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프로젝트 포스터

천안함프로젝트 포스터 ⓒ 아우라픽쳐스

정치적 외압 논란 속에 상영관이 대폭 축소된 <천안함 프로젝트>가 최악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9일 다양성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며 매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는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만 기준으로 9일 하루동안 6개 스크린 14회 상영에 646명이 찾아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일대종사>는 24개 스크린에서 63회 상영됐음에도 <천안함 프로젝트>보다 관객 수가 적었다.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가 적은 약점은 좌석점유율에서 극복됐다. 주말 57%와 67.7%의 점유율로 서울지역 상영의 경우 전회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던 <천안함 프로젝트>는 평일에도 40%에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보이며 10% 남짓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 높은 집중도를 나타냈다.

상영관이 축소된 7일 박스오피스 순위가 1위에서 4위로 급락했으나 사흘 만에 1위를 탈환하며 저력을 과시한 것이다. 외압에 의한 상영관 축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객들이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영 확대 여의치 않을 경우 6개월 이상 장기상영도 고려"

하지만 상대적으로 현저히 줄어든 상영관은 여전히 배급사의 애를 태우고 있다.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시장 논리를 외면한 채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7일부로 상영 중단 결정을 내린 메가박스 측은 9일 영화단체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상영 재개를 요청한 것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천안함 프로젝트>의 제작 배급사인 아우라픽쳐스 측은 상영관을 늘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12일부터는 종로 정독도서관 앞에 위치한 시네코드 선재에서 상영이 시작되고, 건대 안에 있는 KU시네마테크도 13일부터 개봉한다. 서울의 경우 이수역 아트나인, 광화문 인디스페이스,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 등 3개관에서만 상영되는 현실에서 조금이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방의 경우 열띤 요청에 의해 부산의 예술영화관 국도앤가람이 예정보다 이틀 앞당긴 10일부터 상영을 결정했고, 인천의 영화공간 주안과, 광주극장, 대전 아트시네마, 대구 동성아트홀 등도 12일부터 개봉이 확정됐다. 강릉은 신영극장에서 개봉일인 5일부터 상영되고 있다.

배급사 쪽은 상영관이 없는 지역의 공동체상영이나 관객들의 대관상영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대관상영은 해당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없는 지역에서 사회단체나 지역 주민들이 극장을 빌려 단체 관람을 하는 것으로, 지난해 6월 <두 개의 문> 개봉 당시 관람 여건 해소에 큰 힘을 발휘했다. 일부 지역은 대관상영이 늘어나면서 정식 개봉하는 사례도 생겼는데, 영화 관계자들은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관객들의 대관상영까지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배급 관계자는 "상영관 확대가 여의치 않을 경우 6개월 이상 장기상영도 고려하겠다"면서 "영화를 보기 원하는 관객들과 함께 힘을 합쳐 어떻게든 이 난관을 헤쳐나가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천안함프로젝트 아우라픽쳐스 대관상영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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