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있던 12월 18일, 전라북도청에서 김완주 지사를 만났다. 프로야구 제 10구단 창단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서였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에 10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한 지역은 두 곳이다. 통신기업 KT를 창단주체로 내세운 경기도 수원시, 그리고 건설기업 부영과 손을 잡은 전북 4개 시군 연합(전주시, 군산시, 익산시, 완주군)이다. 그 전북 4개 시군을 이끌고 있는 것이 김완주 전북 지사다.

경기도 수원이 내세우는 것은 115만에 이르는 인구와 자산총액기준 재계 서열 14위 KT의 투자여력으로 집약할 수 있다. '흥행의 물적 조건' 면에서 전북보다 한 발 앞선다는 점에 경쟁력이 있다.

반면 전북 4개 시군이 내세우는 것은 '지역균형론', 즉 서울에만 3개 구단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비롯해 인천의 SK와 더불어 10구단마저 수원으로 간다면 10개 구단 중 절반이 수도권에 편중되는 결과가 된다. 그렇게 되면 전체 국민의 '즐길 권리'를 제약하게 될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흥행의 전국화를 저해하게 된다는 논리다.

여기까지는 '공개된 패'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각각이 일리가 있다는 점도 서로 부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문제는 서로 지적받는 약점에 대한 대안을 얼마나 꼼꼼하게 내세우느냐, 그리고 상대편이 대체할 수 없는 독특한 장점을 내세울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창단 작업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창단 후 다양한 지원을 담당해줘야 할 광역단체장의 의지, 그리고 야구에 대한 열정은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유치 경쟁 속에 나열되고 있는 여러 가지 약속들이 어느만큼 지켜질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신뢰도'를 가늠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도 도지사실은 분주했다. 도청 앞에는 한 무리의 시위대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지사실 안팎으로는 도내 관계자들이 드나들며 회의 준비에 분주했다. 그리고 도청 각 부서 공무원들은 차트와 자료들을 연신 들이고 또 실어냈다. 약속시간을 이십 여 분 넘기고서야 간신히 인터뷰 차례가 돌아왔다.

10구단 창단 작업에 관해서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인터뷰에 응했고 다양한 채널로 입장을 밝혀온 터였다. 물론 그 입장들은 '어떻게' 10구단을 만들고, 그와 관련된 부담들을 감당할 것인가와 연관된 이야기들이었다. 해온 이야기를 거듭 묻고 답하는 것은 서로 피곤한 일이고, 읽는 이에게도 곤혹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에서는 '어떻게?'보다는 '왜?'라는 질문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음은 그날 대화의 시작부터 끝까지다.

전북에 10구단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

김완주 전북지사 김완주 전북지사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에 나선 이유과 계획을 밝히고 있다

▲ 김완주 전북지사김완주 전북지사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에 나선 이유과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전라북도청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 현안으로 분주하신데, 야구 이야기로 지사님 시간을 너무 많이 뺏는 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지금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작업이 도내 가장 큰 현안 중의 하나입니다. 이렇게 멀리 와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전북 4개 시군이 각각 어떤 점에서 강점이 있는지는 이제 거의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지사님께 전북이 10구단을 유치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계신지, 그런 진솔한 말씀을 좀 듣고 싶어서 왔습니다.
"좋습니다. 며칠 전 서울에서 10구단 창단 선포식을 하면서도 언론들을 상대로 여러 가지 설명을 했고, 또 여러가지 자료들도 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좀 부담 없이 속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지요."

-감사합니다. 역시 가장 궁금한 건, 우선 지사님께서 전북에 10구단을 유치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전북 도민들이 원하기 때문이죠. 한 2년 전 조사입니다만, 해마다 우리 전북 지역에서 야구를 보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분들이 한 1700명 정도가 된다고 해요. 지역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를 않으니까, 멀리 서울까지 몇 시간씩 걸려서 야구를 보러 가는 거죠.

2009년부터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가 군산에서 몇 차례씩 열리게 됐는데, 경기가 열리는 날 군산 야구장에서 젊은이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우리도 야구팀 하나 갖자'는 거예요. 우리도 야구팀 하나 가지고 경기 좀 보게 해달라고. '우리가 꼭 기아 야구를 응원해야 하느냐. 우리 팀을 응원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기아 야구도 좋고, 일년에 몇 경기 밖에 안 열리는 것도 좋은데, 그나마 좀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분들도 계시고요.

