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5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

5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 ⓒ 아우라픽쳐스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 중인 메가박스가 보수단체의 협박 속에 상영을 중지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배급사인 아우라픽쳐스 관계자는 "메가박스 측에서 6일 저녁 연락해 와 보수단체의 압력과 협박으로 인해 관객의 안전을 위해 상영이 어렵게 됐다며 예정된 상영 취소 및 예매 환불 등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메가박스는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을 통해 "9월 5일 개봉한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이 금일부로 종료된다"며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되어 일반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배급사와의 협의하에 상영을 취소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아우라픽쳐스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저희도 밤 9시 넘어 연락을 받았다"며 메가박스 몇몇 상영관의 경우 상영시간이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보수단체의 압력이 이리 쎌 줄을 몰랐다. 지지해 주신 관객 여러분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중 CGV와 롯데시네마가 외면한 상태에서 메가박스만 문을 열었으나, 개봉 이틀 만에 모든 상영을 취소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크게 일 것으로 보인다.

정지영 감독 "높은 곳에서 바보 짓 한 것 같다"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은 6일 오후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21세기를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요즘 말로 '멘붕' 상태에 빠진 기분"이라고 어이없어 했다. 그는 "메가박스 측이 보수단체의 협박을 (상영 중단 이유로) 들고 있으나 명쾌한 해답이 아니다"라며 "상영관에 관객이 들어차 돈이 되고 있는 상태에서 기업이 그런 협박에 굴복한다는 것은 설득력도 없고 민주 사회에서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27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 시사회에서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의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 ⓒ 이정민


이어 정 감독은 "아무래도 높은 곳에서 바보 같은 짓을 한 것 같다"며 "국민을 우습게 알지 않고는 이런 짓을 할 수 없다"면서 외부 압력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재판부도 상영에 문제가 없다고 한 영화를 이런 식으로 막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억압"이라며 "심각한 상황으로 간주해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또 정 감독은 "이 문제를 확산시켜 나가겠다"면서 "상영관이 대폭 줄었으나 남은 상영관에서 관객들과 만나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배급 관계자 역시 "영화 역사상 상영 계약을 한 극장이 상영을 갑자기 취소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며 "외부 압력이 아니고서는 쉽게 설명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고 황당해 했다.

앞서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을 앞두고 해군과 천안함 유족들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상영이 불투명했으나 재판부가 4일 이를 기각하면서 5일 정상적으로 개봉할 수 있었다. 개봉 첫날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이틀째인 6일에도 1300여 명이 관람해 누적관객 3600명을 넘기며 계속 1위를 유지해 흥행을 예고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메가박스의 상영 중단 결정으로 인해 영화는 좌초 위기를 맞게 됐다.

일반적으로 관객들이 찾는 영화는 상영관과 상영횟수를 늘리는 것이 상식으로, 개봉 이틀 만에 극장이 영화 상영을 먼저 중단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배급사 측은 메가박스 체인 외에 아트나인, 인디스페이스. 아트하우스 모모 등 전국 독립예술영화관에서는 계속 상영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스크린 수는 30개 정도에서 10개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천안함 프로젝트 정지영 메가박스
댓글4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