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2 메인포스터

서울독립영화제2012 메인포스터 ⓒ 서울독립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는 명실공히 한국독립영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왔다. 사뭇 거창하게 들린다고? 영화는 영화고, 사실은 사실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관객들에게 그 존재를 확인받고 사랑을 받아 온 많은 독립영화가 서독제를 거쳐 갔다는 사실은 독립영화인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바다.  

773편이란 최대규모의 예심을 거쳐 총 94편이 상영되는 올 서독제2012는 먼저 규모 확대가 눈에 띈다. 정부지원의 부활에 따라 상영관을 3개 관으로 늘렸고(압구정 CGV 2개 관과 인디스페이스), 총상금도 4천7백 만원에 달한다.

경쟁부문(단편 39편, 장편 10편)과 함께 '새로운 선택' 부문이 신설, 장․단편을 막론하고 가능성 있는 신예 감독의 작품들을 포진시켰다. 인디포럼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자영 감독의 <나의 교실>, 배우 윤은혜의 첫 연출작 <뜨개질> 등 10편이 상영된다. 조영각 집행위원장이 '거장의 귀환'이라 칭했던 기성작가들의 신작은 '특별 초청'에서 만나볼 수 있다.

부대행사도 내실 있게 마련됐다. 먼저 '응답하라 99%'란 주제로 진행되는 해외 프로그램에 맞춘 'SNS 민주주의는 가능한가'란 세미나가 눈에 띈다. 전 세계적인 민주화 바람에 도화선이 됐던 소셜네트위크 시대의 민주주의를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윤영도 연구교수 등과 함께 짚어 본다(12월 1일). 12월 4일엔 다음 정부와 맞게 될 앞으로 5년의 독립영화 정책을 점검하는 세미나도 마련됐다.

서독제만의 토크와 일일자원활동가도 특색 있다.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와 3호선 버터플라이를 이끄는 시인 성기완, 문화평론가 서동진과 <화차>의 변영주 감독는 각각 12월 3일과 4일, 6일 오후 8시에 특별한 '토크'를 나눈다. 더불어 <자가당착>의 김곡, 김석 감독, <친구사이>의 김조광수 감독, <종로의 기적>의 이혁상 감독, <밍크코트>의 신아가 감독 등이 일일자원활동가로 참석해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개막작 <거대한 대화>를 필두로 놓치면 서운할 추천작 12편

영화제의 주인공은 역시 '영화' 그 자체다. 서울독립영화제가 추천하는 영화들을 보면 2012년의 한국사회와 독립영화계의 경향이 보인다. 개막작 <거대한 대화>를 비롯해 조영각 집행위원장의 추천작 12편의 면면이 다채롭다.

먼저 개막작 <거대한 대화>는 대선을 앞둔 지금 야당 정치인들과 개혁적 인사들의 속내를 들여다 볼 좋은 기회다.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되는 이 영화는 <MB의 추억> <유신의 추억> 등을 잇는 본격 정치다큐멘터리로 벌써 각광을 모으고 있다. 조영각 집행위원장이 '강추'한 오멸 감독의 '지슬'은 제주와 '4.3'이란 묵직한 화두를 색다를 시각으로 조명한 문제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권효 감독의 <그리고 싶은 것>은 일본군 위안부 심달현 할머니에 대한 그림책을 만들기로 한 권윤덕 작가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위안부 문제의 새로운 접근은 물론 창작자의 표현 자유와 윤리, 한.일간 시각차 등을 여러모로 조명한다. 강석필 감독의 <춤추는 숲> 역시 다큐다. 신문 사회면에 등장했던 '성미산 마을' 재개발을 둘러싼 공동체 문제를 다룬다. 반면 홍재희 감독의 <아버지의 메일>은 말년에 보낸 아버지의 이메일을 통해 밝혀지는 아버지의 과거로 바라본 한국 현대사를 조망한다. 딸의 시점으로 본 미시사와 거시사의 만남과 성찰이 기대된다.

김주환 감독의 <코알라>와 이정흥 감독의 <반달곰>은 청년들의 일과 꿈에 현실을 녹여낸 극영화다. <코알라>는 배우 지망생 젊은이들의 햄버거집 창업기를 귀엽고 발랄하게, <반달곰>은 치킨집 배달일을 하는 청년의 적응기를 능숙하게 그려낸다. 소시민들의 복수 과정을 유쾌하게 살린 개그맨 손헌수의 세 번째 작품 <소심인>도 기대작이다.

부재중인 옥화와 옥화의 집을 통해 가족의 삶을 재구성하는 허철녕 감독의 다큐멘터리 <옥화의 집>, 라디오 사운드를 사용한 실험과 다큐를 뒤섞은 백종관 감독의 <이빨, 다리, 깃발, 폭탄>, <마리 이야기>로 유명한 이성강 감독의 신작 단편 애니메이션 <저수지의 괴물>, 독거노인의 마지막 모습을 담담하게 그린 안진우 감독의 <블랙아웃>, 제주의 현재 모습을 담은 임흥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비념> 역시 올 서독제가 주목하는 영화들이다.

===2012년 서울 독립 영화제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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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 인디스페이스 뜨개질 거대한 대화 그리고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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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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