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칼이 온다> 송지효의 애정도는? '100%'

영화 <자칼이 온다>에 대한 송지효의 애정은 지난해 첫 촬영부터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어느 화학공장에서 마약을 제조하는 설정에 송지효는 대역 없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액션을 소화했다. 코믹 액션 영화에 여배우가 대역 없이 거친 장면을 소화한다는 건 곧 영화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이 그만큼 크다는 말과도 같다.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부담은 없었단다. 주연이라지만 스스로가 끌고 간다기 보단 함께 등장하는 김재중·오달수·한상진과의 호흡이 중요했기 때문.

"코미디가 그렇게 만만한 장르가 아니거든요. 아직까진 전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달수 선배님, 한상진 선배님과 김재중 씨의 역할이 딱 분명했어요. 그것만 제대로 보여준다면 각 캐릭터의 에피소드가 잘 산다면 충분히 부담 없이 함께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한창 영화가 상영 중인 때의 인터뷰였다. 흥행 면에서 <자칼이 온다> 다소 고전하고 있었기에 아쉬움도 있었을 법했다. "결과는 관객들의 선택이라지만 영화의 선택과 촬영 과정에 대해서만큼은 후회도 없고, 최선을 다했다"며 송지효는 나름의 생각을 전했다.

"작품을 할 때마다 진심을 다해서 최선을 다하자고 각오해요. 이번엔 나름의 각오가 있긴 했죠. 나를 아예 내려놓고 해보자는 거였어요. 바로 전작이 사극이었고, 캐릭터 자체가 무겁고 셌잖아요. 그런 걸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순간엔가 몸을 움직이는 게 그리워졌어요. 맨날 말로 사람을 다스리기만 했잖아요(웃음). 몸으로 좀 뛰고 싶었죠."


<런닝맨>은 또 다른 나, 송지효의 인간적 매력은?

몸으로 뛴다는 면으로 보면 단연 SBS <런닝맨>이 압권이다. 송지효에게 평생 들어보지도 못할 숱한 별명을 안긴 바로 그 프로그램 말이다. '멍지효'에서 '에이스'까지 대중들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만큼 다양했다.

<런닝맨>을 통해 송지효는 크나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길을 지나가던 어린 아이들도 알아볼 정도니 말이다. 그만큼 자연인으로서의 자유로움도 사라졌단다. 외출의 빈도는 그만큼 줄어들었고, 대중들의 시선 또한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매주 일요일마다 이 방송이 나가다보니 그전까지 10년 가까이 작품을 하던 제 모습이 묻힐 만큼 인지도가 생겼어요. 배우로서 타격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도 계시지만 전 걱정이 없어요. 이 프로그램 하나만 하고 있다면 모를까 영화나 드라마 작품을 같이 하잖아요.

대중의 인지도가 생긴 걸 실감했을 때 하나의 프로가 큰 영향력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 물론 영화나 예능에서의 제 모습이 100%는 아니에요. 둘 다 다소 캐릭터화된 면이 있는 거죠. 물론 둘 다 제 모습이에요. 특히 <런닝맨>에선 제 생활 패턴이나 진심의 말이 나올 때가 많죠.

그런 방송에서의 제 모습을 실제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잖아요. 하지만 저 역시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있고, 일상에서 누군가와 진지한 얘기를 할 때도 있어요. 그런 순간에 갑자기 어떤 요청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쌀쌀맞아지기도 했어요. 이것 역시 제 모습인데 이해를 못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지금 내 모습, 과거 상상했던 건 아니지만...지금이 좋다"

대중적 인지도 상승이 자연인 송지효에게 부정적인 부분만 있는 건 아니었다. 사람들과 섞여 지내며 오히려 자신의 단점을 깎고 다듬을 수 있는 계기였단다. 2년 간 <런닝맨>을 하면서 송지효는 몹쓸 낯가림과 동시에 몹쓸 배려심이라는 극단적 성격이 깎이고 융화됐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영화 촬영과 예능을 같이 하면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질 때가 있었지만 그래도 <런닝맨>은 놓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힘들 때 사람들이 절 신경써주시는 모습에 죄송했거든요. 하하 오빠가 '너가 힘들어할까봐 우리가 더 신경 쓰려고 했어'라고 하셨거든요. 제가 예민하게 굴었던 게 너무 죄송했어요.

서로의 장단점을 보며 스며들듯 지내면서 많이 성숙해졌어요. 이젠 다른 사람을 만나 제가 느낀 경험을 전하고 싶어요. 연예인으로 생활하면서 나만의 자유로움이 없어진 건 사실이지만 이젠 그만큼 감사함이 커졌어요. 예전엔 모르고 스치고 지났던 부분들이 하나 둘 생각나면서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최근 송지효의 인생관은 정직과 최선이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해주는 소속사 식구들에게도, 함께 호흡을 맞추는 선후배들에게도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하곤 한단다.

"지금의 제 모습이 과거에 제가 생각했던 모습은 아닌데 너무 좋아요. 원래 전 소박하면서도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거든요. 지금에 와선 왜 그때 내가 이 시간이 오는 걸 두려워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보다 여유가 생겼다 랄까? 그래서 배우 활동에 대해서도 작품이나 캐릭터에 대한 욕심보단 작품 자체에 대한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마냥 현장이 좋았지만 이젠 제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표현에 대한 책임감이 생긴 거죠. 제가 가진 재능을 더 보여주면 결국 대중들에게 칭찬받으니까요. 예전엔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면 요즘은 제 역량을 좀 더 넓히고 그래서 조금 더 역량이 늘어난다면 그걸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알면알수록 진솔함이 묻어나는 배우 송지효였다. 순간의 소중함과 사람의 진심을 믿는 만큼 이후 그녀가 보일 새로운 모습을 내심 기대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