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천해주 역의 배우 한지혜가 28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상큼한 미소를 짓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천해주 역의 배우 한지혜가 28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상큼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장장 38부작에 이르는 드라마를, 그것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성과와 함께 끝마쳤기 때문일까. MBC 주말특별기획 <메이퀸>을 끝내고 만난 배우 한지혜의 얼굴은 밝고 또 맑았다. 놀 거리가 많아진 요즘, 시청률 20%를 넘기기가 힘든 상황에서 자체최고시청률 26.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를 기록한 <메이퀸>의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았죠. 마지막까지 성공적인 결과로 끝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다들 기뻐하고 있을 거예요. 감독님과 작가님·제작사·스태프들, 그리고 배우들까지 이 드라마를 해서 손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메이퀸>은 MBC의 효자 프로그램이기도 했고,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큰 자신감과 기운을 불어넣어 준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 8월 제작발표회에서 '수도권 시청률 20%가 넘으면 김재원의 상의 탈의 장면을 공개하는 데 앞장서겠다'던 한지혜의 말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바쁜 촬영 탓에 불발된 공약 이행에 아쉬워할 법하다. 이를 두고 한지혜는 "다들 촬영하면서 '20% 넘으면 어떡하냐'며 '후덜덜'했다"며 "김재원은 (공약 때문에) 알몸 인형을 구하려고 노력했는데, 일정에 쫓기다 보니 못 구했다더라"며 웃었다. '흥행작'을 마친 덕에 한결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논란 많았던 <메이퀸>, 이제는 말할 수 있다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천해주 역의 배우 한지혜가 28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장도현이 빨리 몰락해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걸 해주가 도우면서 서서히 진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안 나와서 '아, 아예 안 나오려나보다'했거든요. 그런데 막판에 나왔죠." ⓒ 이정민


수 개월간 뛰고 구르며 한지혜는 드라마의 타이틀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뒤바뀐 운명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해양 전문가가 된다'는 줄거리에서, '역경'에 방점이 찍힌 탓이다. 그러나 한지혜는 되레 "안 해도 되는 건데, 너무 재밌어서 계속했다"며 "한번 뛰고 구르면 남들은 다 추워도 나는 안 춥더라"고 회상했다.

"대개 드라마에서 여자들은 지켜보기만 하잖아요. 지켜보다가 가끔 얼굴 표정만 촬영하는데, 되게 지루하거든요. 트럭 밑에 숨는 신 같은 것도 감독님은 '괜찮다'고 하시는데 굳이 제가 '그렇게 해야 드라마가 재밌다'며 땅바닥을 굴러 들어가서 숨고, 고생을 자처했죠. (웃음)"

이 과정에서 고생한 것은 비단 몸뿐만이 아니다.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친어머니를 찾고, '생물학적 아버지'가 장도현(이덕화 분)이라는 진실을 찾기까지 그가 연기했던 천해주는 마음고생도 톡톡히 했다. 그 과정에서 '막장' 논란도 일었다. 하지만 한지혜는 "배우는 제작진이 아니기 때문에 드라마의 전체적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배우가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면서 연기하면 진짜 드라마는 망가지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우가 한 회만 대충 연기해도 그 드라마는 망가져요. 물론 (실제 아버지가 장도현이라는) 이야기는 예전에 들었어요. 다만 스태프들도, 배우들도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했죠. 그래도 마지막에 시청률이 26%가 넘었다는 건 (시청자가)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는 것 아닐까요. (드라마가) 파급력이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막장) 논란에 죄송한 마음도 있어요. 그래도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그 신을 잘 표현하는 데 목표를 두는 거죠."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천해주 역의 배우 한지혜가 28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메이퀸> 마지막 회에서 강산과 천해주의 로맨스가 '폭발'했다. 이를 두고 한지혜도 "우리도 닭살스러워 '미치겠다' 했다"며 해명 아닌 해명을 내놓았다. "좀 더 빨리 나왔으면 재밌고 좋았을 텐데 말이죠. 아껴뒀던 걸 한번에 하느라 그렇게 된 거였어요. (웃음) 아쉽기도 해요. '두 사람이 사이 좋으때 미리 나왔으면 예뻤을 텐데' 하고요." ⓒ 이정민


그 와중에 강산(김재원 분)과의 로맨스는 <메이퀸>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한지혜가 "그게 감독님 나름의 유머"라고 설명한 '맥가이버'스러운 탈출신도, 마지막 회의 '나 잡아봐라~'같은 염장신도 모두 강산과의 호흡에서 생겨난 것이었다. 한지혜는 "해주가 괴로워만 하면 보는 사람들도 힘들었을 텐데, 강산과의 장면은 숨통을 틔워주는 것과 같았다"며 "실제로도 김재원은 연기하기 좋은 파트너였다"고 평했다.

