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비밀>의 강유정(황정음 분)

KBS 2TV 수목드라마 <비밀>의 강유정(황정음 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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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비밀>의 4회 후반부 장면들이 심상치가 않다. 드라마의 틀을 살짝 깬 듯하기도 하고, 기존의 편집 스타일에 변화를 주기도 하면서, 이야기에 한껏 복선을 깔아 놨다. 어쩌면 <비밀>은 아직 진짜 비밀에 대해서는 하나도 풀어 놓지 않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단순한 멜로드라마로 끝날 것 같지만은 않다.

지금까지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비밀'은 조민혁(지성 분)의 여자를 강유정(황정음 분)이 아닌 안도훈(배수빈 분)이 치어 죽였다는 사실 하나다. 그것이 <비밀>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비밀이며, 이로 인해 이야기가 실타래처럼 꼬여가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다른 생각이 든다. 그것은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4회 후반부에서 조민혁은 안도훈을 만나 거래를 한다. 자신이 쥐고 있는 권력으로 안도훈이 검사로서 탄탄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는 제안에 조건 하나를 걸어 둔다. 바로 수감 중인 강유정의 가석방 심사에 참석하여 그녀가 가석방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화면에 조민혁이 안도훈에게 건넨 명품시계가 클로즈업된다. 그 위로 눈물 같은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시계는 <비밀>이라는 타이틀을 비추는 화면으로 서서히 바뀌어간다.

참 묘한 장면이다. 드라마의 타이틀이 극의 시작도 끝도 아닌 후반부에 턱 하니 등장해버렸다. 이 장면 때문에 조민혁과 안도훈이 서로 어떤 거래를 어떻게 했는지 시청자들은 알 수가 없다. 철저하게 감췄고, 여운을 남겼으며, 복선을 깔았다. 4회 마지막에 강유정이 교도소를 나오는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 형을 다 채운 것인지 가석방이 된 것인지도 아리송하기만 하다. 2년 후, 5년 후 등의 자막이 전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민혁의 연인을 죽게 만든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비밀>의 한 장면.

<비밀>의 한 장면. ⓒ KBS


강유정이 교도소에서 몇 년을 복역했는지 4회만 보고서는 아직 모른다. 강유정이 낳은 아이는 이제 다시 그녀의 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건지, 그것 또한 알 길이 없다. 시계가 타이틀로 바뀐 장면 이후에 도대체 무슨 일이 그들에게 생긴 것인지 드라마 <비밀>은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저 한껏 멀끔해진 안도훈이 출소한 강유정을 끌어안는 장면과 그것을 야릇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조민혁이 마지막 장면을 장식할 뿐이다.

분명 조민혁과 안도훈 사이에는 비밀이 존재한다. 그 비밀이 강유정의 인생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는 것도 명확한 사실이다. 이제 삶이 헝클어질 대로 헝클어져 버린 강유정이 어떠한 길로 접어들게 될지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핵심이 될 것이다. 복수의 화신, 혹은 비련의 여주인공, 그도 아니면 한 번도 보지 못한 생경한 캐릭터가 될까? 이 또한 강유정이 지닌 드라마 속 비밀이 될 테다.

이쯤 해서 드라마가 안겨준 첫 비밀에 대해서 의심을 품어보게 된다. 조민혁의 여자를 정말로 죽게 만든 인물이 누구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지금까지 이야기의 흐름은 안도훈이 운전을 하고 가다가 그녀를 치어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의 앞길을 위해 애인인 강유정이 죄를 뒤집어 써 수감된 것이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진실의 끝일까?

조금씩 조회장(이덕화 분)의 얼굴이 사고 장면과 겹치기기 시작했다. 그가 자신의 아들인 조민혁을 어떻게 키웠는지를 알게 되면서부터, 그가 조민혁의 여자를 얼마나 하찮게 여겨왔는지 감지되면서부터 말이다. 어쩌면 진짜 범인은 안도훈이 아닌 조회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지나 갔다. 살인자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유일한 인물. 바로 조회장이기 때문이다.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두 비밀이다. 몇 년이 흘렀는지 시간을 말해주지도 않고, 인물들 간의 은밀한 이야기를 보여주지도 않으며, 각각의 캐릭터가 갖고 있는 생각도 꽁꽁 숨겨두고 있다. 시계 위의 눈물, 사라진 아기, 강유정의 스팀에 덴 상처, 조민혁의 쓴 웃음, 안도훈의 애틋한 눈빛. 이러한 것들이 복선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중이다.

결국은 사랑 이야기일 테지만, 드라마 <비밀>이 전하는 사랑은 꽤나 독할 듯하다. 4회에서 조민혁은 자신의 비서에게 사랑이 있냐고 묻는다. 그리고 누군가를 떠올리며 '사랑은 없다'라는 답을 내린다. 조민혁, 강유정, 안도훈, 신세연(이다희 분). 이 네 명이 그려나갈 사랑에 달린 명제이기도 할 것이다. 그들의 사랑에는 또 어떤 비밀이 도사리고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선으로 치장한 드라마 <비밀>. 갈수록 끌리는 작품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DUAI의 연예토픽),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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