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 중인 배우 김태희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 중인 배우 김태희 ⓒ SBS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착하기만 했던 장옥정이 욕망을 불태우며 희빈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과정이 펼쳐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드라마 속에선 두 눈을 부릅뜨고 상대를 노려보는 '악녀'가 됐지만, 24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장옥정> 세트장에서 실제로 만난 김태희는 참 많이 웃었다. 말을 하면서도 웃고, 말을 듣다가도 웃는 김태희는 체력적 부담에도 그 어느 때보다 신이 난 듯 보였다.

"드라마 촬영 스케줄이 늘 그렇듯 '생방' 수준이라, 매주 방송 펑크가 안 나도록 모든 사람들이 잠 못자고 밥 못먹으면서 고생하고 있어요. 특히 주연들의 신이 많다 보니 체력소모가 될 때도 많고, 대본을 받아서 급하게 외워 연기해야 해서 아쉬운 장면도 많아요.

하지만 현장에서 서로 위하고 힘을 북돋아 주고 있어 졸리고 피곤한데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촬영할 수 있어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다 같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촬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됐지만, 초반 <장옥정>의 성적이 부진했을 때 김태희가 느끼는 부담 역시 컸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에, 좀 더 나은 연기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동시에 작용했던 탓이다.

"4회까지 시청률이 급격한 하락선을 그려서 모두가 당황했다"는 김태희는 "내 연기에 대해서도 1회까지는 좋은 평가가 나오다가 시청률이 안 좋아지면서 안 좋은 기사들이 많이 올라와 많이 상처받고 좌절했다"며 "나에 대한 평가도 안 좋고, 밤샘 촬영하고 나왔는데 시청률도 떨어지고 하니 정말 힘이 빠지더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태희는 <장옥정> 속 "나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내 손 안에 있는, 절대 놓지 않는 희망"이라는 대사에서 힘을 얻었다. 덕분에 김태희도 "힘든 일을 겪으면서 좌절하고 무너지는 게 아니라, 옥정이처럼 살기 위해 발버둥치게 됐다"고. 그는 "예전의 나 같았으면 이런 결과에 자존심이 상해서 죽고 싶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결과가 그렇고 현실이 그런 데 죽을 수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옥정이처럼 독하게, 끝까지 살아보려고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독해지는 명분 만들어지니 감정도 자연스럽게 흐르더라"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 중인 배우 김태희와 유아인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 중인 배우 김태희와 유아인 ⓒ SBS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자, 김태희는 더욱 많은 말을 하고 싶어 했다. 자신이 연기하는 장옥정을 두고 "태어나면서부터 악녀는 아니었을 텐데, 어쩌다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됐고 후대에 이런 이미지로 남게 됐을까 싶었다"는 그는 "선인과 악인을 이분법적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고 말했다. 원작 소설 속 장옥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착한 여인으로 그려지지만, 김태희는 제작진에게 "장옥정이 언젠가는 악녀가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하며 장옥정의 '변신'에 주목했다.

"천민 출신의 여자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다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 남자를 사랑하는 과정이 너무 힘겹고, 주변의 방해와 수모가 견디기 힘들 정도니 점점 변해가는 거겠죠. 이대로 당할 수만은 없고, 살아남아 이 남자를 쟁취하겠다는 욕망이 생겼을 테니까요. 갑자기 악녀가 되는 걸 연기했다면 힘들었겠지만, 주변 상황으로 (인물이) 독해질 수 있는 명분과 이유가 확실히 만들어지니 자연스레 감정도 그렇게 흐르더라고요."

이 모든 악행 역시 결국은 '사랑' 때문이라는 것이 김태희의 설명이었다. 극 중 숙종이 조사석 대감을 중용하는 과정에서도, 그가 숙종에게 도움이 될 훌륭한 인재라고 생각한 장옥정이 스스로 이를 '베갯머리 송사'라 칭함으로써 숙종에게 쏠릴 비난의 화살을 자신에게로 돌린 것으로 묘사됐다는 것을 예로 든 김태희는 "장옥정은 숙종을 마음 놓고 사랑하기 위해 악녀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려운 점도 분명 있다. 일단 장옥정이 숙종의 정치적 동반자가 되면서 늘어난 대사 양이 어마어마하다. 김태희는 "예전엔 단답형의 대사가 많았는데, 요즘엔 숙종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나는 미리 (대사를) 외워가야 하는 스타일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유아인씨는 안 외우고 와서 리허설 때 다 외우는 걸 보면 억울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편집 역시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그는 "찍고도 편집되는 신이 꽤 있는데, 그 때문에 감정이 튀어보이는 게 조금 아쉽다"고 털어놨다. 김태희는 "장옥정이 유산하고 나서 혼자 오열한 뒤 숙종을 만나러 가는 길에 인현왕후(홍수현 분)와 만나 기 싸움을 하고 감정을 정리하는 신이 있었다"며 "그리고 숙종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밝은 척을 하는 거였는데, 중간에 인현왕후와 만나는 부분이 편집돼 오열하다 갑자기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보였다. 좀 튀더라"고 아쉬워 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태희는 남은 <장옥정> 촬영에 집중할 생각이다. 총 24부작이니 아직 갈 길이 멀다. 김태희는 "다음 주 방송분에서 장옥정이 또 어떤 말을 듣는데 거기서 분노가 폭발한다"며 "그러면서 2단계 악녀의 모습을 보여드리게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결과적으로는 아직 큰 성과를 낸 것은 아니지만 바닥을 쳐봤기 때문에 지금의 관심이 감사해요. (웃음) 초반 장옥정의 모습이 시청자의 기대와 달라서 외면당했던 것도 없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제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악독한 장희빈의 모습도 조금씩 나오니까 기대해 주시면 재밌을 것 같아요. 또 악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 인간적이고 수긍이 갈 만한 캐릭터로 변화하는 장옥정의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