"출퇴근하는 게 아니라 4개월을 매일 같이 살다시피 했잖아요. 그러다 보면 촬영한 장면이나 장소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고, 토론하다가 길어질 수도 있고, 피곤한 상태에서 대본을 외워서 연기만 하루 종일 하면 지쳐서 짜증이 날 수도 있고…. 서로 배려하다가도 욱할 때도 있고 그랬죠. (웃음)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한 팀이고, 지지고 볶으며 함께 하니까 재밌더라고요. 김재원은 워낙 독특해요. 스스로 '나는 간디야, 평화주의자야' 하는데, 남자 배우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기가 힘들거든요. (웃음) 의리가 있었던 사람이죠."

"2013년엔 세 작품쯤 하고 싶다...'한류' 파트너 덕도 같이?"

밤샘 촬영 끝에 카메라 감독이 '인상이라도 써야 촬영이 끝나는데 왜 안 그러냐'고 타박했을 정도로, 한지혜는 <메이퀸>에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한지혜는 "해주로서 현장의 중심에 항상 있어야 했다"며 "무엇보다 촬영 전 준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고, 분발하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비록 "작가님과 감독님이 보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공감대를 자아냈다"며 공을 돌리는 한지혜지만, <메이퀸>은 그의 필모그래피에 의미 있는 작품이 됐다.

'하미모'('하나님을 사랑하는 미인들의 모임'이라는 뜻의 연예인 친목 모임) 속에서 만난 배우들의 격려도 힘이 됐다. <마의>의 유선은 "배우로서 너무 좋은 시기니 즐기라"는, <무자식 상팔자>의 엄지원은 "한지혜라는 배우에게 포인트를 주는 작품인 건 분명하다"는 응원의 말을 남겼다. 영화 <26년>의 한혜진도 "엄마가 <메이퀸> 팬이다"라며 "너무 잘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천해주 역의 배우 한지혜가 28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떤 분은 '해주는 요즘 어떻게 지내냐, 아버지가 눈앞에서 돌아가셨는데'라며 안위를 걱정해 주시더래요. (웃음) 그런데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니 재밌게 봐주셨으면 그걸로 좋은 것 같아요. 이덕화 선생님도 잘 살고 계세요! (웃음)" ⓒ 이정민


"대중과 관계자들에게 '한지혜라는 배우가 작품을 이끌어갈 수 있구나' 하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 됐죠. 다음 작품을 하는 데 힘이 되는 작품이 되기도 했고요. 또 여자가 (드라마) 제목이 되는 드라마가 많이 없거든요. 그런 작품을 한 데다, 인기도 많았고, 그 역할을 잘 완주하며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게 앞으로 배우로 생활하는 데 큰 재산이 된 것 같아요."

결혼 이후 <메이퀸>으로 일종의 터닝 포인트를 맞은 만큼, 2013년의 목표도 야심차다. "욕심 같아서는 한 세 작품쯤은 하고 싶다"는 한지혜에게 '2013년이니 3작품에 출연해 시청률 30%를 넘기시라'는 농담을 건네자, 대번 "그럴까요?"라며 시원한 웃음을 보였다. 그러잖아도 동석한 소속사 대표에게 "잊을만하면 문자를 보내 '어서 작품을 확정지으라'며 독촉한다"는 한지혜다.

"나름 아역 부분을 보면서 '빈티지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하게 가야지'하고 생각했는데, 의상을 보신 감독님께서 안 된다면서 무조건 찢어지고 기름 묻은 옷만 입으라고 하시는 바람에 일부러 옷에 구멍도 내고 검은 칠을 해서 입었어요. 나중에 취직하고 나서도 좀 더 예쁘게 하고 나오고 싶었는데 제지당했고요. 그래서 '이번엔 비주얼을 포기하자'하고 내려놨죠. (웃음)

이제 다음 작품에서 한을 풀고자 좀 예쁜 역할을 해 보고 싶어요. 패션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2013년에는 진짜 좋은 모습으로 올해 사랑받은 걸 보답하고 싶고, 연기의 한을 풀어보고 싶어요. 늘 주인공만 할 수는 없으니 작품도 재밌고, 캐릭터도 재밌다면 좋겠죠. 배우가 작업을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함께 하는 분들도 중요하고요. 파트너도 잘 만나야 해요. 덕을 볼 수 있으니까요. '한류 배우다' 하면 그 덕에 함께…? 하하하!"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천해주 역의 배우 한지혜가 28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차가운 바닥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미소를 지으며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에서 천해주 역의 배우 한지혜가 28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차가운 바닥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미소를 지으며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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