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나프로젝트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가리나프로젝트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 가리나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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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파 뮤지션 가리나프로젝트가 가요계에 돌아왔다. 2008년 <커피 가리나 1호점>을 발표한 이후 무려 5년 만에 낸 새 싱글에는 긴 시간의 공백을 뛰어넘는 파격이 담겨 있어 흥미롭다.

8일 오픈된 가리나프로젝트의 뮤직비디오를 접한 음악팬이라면, 귓가를 울리는 강렬한 '한방'에 깜작 놀랄지 모른다. 어쩌면 속으로 짐짓 불쾌할 수도 있다. 멜로디 속에 당신의 듣는 귀를 의심케 하는 가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바로 '개새끼야'라는 곡이다. 

처음에는 가사를 듣고 설마했지만, '개새끼야'라는 곡의 제목을 확인하는 순간 의심은 호기심으로, 불쾌함은 흥미로움으로 변했다. 이 거친 단어에 담긴 노래에 자연히 귀를 기울이게 됐다.

제목부터 파격 '개새끼야', 그들의 음악실험 흥미롭다

 가리나프로젝트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여주인공이 욕설을 하는 장면은 파격적이다. 하지만 불편한 연애를 한 이들이라면 공감할 법하다

가리나프로젝트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여주인공이 욕설을 하는 장면은 파격적이다. 하지만 불편한 연애를 한 이들이라면 공감할 법하다 ⓒ 가리나프로젝트


가리나프로젝트는 2007년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올린 '씨리얼쏭'의 연주 장면이 화제가 되며 UCC 스타로 급부상한 그룹이다. 이후, DK(김대현.32)를 비롯한 멤버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가요계에 데뷔했다. 2007년 8월, 가리나프로젝트는 1집 타이틀 곡 'Tell me Tell me'를 내며 당찬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이 노래는 김아중이 출연한 CF에 쓰이며 인기를 끌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앞을 가로막은 복병이 있었으니, 2007년 9월 등장한 원더걸스의 'Tell me'다. 당시 가요계에 신드롬을 일으킨 원더걸스의 'Tell me' 열풍에, 가리나프로젝트의 'Tell me Tell me'는 별반 힘을 쓸 수 없었다. 인기 아이돌 그룹과 비슷한 시기, 비슷한 타이틀 곡을 가졌던 비극이라 할 만 했다. 

그래도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 2007년 Mnet 우수 신인 후보에 오르고 영화 <색즉시공> OST와 2008 7월 싱글 <커피 가리나 1호점>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2008년 이후, 가리나프로젝트의 이름으로 된 곡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계약문제로 가리나프로젝트란 이름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무려 5년이란 긴 시간동안 말이다. 새롭게 바꾼 딜라이트라는 이름은 사람들에게 각인되지 못했다. 마치 2007년 가을, 그들의 'Tell me Tell me'가 잊혀져 갔듯 말이다.

가리나프로젝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음악성 있는 그룹의 오랜 부재는 아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13년 7월, 가리나프로젝트가 5년의 긴 공백을 뚫고 새 싱글 음악을 들고 찾아온 것이다.

제목부터 파격적이었다. 이름하여 '개새끼야'. 그동안 톡톡 튀는 음악을 선보였던 가리나프로젝트였지만, 새 싱글의 파격적 제목은 예상을 뛰어넘는 무엇이 있었다. 마치 다른 이들에게 '따라하려면 따라해 봐'라는 무언의 표시인 듯도 보였다.

 가리나프로젝트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남녀가 엇갈리는 뮤비의 클라이막스다.

가리나프로젝트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남녀가 엇갈리는 뮤비의 클라이막스다. ⓒ 가리나프로젝트


당연스레 19세 미만 청취불가 딱지가 붙었다. 하지만 '개새끼야' 뮤직비디오는 이를 예상했다는 듯, 오히려 과감한 설정을 담았다. 뮤직비디오 속 가녀린 여주인공이 전 남자친구에게 '개새끼야'라는 거친 가사를 내뱉고, 그 남자친구는 한강 다리에서 신발만 남기고 사라져버린다.

마치, 지상파 방송은 염두해 두고 있지 않는 듯한 가리나프로젝트의 '돌직구'가 느껴진다. 그런 진솔함은 속 시원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개새끼야' 속 가사가 의미 없는 욕의 나열이 아닌, 꼭 필요한 촌철살인 메시지이기에 반갑다. '개새끼야'만큼 옛 연인에 대한 애증을 잘 표현해 내는 곡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득 궁금하다. 2007년의 UCC 스타가 2013년 또 한번 인터넷에서 돌풍이 일으킬 수 있을지 말이다. 물론 현실은 썰렁하다. 뮤직비디오가 오픈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유튜브 조회수는 겨우 1500뷰를 넘었다.

하지만 2007년 파릇파릇한 20대 초·중반에서, 2013년 어느덧 20대 후반~30대 초반이 된 가리나프로젝트 멤버들, 현실에 안주할 나이임에도 여전히 '음악을 향한' 그들의 꿈과 열정이 살아있다는 사실은 염려보다 기대를 갖게 한다.

무엇보다 사라졌던 이름 '가리나프로젝트'가 대한민국 가요계에 새롭게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반갑다. 그리고 그들이 더욱 개성적이고, 솔직한 음악 실험을 한다는 것이 고맙다. 2007년 여름처럼, 또 한번 가리나프로젝트 음악과 그들의 영상에 열광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하는 이유다.

가리나프로젝트 개새끼야 딜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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