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금 나와라 뚝딱> 대본 연습 중인 김형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창 <금 나와라 뚝딱> 대본 연습 중인 김형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에스플러스 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이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종반으로 갈수록 시청률이 오르며 승승장구하는 건 부수적일 수 있겠다. 출연 배우들 각각 저마다의 도전에서 나름의 결실을 봤다는 사실이 더욱 고무적이니 말이다.

누구보다도 몽규 역의 배우 김형준 입장에서 <금 나와라 뚝딱>은 큰 선물과도 같았다. 아직 배우라는 호칭이 스스로도 어색하게 느껴질 즈음부터 합류해 수개월 간 버텨냈다. 처음이 다소 어색하고 어눌했다는 점을 인정하자. 놀라운 건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연기와 자세 또한 눈에 띄게 발전했다는 사실.

한창 드라마 리허설을 마친 김형준이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소식에 일산 MBC 드림센터를 찾았다. 복도 맨 끝 그의 이름이 적힌 방에서 김형준은 대본을 들고 반복해서 대사를 되뇌고 있었다. 취재진을 발견한 그가 특유의 발랄함으로 인사를 건넸다.

"촬영 때 대사가 입에 딱 붙는 날이 있고, 좀 걸리는 날이 있는데 오늘은 대사도 많고 긴 호흡으로 가야해서요. 이런 날은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합니다!(웃음)."

 MBC 주말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속의 한 장면.

MBC 주말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 속의 한 장면. ⓒ MBC


"부담스러웠던 현장, 이제는 정말 내 집 같아요"

현장에서 만나 김형준은 대사의 체화 정도를 몸으로 가늠하고 있었다. 신인 티를 벗어나 이제 제법 배우의 모습이 보였다. 이미 지난 생일 파티 및 팬 미팅 현장(관련기사: 김형준 생일파티, 아시아-남미서 1천명 하객 모였다)에서 연기의 어려움과 현장에서의 느낌을 솔직히 전한 직후의 만남이었는데 그때보다도 한결 더 즐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재밌어지는 시기잖아요. 극 중에서 제가(몽규는 나이에 비해 철없어 보이는 캐릭터) 결혼도 하고 제 스토리가 나오는 시기인데, 방송이 막바지니까 아쉬움이 유난히 커요. 이제 이만큼 남았구나 싶으면서도 묘하더라고요.

지금까지도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특히 선생님들이 잘 챙겨주세요. (박)서준이나 (백)진희가 오면 먼저 말을 걸어주고 밥도 같이 사주세요. 이제는 진짜 집 같아요. 안방 같은 기분인데 녹화가 끝나도 이 세트장에 다시 오면 애틋한 마음이겠죠. 가족 드라마를 하면서 얼마나 서로 정이 들까 생각했는데 진짜 들더라고요."

2005년 그룹 SS501로 데뷔 후 연기를 틈틈이 해왔고, 작년엔 KBS 드라마채널에서 방송한 <자체발광 그녀>의 주연을 맡았다지만, 김형준에게 연기는 이전까지는 쉽게 다가갈 수 없던 어려운 영역이었다.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선입견도 있었고, 그만큼 연기력에 대한 세간의 평도 좋지만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금 나와라 뚝딱> 시작 무렵에도 김형준은 그런 부담을 안고 있었다.

 <금 나와라 뚝딱> 대본 연습 중에 인터뷰에 응한 김형준.

<금 나와라 뚝딱> 대본 연습 중에 인터뷰에 응한 김형준. ⓒ 에스플러스 엔터테인먼트


"처음에 합류할 땐 두려움 반 걱정 반이었어요. 최소한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죠. 드라마에서 내 모습이 튀지 않기를 바랐는데 그래서 더 어색해 보였던 부분이 있었고, 시청자분들도 그걸 느꼈을 거예요. 중반을 지나갈 땐 '아 이젠 내가 드라마에서 그냥 빠져도 되는 캐릭터는 아니구나'라고 혼자 느끼고 있었어요(웃음).

그럼에도 몽규는 몽희(한지혜 분) 가족에서 유일한 아들이고, 가족의 사랑을 보일 수 있는 캐릭터라고 봐요. 스스로 만족하는 캐릭터입니다. 다른 작품을 하더라도 이번에 배운 게 많으니까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금뚝>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모든 게 배움"

김형준은 함께 했던 배우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드러냈다. 반효정, 김지영, 최명길 등 선배들이 현장에서 그렇게 후배들을 챙겼다는 사연이었다. 또한 백진희와 박서준, 그리고 김형준과 러브라인을 만들어갔던 김예원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얻은 큰 수확 중 하나였다.