아시겠지만 군산에서 모처럼 경기가 열리면 일찌감치 매진이 돼 버려서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여론조사를 해보면, 도민의 약 87% 정도가 프로야구단 유치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계신 걸로 나와요.

특히 우리 지역에는 예전에 쌍방울 레이더스라는 팀이 있었잖아요. 그게 부도가 나서 사라지고 10년 이상 프로경기를 제대로 볼 수 없게 됐는데, 있던 게 없어지니까 도민들이 더 허탈해하고 있어요. 게다가 프로야구 700만 시대라고 하는데 우리만 야구가 없다는 상실감. 그런 게 10구단 창단에 대한 열망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열기가 있는데, 모른 체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런 일 하는 게 도지사 아니겠습니까?

사실 9구단 때는 저희가 잘 몰랐어요. 그게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그랬던 게 아니니까. 그래서 그때는 유치를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10구단만은 우리가 놓칠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역경제를 위해서도 10구단 유치는 필수'

-팬들의 열기와 바람이 가장 큰 이유라는 말씀은 너무 당연합니다. 하지만 조금 추상적인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도정을 하실 때 늘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와 근거를 가지고 일을 추진하실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통해 전라북도가 얻을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효과는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도정의 1번 과제가 바로 일자리입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전북지역 안에서는 군산이 기업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곳에 1류 기업이 들어와 있는 데도, 이직률이 높다는 게 기업들의 고민입니다. 고급인력들을 뽑아서 데리고 와도 이직률이 너무 높아서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늘 얘기하는 거예요. 1년을 채 못 버티고 떠나는 인력들이 많아요.

그래서 한 번 이직자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봉급도 좋고 전망도 좋다는 거예요. 그런데 왜 떠나느냐고 그랬더니, 거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아이들 교육 문제가 한 가지고, 또 하나는 사는 재미가 없다는 거예요. 막막하고 삭막하다. 봉급 받아서 밥만 먹는다고 살 수가 있는가. 주말이면 야구도 보러 가고 애인하고 닭고기도 먹고 소주도 한 잔 하는 게 사는 동네지, 어떻게 딱 갇혀서 일만 하고 돈만 벌면서 살 수가 있느냐는 거죠. 그게 중요한 이직 사유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지역 경제를 위해서도 이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우수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기업도 떠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말이죠. 결국 그들이 말하는 '사는 재미'라는 게 결국 삶의 질인데, 그걸 개선하려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도(道)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문화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다른 문화는 좀 개별적일 수 있거든요. 좋은 오디오를 사고, 좋은 TV 사고, 그래서 좋은 음반이나 DVD 보고, 또 책도 사서 읽고하면서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면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스포츠만은 그럴 수가 없잖아요. 보고,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지자체가 만들어드리지 않으면 개인적으로는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10구단을 꼭 유치해서 삶의 질을 높이고, 그럼으로써 우리 지역의 일자리를 지키고 더 늘려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단순히 계산되는 매출 같은 가시적인 부분이 아니라 '삶의 질'이라는 근본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신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10구단 창단작업에 대해서는 도민들의 지지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분들의 지지도 필요할 텐데요. 말씀하신 부분이 전북을 넘어서 전체 야구계, 그리고 전국적인 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는 면도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우리 전라북도가 10구단을 창단하면서 야구계 전체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우리 전북 도민들의 야구사랑이 남다르거든요. 우리 도내의 군산상고가 1972년에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에서 부산고에 역전우승을 하면서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게 된 사건이 야구열기가 전국화 한 계기였습니다. 그 군산상고가 해태 타이거즈라는 팀의 모태가 돼서 프로야구의 한 시대를 풍미하기도 했고요.

마찬가지로 우리 전북이 다시 팀을 가지고 좋은 성적을 낸다면, 전북 도민들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500만에 달하는 우리 전북 향우분들에게까지 열기가 확산이 될 겁니다. 해마다 고향을 방문하시는 향우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 야구 얘기를 많이 하시거든요. 그분들이 각자 대구, 부산에서 삼성, 롯데 응원하시고 그러는데, 그분들이 늘 우리 것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삼성, 롯데, 또 기아를 응원하면서도 좀 더 욕심이 난다고 말이죠.

