으셨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웃음) 당시에는 열심히 연기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는데, 되돌아 생각하면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었다. 동네에서는 저를 많이 알아봐주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동네 밖을 벗어나기만 하면 저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웃음)"

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클로저 에서 앨리스를 연기하는 진세연 ⓒ 악어컴퍼니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진세연 클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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