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 경쟁이 치열합니다. 전북과 부영, 수원과 KT 모두 10구단 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전북의 '전국 야구'론과 수원의 '시장경제'론이 맞붙으면서 대한민국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무엇이 옳으냐를 두고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수원시가 내세우는 '인구론', 정말 합당한가?

수원시는 프로야구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많은 인구가 있어야 흥행이 가능하다는 일명 '인구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수원이 주장하는 내용은 수원시 인구가 115만 명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반면 전북은 4개 도시(전주, 익산, 군산, 완주) 연합해야 130만 수준이라는 것이죠. 수원을 중심으로 한 '인구론' 지지여론은  "인구가 많아야 흥행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지 숫자로만 따지면 인구가 많은 것이 우월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많아야 구장에 오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라는 전제 때문이죠. 그러나 스포츠는 단지 인구수로만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구가 적어도 열정적인 곳이 있는 반면, 인구가 많아도 그 열기가 뜨겁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인구 수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긴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인구 수에 지역민들의 지지열기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 등을 더할 수 없다면 인구 수는 그저 허울 좋은 숫자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인구론'에 대해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수원 야구팬의 대부분이 신생구단을 응원하고 그들의 팬이 될까요? 혹시 이미 4개나 되는 인근 지역의 수도권 팀들을 지지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렇다면 막상 수원 연고팀이 생겨도 '진짜 팬'은 많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수원시는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다는 부분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연결되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수원경기장을 찾아올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러나 역설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수한 교통 인프라가 수원시에 야구팬을 끌어올 수도 있겠지만, 이미 수도권 4개 구단에 수원시민들을 팬으로 빼앗긴 것은 아닐까요? 지금이라도 지하철을 타고 넥센을, SK를, 두산을, LG를 응원하고 있는 팬들이 많은 것은 아닐까요?

물론 전북도 같은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전북은 기아타이거즈가 있죠. 쌍방울 레이더스 이전과 이후 모두 전라남북도를 기아타이거즈가 커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기아는 한 개팀에 불과합니다. 경기를 보러 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수원시의 주장처럼 '수도권에 쉽게 지하철로 닿을 수 있어' 다른 네 개 팀의 경기를 볼 수 있는 여건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수원과 전북 중 어느 지역 사람들이 이미 지지구단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을까요? 그리고 그들이 자기 지역 연고 구단이 생긴다고 해서 지지구단을 바꿀 의사는 얼마나 될까요? 궁금합니다.

아직 이와 관련한 어떠한 조사도 나온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합니다. 인구 수에 있어 수원과 전북이 차이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각 지역의 시민들이 이미 지지구단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지지하는지, 그리고 그 지지를 지역 연고구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 인구 수만 가지고 주장하는 '인구론'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신생 10구단의 성패는 결국 '지지열기'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새로 창단될 10구단의 성패는 연고지 시민들의 '지지열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북이건 수원이건 후발주자인 탓에 이미 십수년을 앞서간 기존 구단들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두 지역 모두 지금은 연고팀이 없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시민들은 이미 마음속에 지지구단을 품고 있었을 것이고, 응원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리느냐하는 것입니다. 뜨거운 지지열기는 그들의 마음을 새로 탄생할 연고팀에게 돌릴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전북은 그 뜨거운 '지지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북은 얼마전 열린 '부영-전북 10구단 창단 선포식'에서 미국 세인트 루이스의 사례를 들어 인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일부에서는 '30만'이라는 인구 수에 포커스를 맞추기도 하지만, 여기서 나온 중요한 메시지는 프로야구 10구단의 성패는 인구 수를 넘어 지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 열기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물며 전북은 30만을 넘어 180만에 달합니다. 네 곳이 공동으로 유치 신청을 냈지만, 이들 지역은 모두 30분~1시간 거리에 있을만큼 가깝습니다.

프로야구, 그것은 열정을 먹고 자라는 스포츠입니다. 선수들의 열정과 관중들의 열정이 어우러져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모기업으로 나선 부영그룹과 KT 모두 재계 30위안에 드는 대기업입니다. 부영그룹은 부채비율 100% 미만의 초우량기업이지요. 모기업의 건전성은 이제 비교 대상을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준비했고, 얼마나 지역에 잘 뿌리내리면서 성공할 수 있느냐입니다.

전북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북의 야구팬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쌍방울 이후 12년간 쌓아온 야구팀의 한을 가슴 한켠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과거를 넘어서는 뜨거운 무언가를 꺼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 전북을 응원합니다. 프로야구10구단 국민캠프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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