그런 점에서 프로야구 전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지역이 전북이라고 봅니다. 전반적인 관중 증가에 기여할 수 있어요."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역전의 명수라는 멋진 별명을 가진 호남 전통의 명문 군산상고. 군산상고의 역전의 명수 신화는 야구열기가 전국화하는 결정적인 계기였고, 동시에 지역연고제 기반의 프로야구가 출범할 수 있게 해준 바탕이었다. 전라북도는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통해 군산상고 신화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역전의 명수라는 멋진 별명을 가진 호남 전통의 명문 군산상고. 군산상고의 역전의 명수 신화는 야구열기가 전국화하는 결정적인 계기였고, 동시에 지역연고제 기반의 프로야구가 출범할 수 있게 해준 바탕이었다. 전라북도는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통해 군산상고 신화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군산상고


"스포츠에 가장 중요한 건 성적"

-10구단 창단을 준비하면서 다른 구단들, 또는 다른 지역들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런 연구 결과 이런 점을 개선해야겠다고 마음먹으신 부분이 있을까요?
"정보화시대 아니겠습니까? 야구장에 대한 정보를 잘 제공해줬으면 좋겠어요. 팬들이 항상 집에서도 경기장이나 팀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말이죠. 또 선수들에 대한 개별적인 관심도 많은 것 같아요. 팬들이 관심을 가지는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많이 제공해서, 확실히 밀착되는 팬서비스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약 10여 년 전까지, 쌍방울 레이더스라는 팀이 10여 년 간 전북 지역을 연고로 활동했었습니다. 그 유산이 10구단 창단작업의 힘도 되겠지만 그 당시 관중 유치에 크게 성공적이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분석하고 반성해야 할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도 쌍방울 레이더스 경기를 많이 보러 갔었는데, 무엇보다도 기업의 재정이 튼튼하지 못했고, 그래서 좋은 선수들을 뽑아오지 못해서 성적을 내지 못했어요. 스포츠 팀에 있어서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성적입니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성공하기는 어려워요. 그런 점에서 탄탄한 재정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또 사실 제가 워낙 스포츠를 좋아해서 프로농구팀도 유치를 해왔고, 또 프로축구팀도 보유하고 있어요. 농구도 그렇지만 특히 우리 전북의 축구팀은 전국에서 입장객 수가 두번째로 많아요. 물론 농구나 축구나 성적이 좋기 때문이죠. 어떻게든 우수한 선수를 많이 스카우트해야 한다고 봅니다. 꼭 상위권의 구단으로 가게 함으로써 사랑을 받는 팀으로 만들겠습니다. "

-물론 선수선발은 구단 몫이긴 합니다만,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전급 선수들을 선발하고 기용하는 것은 구단과 감독이 해야 할 일이죠. 하지만 일단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선수선발의 풀이 풍성해지면 전력이 강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현재 우리 전북에 군산상고와 전주고가 있어요. 정읍에 고교팀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또 원광대, 호원대, 군장대, 한일장신대 외에 우석대에도 야구팀이 생겼죠. 또 여러 학교에 야구팀 창단을 독려하고 있어요. 우리 전북이 인구는 많지 않지만 선수층이 상당히 두터워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을 길러내면 강한 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야구부를 많이 창단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역시 야구인프라를 어떻게 갖추느냐 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 예산 문제와도 연결이 될 텐데요. 아까 말씀하신대로 도민의 87%가 10구단 유치에 찬성한다면 반대를 하신 13%의 도민들은 아마 무리한 지출에 대한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10구단 창단에 반대하시는 분들은, 재정 문제보다는 축구나 농구 열혈팬분들인데 아무래도 야구단이 만들어지면 축구나 농구에 대한 지원이 줄지 않을까 걱정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어쨌든 10구단이 창단된다면 시설의 부분에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 야구장은 전주, 군산, 익산, 완주의 한가운데인 전주 반월동에 2만 5천 석 규모로 짓게 되고요. 또 기숙사, 연습장도 짓습니다. 그 외에 익산에 국가대표훈련장을 2군에서 활용할 수 있고, 군산야구장도 1만 석을 증설하게 됩니다. 이렇게 큰 구장을 많이 가진 지역이 많지 않아요.

