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탑밴드 시즌1의 결과가 뒤늦게 터지고 있다. 톡식의 데뷔, 브로큰발렌타인의 정규1집발매, 게이트플라워즈 1집 발매 등등 음악적 결과물이 인디씬에서 발산되고 있다. 허나 다른 뮤지션보다 필자가 굉장히 기다렸던 뮤지션은 준우승자 POE였다. 그들의 음악은 여타 다른 뮤지션들보다 확실히 우리나라에 없던 그야말로 인디를 표방하고 있었으며, 음악도 확실히 독특한 싸이키델릭 장르였다.

그러한 테마의 중심이였던 물렁곈이 POE가 아닌, 자신의 이름 물렁곈으로 정규1집을 발매했다. 탑밴드 시즌1때 POE의 코치였던 남궁연씨가 이번에는 프로듀싱까지 맡았으며 들국화의 보컬 전인권씨가 "영혼을 만져준다"라는 칭찬을 했다. 과연 그녀는 탑밴드 시즌1 준우승뒤에 어떠한 음악적 결과물을 들고 우리곁에 찾아왔는지 궁금했다.

물렁곈 물렁곈

▲ 물렁곈 물렁곈 ⓒ 손성준


조금 더 사그러 뜨리고, 터뜨릴줄 아는, 사람들을 끌어당길수 있는 노련함을 얻은것같은 앨범이였다. 밴드 POE의 'Burnout'이 프로듀싱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약간 불안했다면, 이번 1집은 프로듀싱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정교하게 자신이 원했던 싸이키델릭 장르를 선보인것같았다. 전 앨범에 수록한 곡인 'Paper Cup'을 '둘이서'라는 이름으로 고치며, 뒷부분 후렴을 다시 고쳤다. 'Fall'도 프로듀싱적으로 좀 더 간결하고 안정된 수정을 하였다. 프로듀서인 남궁연의 실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였다.

사실 듣다보면 후렴구의 어떤 절규라던지, 음악 초반에 지루할수 있는 우울함은 물렁곈에게는 무기일수도 있고, 약점일수도 있다. 싸이키델릭이란 장르가 우리나라에서는 대중화되지않았고, 그렇다보니 물렁곈의 음악을 이해하는 대중의 수도 적다. 하지만 분명 싸이키델릭의 지루함은 그녀의 목소리와 가사가 충분히 완화시켜준다.

물렁곈의 가사는 특이할뿐만 아니라, 굉장히 중독적이다. 시나위의 신대철은 탑밴드 시즌1때 준결승전을 보고 문득 POE의 노래를 불렀다고 할정도였다. 그녀의 음악은 처음 접했을때와 다가가기는 힘들수도 있지만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올수 없을정도로 그녀의 음악은 중독성 그자체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에서 싸이키델릭장르를 가진 뮤지션은 몇없지만, 그녀는 존재감이 뚜렷하다. 일반대중에겐 전혀 안 알려진, 무명의 가수겠지만, 아는 사람들은 인정할만한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녀의 음악을 최대한 곱씹어 들어보면 그녀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수 있지않을까 그렇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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