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R 톨킨의 아동 문학 <호빗>을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로 옮긴 <호빗: 뜻밖의 여정>은 총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다. <반지의 제왕>의 60년 전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프로도의 삼촌인 빌보 배긴스의 여정을 그린다.

J.R.R 톨킨의 아동 문학 <호빗>을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로 옮긴 <호빗: 뜻밖의 여정>은 총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다. <반지의 제왕>의 60년 전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프로도의 삼촌인 빌보 배긴스의 여정을 그린다. ⓒ 워너브러더스


이 거대한 이야기는 1930년 "땅에 난 구멍에 호빗이 살고 있었다"는 한 문장에서 시작됐다. 옥스퍼드 대학 교수였던 J.R.R 톨킨이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썼던 동화 <호빗>은 80여 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인들을 위한 영화로 재탄생했다.

영화 <호빗: 뜻밖의 여정>(이하 <호빗>)은 10년 전 톨킨의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영상으로 옮겼던 피터 잭슨 감독의 '남은 숙제' 같았던 영화다. 2006년 피터 잭슨이 <반지의 제왕>을 제작했던 할리우드 배급사 뉴라인시네마와 틀어지면서 이듬해 개봉 예정이었던 <호빗>의 제작은 무산됐었다. 당시 "누가 <호빗>을 만들든 행운을 빈다"고 했었던 피터 잭슨은 지난 1일 일본 기자회견에서 "사실 다른 감독이 찍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피터 잭슨이 아니면 절대 열지 못할 것 같았던 중간계의 문이 다시 열렸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먼저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톨킨이 먼저 쓴 건 <호빗>이다. 총 3부작 중 첫 번째인 <호빗: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2001)로부터 60년 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안 맥켈런은 <반지의 제왕>에 이어 <호빗> 시리즈에서도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 역을 맡았다.

이안 맥켈런은 <반지의 제왕>에 이어 <호빗> 시리즈에서도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 역을 맡았다. ⓒ 워너브러더스


<반지의 제왕>의 무게감은 덜고 경쾌해진 느낌

'여정'과 '원정'은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을 이룬다. <반지의 제왕>이 삼촌인 빌보 배긴스로부터 절대반지를 물려받은 프로도(엘리야 우드 분)의 숙명을 그렸다면, <호빗>은 빌보(마틴 프리먼 분)가 간달프의 제안으로 떠난 여정 중에 반지를 얻었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또, 반지 원정대에 곤도르의 왕이 되는 아라곤(비고 모텐슨 분)이 있다면, 이번에는 난쟁이들의 왕 소린(리차드 아미티지 분)이 있다. 소린이 이끄는 13명의 난쟁이족과 빌보 그리고 간달프는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에레보르 왕국을 되찾기 위해 떠난다.

자연히 <반지의 제왕>으로 구면인 캐릭터들은 오래 전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심지어 정면으로 마주보기 두려울 정도로 못생긴 오크마저!(피터 잭슨은 한국에서 '오크'가 무슨 뜻으로 쓰이는지 알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회색 마법사 간달프 역의 이안 맥켈런은 피터 잭슨의 말대로 그 자체가 된 듯하다. 영화 속 시점은 60년 전인데도 실제로는 10년 더 늙어 늘어난 주름이 아이러니하지만, 1939년생의 연로한 배우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간달프를 증명한 것은 감사한 일이다.

10년 전에는 불가능했던 장면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 역시 <호빗>에서 누릴 수 있는 장점이다. 특히 홀로 모션캡처 연기를 해야 했던 골룸 역의 앤디 서키스가 빌보 역의 마틴 프리먼과 함께 연기할 수 있게 되면서 좀 더 디테일한 연출이 가능해진 부분이 둘의 수수께끼 장면이다. <반지의 제왕> 당시에도 유명했던 골룸의 이중인격은 <호빗>에서도 빛을 발하는데, 실제로 기자시사에서 가장 큰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피터 잭슨은 골룸을 한국의 국민 캐릭터로 만든 개그우먼 조혜련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골룸!" J.R.R 톨킨의 아동문학을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화한 <호빗>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호빗: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의 60년 전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호빗> 속의 골룸은 60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반지의 제왕>때 보다 이빨이 더 남아 있고 피부도 탱탱한 편이다. ⓒ 워너브러더스


그러니까 <호빗>은 <반지의 제왕>을 본 관객들에게 더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 마치 '반지 원정대'와 평행우주처럼 닮아 있는 구성을 발견할 수 있고, 60년 후의 일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의 묘미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 반대로 프로도의 어깨를 짓누르던 숙명 대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정을 떠난 빌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반지의 제왕>보다 무게감은 덜고 유머를 곁들여 경쾌해진 느낌도 감지할 수 있다. 곧, <반지의 제왕>과는 또 다른 버전의 중간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것도 어색하지 않을 거란 얘기다.

다만 문제는 그 중간계의 문이 1년에 한 번씩 감질나게 열린다는 점. <호빗>은 오는 13일 국내 개봉하는 첫 번째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앞으로 2014년까지 총 세 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쩐지 다음 편이 나올 때마다 앞 편을 다시 보게 만드는 것도 감독의 치밀한 계획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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