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드라마 출연을 통해 실감할 수 있는 배우의 인기척도 중 하나는 식당 아주머니들의 반응이다. 이 분들의 반응은 곧 시청자들의 그것이라 볼 수 있을 만큼 즉흥적이고 조건반사적이다. 예쁘고 멋진 배우 반찬 하나 더 주고, 멋지게 악역을 소화한 배우에겐 '등짝 세례'가 이어지곤 하니 말이다.

등짝을 맞든 서비스 반찬을 하나 더 얻어먹는 둘 다 나쁘진 않다. 특히나 신인으로 이제 막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라면 더욱더 말이다. 마침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로 급부상 중인 서하준을 만났다. 업계 매니저들이 모두 혀를 내두를 만큼 신사적이고 멋진 오로라(전소민 분)의 매니저 설설희 캐릭터를 그 역시 식당 아주머니들이 반찬 하나 더 꺼내주는 배우가 됐다. 매번 강행군에 제대로 된 밥을 먹기 힘들다지만 가끔 밥집이라도 가면 설희 덕에 서비스 반찬이 나오는 요즘이란다.

갑작스런 캐스팅에 '깜놀'..."겸손함 잃지 않고 싶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겐 은인이자 길 안내자라고 하고 싶어요. 제가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갈림길에서 방황할 때 안내를 해준 분이 바로 임성한 선생님이에요." ⓒ 이정민


우선 <오로라 공주>에서 설설희의 배역에 서하준이 결정되기까진 급박한 과정이 있었다. 보통 드라마 방영 전부터 대본을 맞춰보고 캐릭터 오디션을 보는 과정과 달리 드라마 방영 중간에 설희로 투입된 것이다. 물론 임성한 작가 성향을 미루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배우 입장에선 여간 순발력이 필요한 게 아니다. 서하준은 15회 때 통지를 받았고 25회 분량 때부터 투입됐다. 준비기간은 일주일 남짓이었다.

"크게 준비는 못했어요. 우선 매니저 역할이라는 단서 하나만 가지고 들어갔죠. 대본이 나오는대로 대사에 따라 준비하는 게 어려웠어요.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임성한 선생님과 통화했어요. 선생님이 전화를 주시기도 했고, 제가 전화해서 여쭤보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흐름과 캐릭터를 잡아갔죠.

지나고 보니 제가 생각한 캐릭터와 선생님의 생각이 달랐더라고요. 전 대본을 받고 매니저 설희 역에만 충실했거든요. 나중에 재벌 집안이라는 비밀이 드러나잖아요. 보다 신비스러움이 있게 연기를 했어야 했는데. 도중에 다시 또 다른 설희의 면모를 담아내야 했어요."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여러 배우들의 하차도 있었고, 서하준 본인 역시 여러 매체를 통해 관련 기사가 나긴 했지만, 서하준은 본인의 중심을 잃지 않고 있었다. 2008년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배우로 데뷔해 수 년 간 방황하다가 어렵게 얻은 기회였고, 동시에 자신을 시험할 수 있는 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통해 목표를 둔 건 겸손함을 배우는 거였어요. 대선배들과 함께 작업을 하잖아요. 본받고 싶었고, 사랑도 주시는 모습에서 저 역시 지금의 마음가짐을 기억하려고 해요. (연극 무대 연기와는 다른) 카메라 연기도 배웠고, 그만큼 연기에 대한 갈망이 커졌어요.

이 작품을 하기 1년 전까지 굉장히 목말라 있었거든요. 그 시간을 돌아보게 됐어요. 내가 왜 연기를 하고 싶은지 생각도 다듬었고요. 제가 연기에 대한 애착이 크다는 사실 또한 느끼고 있어요."

캐릭터보단 드라마가 잘 됐으면 좋겠다..."위안과 격려를"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물론 서하준이라고 <오로라 공주>의 바깥 상황을 왜 모르겠나. 그럼에도 그는 하차나 특정 이슈 말고 드라마 자체를 인정해주길 부탁했다.

"<오로라 공주>가 풍파가 많았잖아요. 제 캐릭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드라마 자체가 제게 중요해요. 이 작품이 막을 내릴 때까지 로라가 누구와는 사랑의 결실을 맺겠죠. 그게 제가 됐든 황마마(오창석 분)가 됐든 커플이 되는 이들에겐 관심과 애정을, 홀로 남겨진 캐릭터에겐 위안과 격려를 해주시면 너무 감사할 거 같아요."

'무대 위에서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의 매력' 서하준이 배우의 길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고등학교 1학년 무렵 뮤지컬 <라이온 킹>을 우연히 본 이후 그 삶을 동경하게 됐고, 그 동경의 이유는 바로 '무대 위의 다른 삶'이었던 거다. 공연이 끝나고 이틀 후 서하준은 한 연기학원으로 달려가 수강생이 됐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의 삶도 더 빠르지도 천천히도 아닌 한결같은 속도로 살아가고 싶어요." ⓒ 이정민


많은 연기 기술을 배웠겠지만 서하준은 여기에 사람을 관찰하는 습관을 들였다. 단지 엿보고 훔쳐보는 게 아니다. 각 사람마다 고유의 행동이 있는지 바라보고 자신의 걸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

여기에 또 하나. 서하준은 다시 한 번 겸손을 언급했다. "주어진 삶에 충실하고 배역에 충실하면서 욕심 내지 않고 한결 같은 사람이고 싶다"는 말이 나왔다.

"2년 전 제가 많이 믿고 의지했던 분이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누군가를 잃는다는 고통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걸 직접 겪을 때, 그 고통은 진짜 말로 할 수 없더라고요. 연인과의 사랑만이 사랑의 전부가 아니잖아요. 어쩌면 어머니보다 더 의지했던 분인데 상실의 슬픔이 컸습니다.

'삶이 계속되는 한 그 삶은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인데 여기에 추가하면 그 과정이 참된 인간이 돼가는 시간이란 걸 요즘 깨닫고 있어요. 그래서 배우의 삶도 더 빠르지도 천천히도 아닌 한결같은 속도로 살아가고 싶어요."

직격 질문, "한마디로 말해줘요!"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설희 역의 배우 서하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서하준에게 전소민이란?
"제겐 교과서같은 배우에요. <오로라 공주>를 통해 많은 걸 가르쳐줬어요. 특히 처음 제가 투입됐을 때 카메라 연기에 있어서 기본적인 걸 알려주곤 했죠. 누구보다 옆에 붙어서 지도해준 감사한 분이에요."

* 참고로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뿐이지 전소민은 2004년 데뷔 이후 연기 면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꽤 인정받아온 배우다. 영화 <신데렐라> <러브콜> 드라마 <에덴의 동쪽> <인수대비> 등에 출연했다.

서하준에게 임성한이란?
"제겐 은인이자 길 안내자라고 하고 싶어요. 제가 다시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갈림길에서 방황할 때 안내를 해준 분이 바로 임성한 선생님이에요."

서하준에게 인터뷰란??
"인터뷰는 일기로 정의할게요. 기자 분이 써주는 제 공식적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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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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