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모 금융사 광고도 찍었고,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킹카 역할을 주로 맡아온 미남배우가 정신지체 장애우 역할을 맡는다면? 홍희원 배우가 이번에는 색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이번에 도전하는 역할은 정신지체 장애우 형인 우현이다.

약간은 모자란 형을 동생이 반길 리는 없을 터. 동생에게 무시당하는 연기까지 소화해야 하니 이번 연기 변신은 홍희원 배우에게 있어 새로운 영역의 연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달을 품은 슈퍼맨>에서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하는 홍희원 배우를 대학로에서 만나보았다.

<달을 품은 슈퍼맨>의 홍희원  "평소에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살펴보기 좋아한다. 평소에 사람들을 많이 관찰하면 나중에 배역을 맡았을 때 배역에 맞는 사람이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되돌아보고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 <달을 품은 슈퍼맨>의 홍희원 "평소에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살펴보기 좋아한다. 평소에 사람들을 많이 관찰하면 나중에 배역을 맡았을 때 배역에 맞는 사람이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되돌아보고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YD뮤지컬컴퍼니


- 남자배우도 노출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가령 상의를 벗는 식의 연기 동선에서 말이다. 평소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연기할 때만 몸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몸매를 항상 유지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모든 남자배우가 식스팩이 있다고는 하지만 배우라면 근육질의 정형화된 몸매보다는 작품에 맞게 때로는 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이번 작품에서 맡은 역할을 보니 배가 나온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을 정도다. 산책을 좋아하고 유산소운동을 즐긴다. 자연 속을 거닐다가 시를 즐겨 쓴다. 시가 좀 더 모이면 시집을 내보고 싶다(지금 홍희원은 36개의 산문시가 있다)."

- 시를 쓴다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시상을 떠올리는가.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라는 사계절에 산책할 때 그 계절에 맞는 심상이 떠오른다. 꽃 하나를 보더라도 그에 얽힌 과거 혹은 미래에 관해 떠오르는 심상을 휴대폰으로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음악을 들을 때에도 기쁘거나 슬픈 노래 속 멜로디의 심상을 놓치고 싶지 않다.

청계천을 산책할 때 어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미래에 경험하게 될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슬프기도 하지만, 나이 먹어서도 두 손 꼭 붙잡고 가는 두 분의 금실을 볼 때 사랑의 영원함도 보이더라. 이런 경험을 토대로 떠오르는 심상이 시를 쓸 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달을 품은 슈퍼맨>의 홍희원 "꽃 하나를 보더라도 그에 얽힌 과거 혹은 미래에 관해 떠오르는 심상을 휴대폰으로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음악을 들을 때에도 기쁘거나 슬픈 노래 속 멜로디의 심상을 놓치고 싶지 않다"

▲ <달을 품은 슈퍼맨>의 홍희원"꽃 하나를 보더라도 그에 얽힌 과거 혹은 미래에 관해 떠오르는 심상을 휴대폰으로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음악을 들을 때에도 기쁘거나 슬픈 노래 속 멜로디의 심상을 놓치고 싶지 않다"ⓒ 홍희원


- 정신지체 장애우 역할은 처음이다. 캐릭터를 잡는 데 있어 <말아톤>이나 <맨발의 기봉이>를 참고로 했는지 궁금하다.

"<말아톤>과 <아이 엠 샘> <길버트 그레이프>를 참고로 했지만 영화를 참고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실제 아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노는가 하는 몸짓과 손동작, 눈빛 등을 유심히 관찰하는 게 정신지체 장애를 연기한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보다 중요했다.

평소에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살펴보기 좋아한다. 사람들을 많이 관찰하면 나중에 배역을 맡았을 때 배역에 맞는 사람이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되돌아보고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 필모그래피를 보면 한 번도 라이선스 작품에 출연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창작물이다.

"라이선스를 기피하는 게 아님에도 이상하게 라이선스 작품에서 오디션을 보면 최종 오디션에서 낙마한다. 그런데 신기한 건 라이선스 작품에서 고배를 마시고 난 후 일주일이 채 안 돼 창작 작품에서 제의가 들어온다.

한 길이 막히면 다른 길이 열리는 신기한 경험을 여러 번 겪었다. 라이선스 작품이 주어진 대본과 노래에 배우가 맞춰가는 작업이라면 창작은 라이선스와는 반대다. 한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부모의 손길이 창작의 작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키워나가는 재미로 캐릭터를 키우고 연기할 때의 재미가 쏠쏠하다."  

- 창작물에만 도전하는 건 양날의 칼 아닌가. 하얗게 쌓인 눈길을 걷는 것처럼 캐릭터에 처음으로 배우의 색을 덧입힌다는 건 장점이겠지만 반대로 캐릭터를 임의로 해석할 수 있는 위험도 도사린다.

"아직 젊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초연작에 도전할 때의 두려움보다는 기쁨이 더 컸기에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 연기를 하다가 뮤지컬로 눈을 돌린 특별한 계기가 있나.

"창작초연물에만 출연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뮤지컬의 꿈을 갖게 된 건 라이선스 작품을 보면서다. 조승우의 <지킬 앤 하이드>를 보며 배우가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로도 감정선을 탁월하게 전달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노래로도 관객에게 감정선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배우가 감미로운 선율의 넘버를 부를 때 '내 길이 이것이구나' 하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드라마 <하얀 거짓말>에 출연도 하고 최근 광고도 찍었지만 저에게 가장 중요한 곳은 무대다. 무대를 바탕으로 기회가 되면 방송이나 광고로 영역을 넓히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인터뷰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예의가 깍듯하다.

"외아들이고,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살아가면서 인간으로 지켜야 할 예절들을 어머니를 통해 많이 보고 배우고 느꼈다. 이러한 품성이 몸에 배면서 그런 게 아닐까."

<달을 품은 슈퍼맨>의 홍희원 "라이선스 작품이 주어진 대본과 노래에 배우가 맞춰가는 작업이라면 창작은 라이선스와는 반대다. 한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부모의 손길이 창작의 작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 <달을 품은 슈퍼맨>의 홍희원"라이선스 작품이 주어진 대본과 노래에 배우가 맞춰가는 작업이라면 창작은 라이선스와는 반대다. 한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부모의 손길이 창작의 작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홍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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