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 SNL코리아 >의 크루로 합류한 가수 유희열

tvN < SNL코리아 >의 크루로 합류한 가수 유희열 ⓒ CJ E&M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가수 유희열은 참 독특한 뮤지션이다. 한국 최고 명문대를 나왔다는 '배경'에 수려한 말솜씨를 덧대 '지적인 뮤지션'으로서의 이미지를 가진 것과 동시에, 가끔 보여주는 음흉한(?) 눈빛과 '19금 농담'은 그에게 '감성변태'라는 수식어를 선사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가 tvN < SNL코리아 >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이들이 현재 크루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신동엽을 떠올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유희열 또한 첫 생방송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신동엽과의 조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SNL코리아'의 매력, 자기 조롱에서 시작되는 유머 코드"

- 유희열이 생각하는 < SNL코리아 >의 매력은 무엇인가.
"음악을 업으로 하고 있지만 코미디를 굉장히 좋아한다. <SNL>식 유머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시작점이 자기 조롱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가진 사람이 세속적인 부분을 보여준다든지, 없는 사람이 있는 척을 하는 아이러니가 '병맛'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호스트를 중심으로 대본을 짜는데 그 호스트가 자기 조롱을 각오하고 나오는 것 아닌가. 이 유머코드가 마음에 든다.

유머에서 가장 쉬운 것은 남을 조롱하는 거지만,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나를 내려놓는다'는 생각으로 나온다. 그 시작점이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즐거웠고, 그래서 크루로 참가하고 싶었다.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유일한 방송인 거다. (웃음) 그래서 자신감 없는 사람은 못나오는 방송이지 않나 싶다. 그게 < SNL코리아 >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안상휘 CP가 "유희열도 많이 내려놓을 것"이라고 덧붙이자 정색하며) 난 '위크엔드 업데이트'에서 정말 지적으로 섹시하게 보이고 싶다. (웃음)"

- 그런데 < SNL코리아 >에 출연하면 이미지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웃음)
"그 부분은 전혀 고민하고 있지 않다. 나를 지금까지 음악으로만 접근했던 분도 있을 거고, 라디오로 만난 분도 있을 거고, TV로 접한 분도 있을 거고, 아예 모르는 분들도 있을 거다. 그래서 (나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다 다르다.

음악인으로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거고, 말 잘하는 DJ나 좀 짓궂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아래 <스케치북>)으로 만난 분들 중에는 저질 개그맨으로 아는 분도 많다. (웃음) 나는 다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바라보든 그 모습이 다 내 안에 있으니까, 다 괜찮다. < SNL코리아 >를 통해서도 나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을 가질 수도 있을 거다."

"신동엽과의 '19금 농담' 대결? 나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

 tvN < SNL코리아 >의 유희열, 안상휘 CP

tvN < SNL코리아 >의 유희열, 안상휘 CP ⓒ CJ E&M


- 함께 '위크엔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싶은 크루가 있나.
"일차적으로 생각났던 건 신동엽이다. 어린 시절부터 같이 자라왔고, 예전부터도 사석에서 '언제 한 번 즐거운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게 < SNL코리아 >가 될 줄은 몰랐다. 신동엽과 같은 공간에 앉아 있는 투샷을 나도 보고 싶다. (웃음) 그리고 뒤에서 연주를 하는 밴드가 커먼그라운드라고 하는데 정말 잘 하는 후배들이다. 언젠가 여력이 된다면 그런 밴드들과 < SNL코리아 >의 음악적인 색채를 불어넣을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소망도 가지고 있다."

- 신동엽과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19금 농담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같이 한다고 했을 때 피상적으로 나오는 얘기 중 90%가 이거였다. '신동엽과 투톱으로 뭔가 19금적인 이야기를 던질 거다'라고 기대하는데, 그 부분은 굉장히 조심스럽다. 제작진에게도 처음에 '그런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할 거다'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와서 연출된다면 모르겠지만, 의도적으로 목적을 가지고 꾸며내진 않을 거다.

그리고, 내가 맡은 역할이 있기 때문에 뭔가 콩트를 짜고 그럴 겨를이 없다. 내가 하는 코너부터 자리를 잡는 게 원칙이다. 19금 농담이나 그런 게 자연스럽게 코너에 녹아야 한다면 얼마든지 할 용의가 있지만. (웃음) 또 신동엽은 워낙 그쪽으로 대가다. 나는 잘 모르는 편이다. 신동엽이 초중고 선배다 보니, 그 분께 들은 이야기를 할 뿐이다. (웃음)

- 하나만 더 물어보자. 유희열 대 신동엽, 19금 농담 대결을 벌인다면.
"그 분에 비하면 나는 정말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인 것 같다. 신동엽은 정말 재치 있지 않나. (19금 농담을 해도) 불쾌감을 주지 않고, 다 같이 웃을 수 있다. 신동엽에 비하면 나는 좀 더 여성적 시선이 있다. 굳이 차이점을 두자면 그런 부분이다. 신동엽이 웃는 건 여자들도 웃지만 남성들도 웃지만, 나는 남성적 시선에서 그런 이야기를 못 한다. 여성의 입장에서 이 농담을 어떻게 느낄까를 어렸을 때부터 연구해 왔기 때문에. 그래서 '감성변태'라고 하는 것 같다. (웃음)"

"내가 살아가는 지금의 느낌, '위크엔드 업데이트'에 자연히 녹아들길"

- <스케치북>이나 안테나 뮤직의 콘서트 <대실망쇼>를 보면 유희열 주변에도 < SNL코리아 >와 어울리는 뮤지션이 많다. 그런 이들이 호스트로 나올 수도 있을까.
"그들에게 < SNL코리아 >에 나올 수 있는 정도의 지명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 바람이다."

- 일단 합류는 했는데, 어디까지 내다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맙게도 제작진이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줬다. 처음에는 '라디오를 하듯 편안하게 얘기하면 될 것'이라고 용기를 주더라. 지금 <스케치북>에서는 음악을 소개해주는 입장이기도 하고, 라디오 DJ를 했을 땐 음악 외에도 사는 이야기를 해왔으니까 그런 게 '위크엔드 업데이트'에서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내가 살아가는 지금의 느낌이 코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길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어디까지 내다보고, 꿈꾸고 할 겨를이 없다. 7일 생방송이라도 일단 잘 끝났으면 하는 조바심이 든다. (웃음)"

- 마지막으로 < SNL코리아 > 크루로 나서는 각오를 부탁한다.
"사실 처음 라디오 DJ 자리를 제안 받았을 때, 극렬히 안한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밀려오다 보니 DJ가 되어 있었다. 라디오가 이렇게까지 나의 키워드가 될지도 몰랐고. <스케치북>도 처음엔 극렬히 안한다고 했는데 지금 나에게 있어서 <스케치북>은 (인생의) 또 다른 단어가 됐다. < SNL코리아 >도 내 인생에 있어 그런 단어 중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 'SNL코리아' 새 크루, '감성변태' 유희열 인터뷰 =====

1. 당신, 혹시 '감성변태' 유희열의 세 가지 얼굴을 보았는가
2. 'SNL코리아' 유희열 "풍자 약화?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3. 'SNL코리아' 유희열 "신동엽과의 투샷, 나도 궁금하다"
4. 'SNL코리아' CP "유희열, '편안한 풍자'에 제격인 인물"

SNL코리아 유희열 유희열의 스케치북 신동엽 커먼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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