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병만과 연출자 이지원 PD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병만과 연출자 이지원 PD ⓒ SBS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달인' 김병만을 필두로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승승장구하던 SBS <정글의 법칙>은 올해 초 암초에 부딪혔다.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한 출연자의 소속사 대표가 쓴 SNS글이 불씨가 됐고,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급기야 <정글의 법칙> 팀은 귀국하는 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의 자리를 마련하기까지 했다.

한 차례 소동이 일고 난지 약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정글의 법칙>은 계속해서 뉴질랜드로, 네팔로 묵묵히 탐험을 떠났다. 시청률 면에서는 아직까지도 금요일 예능 프로그램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화제성만큼은 옛날 같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26일부터는 카리브 해에 자리한 신생 국가 벨리즈를 무대로 한 <정글의 법칙 in 캐리비안> 편이 방송된다. 논란이 훑고 간 자리, <정글의 법칙>에는 무엇이 남았을까.

논란 그 이후…"진정성, 항상 고민하고 있다"

24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만난 <정글의 법칙>의 수장 이지원 PD와 김병만은 '진정성'을 프로그램의 최우선적 가치로 꼽았다. "어떤 얘기를 해도 듣는 입장에서는 핑계로 들릴 수 있을 것"이라며 무겁게 운을 뗀 김병만은 "그래도 시청자를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멋진 그림을 보여드리겠다는 목표로 달려왔다"며 "마음 같아선 실시간으로 보여드리고 싶지만, 그러면 지루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탐험을 위해 흘린 땀방울이 모두 '진짜'라는 이야기 또한 빼놓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김병만이 맨 처음 정글에 가기 전 클라이밍 연습을 하는 모습과 이번 탐험을 위해 스카이다이빙을 연습하는 모습 등이 가감 없이 담겼다. 이를 두고 김병만은 "'달인'을 한 뒤로 이 정도로 연습한 것은 처음이다. 외줄타기는 한 달 정도 연습했는데 이번엔 석 달 걸렸다"며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여드리려 했다"고 털어놨다.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병만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 중인 개그맨 김병만 ⓒ SBS


"'방송이 아니면 이런 곳을 어떻게 갈까' 싶을 정도로 혼자 힘으로는 절대 못 갈 곳도 갑니다. 그러면서 '이걸 나만 봤다, 이 느낌을 느꼈다'는 게 값지게 느껴질 정도에요. 방송으로서 체험을 하지만, 탐험가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하나하나 도전하면서 성취한다는 것 때문에 목숨까지 걸면서 남이 가지 않는 곳을 가는 게 아닐까요.  저희들이 탐험가처럼 목숨을 걸지는 않지만, 태어나 처음 가보는 곳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만진다는 경험은 계속 하고 싶을 정도죠." (김병만)

제작진 또한 논란 이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을 비롯해 그간 방송에 담지 않았던 카메라 뒤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려 노력했다. "'진정성'에 대한 고민은 비단 <정글의 법칙>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늘 고민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라 전제한 이지원 PD는 "실제 팩트(사실)에 대한 진정성도 중요하지만, 그걸 얼마나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전달하느냐가 더 큰 의미의 진정성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을 신경 쓰며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연자'의 범위를 병만족에서 스태프로까지 확대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이지원 PD는 "처음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우리는 조연이고, 주연인 병만족이 돋보여야 드라마가 산다고 생각해서 병만족 위주로 방송에 내보냈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제작진 이야기도 내보내고 있다. 제작진-병만족의 구분이 이제는 없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김병만이 큰 사냥감을 잡아서 직접 손질하고 요리해 제작진까지 먹을 수 있도록 30인분 정도를 만들었다"며 "이제는 제작진도 병만족과 같이 생존을 즐기는 사이가 됐다"고 덧붙였다.

"'재미'리는 게 웃음이 얼마나 나오느냐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인생의 단면처럼 여러 상황에서 의미를 찾는 게 재밌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정글의 법칙> 최고의 웃음 포인트는 멤버들 간의 화학작용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3주간 24시간 농밀하게 지내면서, 가장 먼저 하는 게 방귀부터 트는 거예요.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유사가족을 만드는 과정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가 나옵니다. 거기서 웃음 포인트를 찾으려 합니다." (이지원 PD)

"변화 인정받지 못하면 물러날 것…억지로 수명 연장할 생각 없다"

 SBS <정글의 법칙>의 연출자 이지원 PD

SBS <정글의 법칙>의 연출자 이지원 PD ⓒ SBS


"20일 정도 문명과 단절된 삶을 살면서 정신이 맑아진다"는 말로 정글 탐험의 매력을 전하기도 한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의 미래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놨다. 그는 "매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한다. 긴 계획은 잡지 않았다"며 "끊임없이 변화하려 고민하고, 그렇게 했는데도 어느 순간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그땐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지원 PD도 "프로그램의 수명이 다한다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라며 "프로그램도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고 생각하는데, 억지로 산소마스크를 씌워 수명을 연장하는 건 제작진·출연진·시청자 모두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이 PD는 이어 "다만 지금까지 <정글의 법칙>을 하면서 계속 시도해 보고 싶은 내용들이 있고, 이것들이 끊임없이 심장을 뛰게 하고 있다"며 "그래서 아직까지는 조금 더 갈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래도 '몇 년 더해야지'라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나의 프로그램이지만 에피소드가 달라지면서 어떤 때에는 제자리에 있는 것 같고 어떤 때에는 도약하는 것 같기도 해요. '다큐멘터리형 예능', '관찰 예능'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으니 처음 시작할 때의 신선함을 지금도 가지려고 하면 욕심이죠. 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이 나와 이 장르가 발전한 것 자체가 큰 의미에서는 보람되다고 생각해요." (이지원 PD)

끝으로 "각 에피소드에 나왔던 멤버들과 한 자리에 모여 '모래사장 달리기', '빨리 집짓기', '빨리 불 피우기'와 같은 종목으로 체육대회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이지원 PD는 이번 캐리비안 편은 "<정글의 법칙>에서 해왔던 것들의 집대성"이라며 "멤버들이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으로 진정성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정글의 법칙>, 과연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오는 26일 오후 10시 첫 방송에서 그 향배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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