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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팅(Sting)의 새 음반 <더 라스트 십>(The Last Ship) 앨범 재킷

스팅(Sting)의 새 음반 <더 라스트 십>(The Last Ship) 앨범 재킷 ⓒ 유니버설뮤직


지난해 성공적인 내한공연을 열었던 팝 스타 스팅(Sting)이 11번째 앨범 <더 라스트 십>(The Last Ship)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3년 <스케어드 러브>(Scared Love)이후 클래식 음악 작업에 몰두했던 스팅으로선 무려 10년 만에 신곡들로만 채워진 팝 음반을 발표하는 것이다.

스팅은 최근 <백 투 베이스>(Back to Base) 투어를 통해 '록커'로서의 회귀를 보여줬다. 때문에 새 음반 역시 록 성향이 강한 사운드로 제작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발매 직전 소개된 보도자료 등을 통해 알려진 대로 이번 앨범은 자신의 고향인 영국 북동부의 조선소를 배경으로 동명의 뮤지컬(2014년 브로드웨이 공연 예정)을 제작하던 중, 이로부터 받은 영감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덕분에 이번 앨범은 백파이프·아코디언·피들러 등의 악기가 강조되는 영국적인 전통 포크와 재즈·팝이 어우러진 목가적인 사운드로 가득하다.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의 리더 마크 노플러(Mark Knopfler)가 만든 영화 <로컬 히어로>(Local Hero)의 음악이 연상될 정도로 최근의 트렌드와는 동떨어져 있다. 음반 발매 이전에 선 공개된 싱글 '앤드 옛'(And Yet), '프랙티컬 어레인지먼트'(Practical Arrangement)가 각종 차트 순위 진입에 실패할 만큼, 요즘 방송과의 친화력도 부족한 편이다.

 새 음반 <더 라스트 십>(The Last Ship)을 발매한 가수 스팅(Sting)

새 음반 <더 라스트 십>(The Last Ship)을 발매한 가수 스팅(Sting) ⓒ 유니버설뮤직


하지만 처음 들을 때의 낯선 감정은 반복해서 앨범을 듣다 보면 이내 사라지고 만다. 영화의 OST 앨범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스팅의 가사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 구조로 듣는 이를 잡아끄는 묘한 힘을 지녔다. 제 2의 '엔젤 아이즈'(Angel Eyes)로 손색이 없는 '프랙티컬 어레인지먼트'나 '아이 러브 허 벗 쉬 러브스 섬바디 엘스'(I Love Her But She Loves Somebody Else)의 서정성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다룬 가사와 잘 어우러졌다.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조선소 노동자로 일했던 아버지와 딸의 대화로 구성된 '쏘 투 스피크'(So To Speak)는 여성 보컬리스트 베키 언생크(Becky Unthank)와의 듀엣을 통해 조선소의 몰락과 저물어가는 인생의 끝자락 속에서 탈출구 없는 서글픈 삶을 이야기한다. 이밖에 지미 네일(Jimmy Nail), 그룹 AC/DC의 보컬리스트 브라이언 존슨(Brian Johnson)이 함께 부른 '왓 해브 위 갓'(What Have We Got?)', '십야드'(Shipyard) 등을 통해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 속에도 한줄기 빛이 있음을 보여준다.

발매 직후 해외 평단의 반응은 엇갈리는 편이다. 롤링 스톤스지·가디언·올뮤직닷컴 등은 각각 별점 3~4개(5개 만점)를 부여하며 "앨범이라기 보단 프로젝트에 가깝다", "다소 지루하다", "그의 후반기 음반 중 최고" 등의 평가를 내렸으니까. 하지만 평점이 어떻든 간에, 40여년의 내공으로 만든 스팅의 이번 앨범은 노장 뮤지션의 음악적 반환점으로 인상적인 역할을 해낸다. 스팅은 록 음악을 하건, 재즈를 만들건, 클래식을 들려주건 간에 언제나 스팅 아니었던가? 

그래서 <더 라스트 십>은 참으로 흥미로운 음반이다. 덕분에 내년에 선보일 동명의 뮤지컬에 대한 작은 기대감도 생겼으니까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스팅 STING 더 라스트 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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