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투윅스>에서 장태산(이준기 분)은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쫓기는 도망자 신세가 됐다.

MBC 수목드라마 <투윅스>에서 장태산(이준기 분)은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쫓기는 도망자 신세가 됐다. ⓒ MBC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이번 주 수목드라마의 승자는 단연 SBS <주군의 태양>이다. KBS 2TV <칼과 꽃>은 물론, 같이 시작한 MBC <투윅스>까지도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시청률로 단숨에 제압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주군의 태양>은 전국기준 14.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투윅스>는 8.0%, <칼과 꽃>은 6.5%로 뒤를 이었다. 

전작들의 영향을 무시할 수가 없다. <주군의 태양>은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후광을 등에 업고 출발했다. 물론 공효진-소지섭 커플의 화학작용, 홍자매 작가의 귀환 등 <주군의 태양>이 지닌 힘만으로도 충분히 1위 수성을 차지했을 거라 보이긴 하지만,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물려준 고정 시청자들의 혜택 또한 자체 존재감만큼이나 컸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투윅스>는 상당히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을 치르고 있다. 전작 <여왕의 교실> 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마니아층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시청률 면에 있어서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당연히 그 후속으로 방영되는 작품의 입지는 열악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새 수목드라마 대전의 현재까지의 상황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여왕의 교실> 때와 비슷한 분위기다.

하지만 <투윅스>는 전작보다 훨씬 다양한 장점들을 갖췄다. 어쩌면 승부가 뒤집어질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조심스레 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첫 회 시청률 7.5%, 2회 시청률 8%로 소폭 상승했는데, 더 큰 상승폭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흔한 도망자 이야기?…결코 단순하지 않은 구성

 <투윅스>의 장태산(이준기 분)과 임승우(류수영 분).

<투윅스>의 장태산(이준기 분)과 임승우(류수영 분). ⓒ MBC


다소 무거운 면이 없진 않다. <주군의 태양>과 비교를 해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몇몇 이야기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 <아저씨>와 <도망자>, 드라마 <추적자>를 연상케 한다는 말이 단지 비약이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윅스>는 기대해볼 만하다. 무조건 카피가 아니라 재창조적 감각이 살아있음을 느껴서다.

8년 만에 그 존재를 알게 된 딸의 골수이식을 2주 남겨 놓고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어 어쩔 수 없이 도망을 쳐야 하는 신세가 된 장태산(이준기 분). 이러한 설정은 시간을 제한함으로 인해 긴박감을 형성시키고, 스토리 전개에 가속도를 붙이는 역할을 한다. 처음 선보인 포맷은 아니지만, 이준기 스타일의 도망자 콘셉트에 지루함이나 식상함은 별로 느껴지질 않는다. 여전히 살아있는 눈빛, 진지한 상황에 딱 들어맞는 표정연기가 몰입을 극대화시킨다.

싱거운 '딸바보' 이야기라는 혹평을 피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색깔의 이야기를 가로 세로로 탄탄히 엮어놓기도 한다. 정치인 조서희(김혜옥 분)와 조폭 출신 사업가 문일석(조민기 분)의 교활하고 치밀한 음모, 이들을 쫓는 검사 박재경(김소연 분)의 승냥이 근성, 장태산과 그의 아내 서인혜(박하선 분), 그리고 그녀의 곁에 있는 또 한 남자 임승우(류수영 분)와의 묘한 삼각관계. <투윅스>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구성으로 촘촘한 재미를 전달한다.

두 얼굴을 연기하는 김혜옥의 표정은 섬뜩하기만 하다. 조민기의 악역이 처음은 아니지만 언제 봐도 그의 연기는 튼실하고 믿음직스럽다. 주인공 이준기와 박하선, 류수영의 연기에서도 어색함은 보이지 않는다. 주조연의 연기가 이 정도로 탄탄하고, 또 그들이 그려내는 이야기가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기에 초라한 시청률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사실 <주군의 태양>의 시청자들을 뺏어 온다는 것은 무리다. 워낙 이 두 작품의 스타일이 극과 극이기 때문에 뺏기고 빼앗기는 양상이 벌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투윅스>의 시청률 확보는 아직 수목드라마를 보지 않고 있는 사람들의 선택으로 가능할지 싶다. 로코가 아닌 추적액션, 달달함이 아닌 박진감을 찾고 있는 잠재력을 지닌 시청자들 말이다.

<주군의 태양>에도 약점은 있다. 소지섭이 그리는 주중원은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과 많이 닮아있다. 주인공 커플이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도 전작과 얼추 비슷하다. <주군의 태양> 역시 모든 것이 신선하고 새롭지는 않다는 얘기다. <투윅스> 입장에서는 해볼 만한 싸움이다. 숨어있는 경쟁력은 어쩌면 <투윅스>가 더 셀지도 모른다. 제목처럼 2주 안에 어떤 반등의 결과가 나타나게 될는지는 아직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덧붙이는 글 DUAI의 연예토픽,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투윅스 이준기 류수영 박하선 김소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