그 외에도 동네별로도, 동 단위마다 야구장을 지어서 전체적으로 야구 붐을 일으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2만 5000석 야구장을 짓는데 1100억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그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저희 도의 가용재원 안에 있습니다. 또 교통이라든가, 이런 부분도 좀 확충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시내버스가 9시까지는 활발히 다니는데, 그 이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죠. 야구경기가 아무래도 늦게 끝나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버스 업체들과 협의해서 특별노선을 순환시키는 등의 대안을 생각중입니다."

"야구가 바로 미국의 원동력... 동 단위 야구장 만들 것"

-새 야구장이 어떻게 지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가서 보고 느낀 것은, 인구는 30만 뿐이지만 성공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고, 월드시리즈 우승도 하거든요. 그것은 무엇보다도 지역 주민들의 야구에 대한 열기가 엄청나다. 그리고 시설이 아주 좋다는 점이었어요. 시민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잘 돼있더라고요. 야구장 전체가 파티장처럼, 지인들과 담소도 하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꾸며져 있어요.

만족도가 높은 구장을 지어놓고 그 구장에서 주민들이 즐기면서 야구를 열렬히 사랑하게 만드는, 그런 곳을 우리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런 경기장을 보고 와서 군산구장을 보니까 너무 우리가 열악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60년대에 획일적으로 지어진 공설운동장의 삭막함을 탈피해서 멋있고 즐길 수 있는 경기장을 짓겠습니다.

제가 야구장 전문가가 아니어서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최대한 많이 둘러보고 참고해서, 한 번 오시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야구장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말씀 중에 동 단위마다 야구장을 지어서 야구열기를 일으키겠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그런 구상을 하신 계기도 좀 듣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하실지 궁금합니다.
"작은 야구장은 저의 꿈이기도 합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데요. 제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 돌아오는 비행기 표까지 끊어놨는데도 지도교수가 논문심사를 안 해줘서 두 번이 미뤄진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화가 나서 교수를 찾아갔는데, 바빠서 그랬다고 사과를 하는 거예요. 푸트만이라고, 유태인이었는데, 무슨 일로 그렇게 바쁘시냐고 했더니, '내가 우리 동네 1루심이야' 하는 거예요. 제 논문 심사를 해야 하는 날에 경기가 잡혀서, 심판을 보느라고 참석할 수가 없었다는 거죠.

그래서 그깟 1루심이 도대체 뭔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항의를 했더니,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면서 경기가 벌어지는 날 저를 경기장에 데려가시더라고요. 그런데 가서 보니까, 동네야구라서 우습게 봤더니, '이게 미국이 강한 원동력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동네 사람들이 전부 햄버거 싸들고 와서 응원을 하고, 또 끝나면 가족들끼리 어울려서 같이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어울리는 걸 보면서 아주 복잡한 다인종 사회이면서도 전국민이 화합하고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저런 것이 미국의 힘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감동적이었어요. 그리고 그 교수님이 '내가 대대로 1루심인데, 이런 자리인데 그걸 어떻게 못한다고 하는가' 하시는데, 제가 인정을 했어요.

제가 그 뒤에 돌아와서 전주시장을 하면서 동네별 리그를 만들었고, 생활체육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도시를 만들었어요. 그런 것처럼, 야구도 10구단도 중요하지만, 기본은 동네리그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우리 전북의 각 동네에서 형성된 야구열기가 프로야구를 통해서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아까 말씀하신, 군산의 기업들에서 자꾸 떠나가는 인력들도 동네야구 심판을 하기 위해 떠날 수 없다고 생각할 만한 곳이 되게끔 만든다면, 인력유출도 막을 수 있겠군요. 그런데 난감한 건, 야구라는 운동이 축구나 다른 운동과 달리 배타적으로 공간을 써야 한다는 점이거든요. 딱 야구를 위한 공간, 야구장을 따로 갖추어야 한다는 얘긴데, 말씀하신 동 단위의 동네 야구장들을 완비하는 것은 어느 정도 기간으로 보고 추진하시는지요.
" 저는 5년 내에 완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시군별로 경쟁을 붙여서 가속화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동네 야구장이 겉보기에도 거창하고 근사한 그런 시설일 수는 없죠. 기본적인 시설을 갖추고, 그물망 쳐서 안전대책을 세우고, 또 관중석 대신 가족들은 돗자리를 깔고 관람할 수 있는, 그런 야구장이죠.

