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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기자들의 리뷰나 주장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반론도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2012년 대한민국,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SBS < K팝 스타 시즌2 >는 14.6%(2012년 12월 9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할 정도로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작품성의 측면에서 고찰한 글이 많지만 저는 실제 < K팝 스타 시즌2 >를 좋아하는 주변 친구들의 입장에서 방송을 분석해보았습니다.

가수 지망생·취업 준비생이 < K팝 스타 시즌2 > 보는 이유

 지난 6일 방송된 SBS < K-POP 스타2 >의 한 장면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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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 중에는 노래하는 것이 좋아서 가수를 꿈꾸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중에 몇몇은 국내 실용음악계에서 손꼽히는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몇 년째 주목하는 친구는 따로 있습니다. 그녀는 노래의 맥락을 잘 해석하여,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게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친구는 4년째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로에게 인정받는 가수가 뒤기란 대중이 원하는 가수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녀는 < K팝 스타 시즌2 >가 보석과도 같다고 말합니다. 현직에서 종사하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간접적으로나마 텔레비전을 통해 배운다고 합니다. 프로의 세계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를 말입니다. 그녀가 < K팝 스타 시즌2 >에서 읽은 프로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천재가 아닌 이상 굴욕을 참아야 하고, 냉정한 프로의 현실적인 조언을 잘 들어야 하고, 많은 시간을 버텨야 한답니다. 그래도 그녀는 프로 가수가 되겠답니다. 그래서 매주 < K팝 스타 시즌2 >를 챙겨봅니다.

며칠 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LG전자에 최종합격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전화기를 붙잡고 울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힘겨운 싸움을 했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미국 어학연수 1년 만에 700점이었던 토익 점수를 950점 이상으로 만들었는데, 자기는 가정 형편상 어학연수를 가지 못해 무려 7개월 동안이나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방대를 졸업해, 서류전형을 뚫기도 어려웠는데 그나마 자기소개서를 수십 번 고쳐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그가 어제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 K팝 스타 시즌2 >를 보았는데, 특별히 참가자 성수진씨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했습니다. < K팝 스타 시즌1 >에 이어, 시즌2에서도 심사위원 박진영씨의 벽을 끝내 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쓰럽다고 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나는 왜 졸업한 지 2년이 지나도록 프로의 세계에 들어가지 못할까? 나는 언제쯤 아르바이트 생활에서 벗어나 세상 사람에게 인정받는 직장인이 될 수 있을까?"하고 자신을 자책했던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도 매주 < K팝 스타 시즌2 >를 챙겨보아야겠다고 했습니다. 성수진씨가 프로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언젠가는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마치 제 일처럼 흥분했습니다. 

프로의 기준이 한 사람을 단정짓는 순간, 피할 수 없는 한계

< K팝 스타 시즌2 >의 시청자들은 누구일까요? 위의 두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현직 프로 가수보다는 프로 가수가 되기를 '원하는' 친구들이 훨씬 더 주의 깊게 방송을 지켜볼 것입니다. 꼭 꿈이 가수가 아니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각 분야에서 아마추어 꼬리표를 떼고 프로의 세계로 입성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은 참가자의 탈락과 합격에 감정을 이입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 K팝 스타 시즌2 >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피고용자, 그리고 젊은 세대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들에게 < K팝 스타 시즌2 >는 꿈이고, 희망일 것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타고난 천재 신지훈(피겨선수, 15)보다는 노력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는, 그러나 극적인 전개를 통해 최종 합격에 이를 가능성이 엿보이는 성수진씨가 꿈이고, 희망일 것입니다.

 지난 11월 SBS 'K팝스타' 시즌2의 제작발표회 당시 심사위원 보아·양현석·박진영의 모습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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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친구들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또 자신에게 충고하고 싶은 입장에서 저는 < K팝 스타 시즌2 >의 한계점도 짚고 싶습니다. 저는 성수진씨를 대하는 박진영씨를 보면서, 조금은 잔인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런 기분이 들었던 건 < K팝 스타 시즌1 >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실 속 자신의 아픔을 맛깔나게 가사에 녹였던 참가자 이승훈씨는 노래를 못한다는 이유로 끝끝내 박진영씨의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박진영씨는 그를 프로로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프로들이 정한 기준에 맞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이승훈씨가 결국 일류 기획사의 연습생으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솔직히 가수로 데뷔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텔레비전에 나오지 않는 지금도 여전히 그를 응원하는 팬 카페가 있습니다. 대중은 여전히 그의 삶과 철학을, 그의 가치관이 녹아있는 독특한 노래를 사랑합니다.

그런데도 아마추어 가수가 프로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 같은 대학생이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각종 공모전을 통해 프로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증명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프로가 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돈을 보장해주기 때문입니다. 꿈이라는 단어로 포장하고, 돈이라는 단어로 삶을 꾸려나가는 것입니다. 그게 단지 노래가 좋아 음악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는 23살 어린 청년만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 K팝 스타 시즌2 >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위 계급으로 살아가는 아마추어에게 프로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당연히' 힘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그 메시지가 우리에게 때로는 꿈과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힘든 인생을 사는 나도 언젠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이 방송에서는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힘든 과정을 거친 후 프로 가수가 되는 이들이 얼마나 되나요? 가슴으로 열렬히 원해도 프로 가수가 되지 못하는 것이 단지 개인의 문제일까요? 보다 근본적으로 이 사회는 왜 아마추어에게 프로가 되라고 강조하나요? 프로가 되기 위해 자기 일에 몰두하다가 잃어버리는 것은 없을까요? < K팝 스타 시즌2 >가 진정한 희망이 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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