"현장에서 윗사람이 잘 해주시니 마음이 안정돼요. 최명길 선생님은 진짜 우리 엄마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연기할 때마다 친엄마라는 생각이 들어 재밌고요. 엄마에게 못했던 말을 대사로 하니까 실감나더라고요(웃음). 선생님들이 연기를 모니터해주시기도 하고 조언을 주시기도 해요. 다음 작품에서도 또 뵈었으면 좋겠어요.

서준이는 장난기가 많으면서도 어른스러워요. 동생인데도 배울 점이 있는 친구죠. 연기에 대한 열정이 특히 좋아요. 또 나름 지조도 있고요(웃음). 진희 역시 동생이지만 저보다 정신 연령은 네다섯 살 많아 보여요(웃음). 저보고 오빠라고 부르지만 그렇게 사람을 챙겨주더라고요. 대본 연습하는데 누군가 펜이 없다 싶으면 자기 걸 꺼내서 빌려주고 그래요. 진짜 누나 같은 동생이죠.

예원이에게는 미안한 감정이 있어요. 함께 붙는 신이 적어서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더 챙기고 싶은데 혹시 서운해할까봐 걱정이기도 해요. 아직은 터놓고 지내는 건 아니지만 드라마가 끝나더라도 오빠로서 형으로서 다들 만나고 싶어요. 서준이가 또 술을 좋아하던데 이젠 그 유혹에 넘어가줘야겠어요(웃음)."

지난 3년 동안 김형준은 꾸준히 달려왔다. <금 나와라 뚝딱>을 하면서도 써니힐의 코타와 함께 디지털 싱글 '우리 둘이'를 발표했고,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여전히 한창 바쁜 시기다. 그만큼 휴식에 대한 갈망도 컸지만 동시에 김형준은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 또한 갖고 있었다.

"이 드라마 이후 놀러가고 싶은 마음이 커요. 3년 간 하루도 쉰 적이 없거든요. 딱 일주일만 쉬고 싶어요. 제주도에서 바다 보며 쉬고 싶네요. 그 사이에 다음 작품도 빨리 하고 싶어요. 돈 벌어야죠(웃음). 농담이고요. 사람들이 좋아해주실 때 열심히 해야 하니까요.

아직 스스로 만족하기엔 멀었어요. 제 모습이 성에 차려면 50대는 돼야할 거 같아요. 연기든 노래든 항상 부족함을 느끼니까 아쉬운 거죠. 타인의 말과는 상관없이 제 자신에 대한 갈망이 크고, 자신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일이 없으면 신나게 놀기도 하지만 일단 일을 시작하면 하루에 4시간 정도 밖에 못 자요. 그만큼 신경을 쏟게 되더라고요."

 카메라를 향해 브이를 그리고 있는 김형준.

카메라를 향해 브이를 그리고 있는 김형준. ⓒ 에스플러스 엔터테인먼트


직격 질문, 한 마디로 말해줘요!

- 김형준에게 박서준이란?
"이거 진짜 한 마디로 해야 해요? 박서준이란 오래 가고 싶은 친구 같은 동생! 이 드라마로 끝나는 인연이 아니었으면 해요. 나와 약간 반대의 성격도 있어서 잘 맞는 거 같기도 하네요."

- 김형준에게 쫄쫄이란?
"아... 쫄쫄이. 이제는 잊고 싶은 과거! 촬영장에서 제가 하도 쫄아있으니 지혜누나가 저 볼 때 많이 쓰던 말인데 요즘엔 다시 1인2역 분량이 시작돼서 놀릴 시간이 없어요(웃음). 요즘은 안 그렇게 안 불립니다(웃음)."

- 김형준에게 SS501이란?
"음, 인생 동반자이자 나를 있게 해준 원동력이죠. 제가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함께 슬퍼해줄 수 있는 존재들이에요. 재결합이요? 우리가 하기 나름이죠. 물론 팬들은 원하지만 때가 있으니깐. 우리 역시 때가 되면 돌아오기로 했고, 그 약속을 어길 사람은 없어요. 일단 지금은 한 명씩 잘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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