이 문제는 시골은 비교적 쉽고, 도심은 조금 어려운데, 도심은 하천부지를 주로 활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군 단위에 하나 정도씩은 제대로 된, 대회를 열 수 있는 야구장을 만듭니다. 그리고 도 단위에는 25000석 야구장을 갖추는 것이고요. 저는 프로야구 10구단 유치가 꼭 된다고 믿지만, 혹시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건 추진을 합니다."

 전라북도청 도지사실에서 김완주 지사를 만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작업에 나선 이유와 계획을 들었다.

전라북도청 도지사실에서 김완주 지사를 만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작업에 나선 이유와 계획을 들었다.ⓒ 전라북도청


-작년 겨울에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원더스가 창단하고 곧바로 이곳 전주에 와서 첫 동계훈련을 치렀었죠. 그 고양원더스 창단을 계기로 야구계의 일자리 창출, 또는 야구선수들 중에서 프로로 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재도전의 기회 부여 등이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일자리를 지키는 생활문화의 차원도 중요하지만, 야구인들에게 일자리를 열어줄 수 있는 차원의 고려도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작년에 고양 원더스가 훈련할 때 가봤습니다. 가서 김성근 감독님도 만나 뵈었는데. 우리 전북의 경우에 실업팀이라든가, 독립구단이라든가, 아직 그런 움직임은 없습니다만 직장팀에서 대회를 한다거나 하면서 지원을 요청해서 지원을 해드리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 직장팀이나 사회인팀이 많이 늘어나고 야구시합을 많이 하면서 심판이라든가, 기록원이라든가, 또 지도자라든가 많은 인력들을 필요로 하게 됐죠.

그런 분들에게 소득보장도 해주고, 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그런 기획을 하는 코디네이터를 시군에 한 명씩 배치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문제는 도청보다도 각 동네에서 기획을 잘 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주 같은 도시 지역의 경우에 사회인 야구 하시는 분들이 야구장 부족을 많이 호소하시거든요. 주말에는 완주군까지 가야 경기를 할 수 있어요.

경기장을 많이 확충하고, 그래서 많은 경기가 이루어지도록 지원을 하면 그렇게 야구계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분들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지사님 예전부터 개인적으로 좋아하셨던 야구선수가 있으신가요?
"뭐 예전에 한국 야구계를 주름잡았던 김봉연, 김성한, 김준환 선수. 이런 분들이 다 우리 전북 출신 선수들 아니겠습니까? 좋아했던 선수들이고, 또 지금 그 분들이 다 우리 10구단 추진위원회에 결합해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죠."

-오랜 시간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전북 지역의 10구단 창단 작업,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전라북도는 2015년까지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에 2만5천석 규모의 야구장을 지어 10구단에 25년간, 구장 부대사업권과 구장명칭사용권을 포함해 무상으로 임대하겠다고 밝혔다. 거기에 소요되는 비용 약 1100억 원 중 500억 원은 곧 철거할 옛 전주야구장 부지에 시행할 복합시설단지개발 수익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도비 300억 원과 시비(전주) 300억 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1차로 설계비 30억 원(도비와 시비 각 15억 원)은 이미 2013년 예산에 계상되어 있다.

그 외에 전주구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될 군산월명구장을 2014년까지 1만2000석, 1만5000석 규모로 단계적으로 증설하고 보수하는 데 다시 200여 억 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2군 훈련장으로 사용할 익산야구장 역시 1000석 규모의 관중석을 설치하기 위해 19억 원 규모의 보수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군산구장의 인조잔디, 펜스, 샤워장 보수와 익산구장의 조명탑 설치작업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그리고 프로야구단 유치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진행되는 동네야구장 건립사업에는 2014년까지 145억 원(도비 60.5억, 시비 84.5억)이 투입되며, 모두 21개의 야구장을 건설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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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관한 여러가지 글을 쓰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맛있는 추억'을 책으로 엮은 <맛있는 추억>(자인)을 비롯해서 청소년용 전기인 <장기려, 우리 곁에 살다 간 성자>, 80,90년대 프로야구 스타들의 이야기 '야구의 추억'도 <야구의 추억, 그의 141구는 아직 내 마음을 날고있다>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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