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요즘 SBS 드라마는 바야흐로 '범죄자들의 전성시대'다. 드라마 속 범죄자들이 각양각색 활약을 펼치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자신의 범죄를 증언한 사람의 곁을 맴돌며 복수를 노리는 '냉혈한' 범죄자에, 불의의 사고로 동생의 살인죄를 덮어썼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착한 마음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따뜻한' 전과자도 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들은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가진 것을 남에게 내어 주지 않기 위해 눈 하나 깜짝 않고 범죄를 저지른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긴장감은 내가 책임진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출연하는 배우 정웅인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출연하는 배우 정웅인ⓒ DRM미디어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10일 방송분으로 시청률 20%의 벽을 돌파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0일 방송된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전국 시청률 22.1%를 기록했다. 11회 만에 거둔 성과다. 이렇듯 승승장구하고 있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는 바로 민준국(정웅인 분)이다. 드라마의 '악의 축'을 담당하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인물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꼬마 아이가 타고 있는 차를 덤프트럭으로 무자비하게 들이받고는 다시 파이프를 들고 그 아버지를 확인사살을 하는 모습은 "너무 잔인해서" 촬영분 모두가 공개되지 않았을 정도다.

민준국이 출소 이후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장혜성(이보영 분)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인정을 베풀어 준 인물을 공구로 살해하는 모습은 과거 영화 <추적자> 속 망치를 찾던 연쇄살인범의 모습만큼 섬뜩하다. 게다가 일부러 자신의 손목을 자르고 박수하(이종석 분)를 범인으로 모는 치밀함까지 갖췄다. 그러나 정웅인은 최근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민준국의 인간적인 모습을 기대해 달라"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같은 살인자인데도 <못난이 주의보> 속 그는 좀 다르다

 SBS <못난이 주의보>의 공준수(임주환 분)

SBS <못난이 주의보>의 공준수(임주환 분)ⓒ SBS


같은 '살인자'인데 어쩜 이리 다를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민준국이 악함의 극에 달해 있는 인물이라면,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 속 공준수(임주환 분)는 선함의 극에 다다라 있는 인물이다. 일단 서류상 공준수 역시 민준국과 같은 죄를 저지르고 교도소 생활을 했다. 바로 '살인'이다. 과거 공준수는 자신의 의붓동생인 공현석(최태준 분)의 싸움에 휘말렸다가 뜻하지 않게 동생의 죄를 대신 뒤집어썼다.

<못난이 주의보>는 이 공준수의 선함에 기대 극을 전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살인'이라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이 실제로는 못날 정도로 가족을 위하고 사랑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묘사하며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처음 영문도 모르고 '살인자'라는 이유로 그를 기피했던 가족들이 점차 공준수의 선함에 동화되고, '가족'의 틀을 회복하는 모습도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살인 전과자'라는 신분이 드러나면 깨어지게 될 수도 있는 나도희(강소라 분)와의 사랑 등 여러 관계를 배치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황금의 제국> 속 난무한 '범죄'들…그 속의 진짜 '범죄'는 무엇인가

 SBS <황금의 제국>의 최민재(손현주 분)

SBS <황금의 제국>의 최민재(손현주 분)ⓒ SBS


한국 굴지의 기업인 성진그룹 최동성 부회장의 아들 최민재(손현주 분)는 계열사 성진건설을 이끌며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지른다. 분식회계부터 공무원·국회의원들에게 아파트와 돈 등을 건네는 뇌물 증여까지 섭렵한 그는 '경제사범'의 전형 쯤 되겠다. 재벌이라는 신분 덕에 이 모든 죄는 아직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지만, 언제 그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그의 사촌 여동생 최서윤(이요원 분)도 한때 "상법으로라도 안 되면 특감법으로라도 하겠다"고 공언하지 않았는가.

성진건설의 신도시 사업으로 아버지를 잃은 장태주(고수 분)도 욕망에 눈을 뜬 이후 최민재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아버지의 치료비를 위해 윤설희(장신영 분)의 사주를 받아 조필두(류승수 분)에게 상해를 입히고 감옥에 다녀온 뒤로, 목표를 위해서라면 불법 자금을 건네는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회사를 키운다. 여기에 1회 프롤로그에서 장태주는 오랜 협력 관계에 있던 김 의원을 살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만다. 소박한 꿈을 꾸던 한 인간이 어떻게 극단적으로 몰락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러나 궁금한 것이 있다. 장태주의 아버지가 죽음을 맞게 된 상가 철거 사건에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고 삶의 터전을 잃었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는 '범죄'로 인정되지 않았다.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른 사람은 그 손가락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히는지 생각하지 못한다는 장태주의 말은 이를 시사한다. 과연 책임을 져야 할 진짜 '범죄자'는 누구인가. 철거를 담당했던 용역일까, 그를 묵과하고 협조했던 경찰일까, 이 모든 것을 지시했던 건설사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모든 땅에 '봄이 오고, 꽃이 피고, 건물이 서게' 했던 사람들의 욕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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