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철가방 우수氏> 포스터

영화 <철가방 우수氏> 포스터 ⓒ (주)대길ES


중국집 배달원으로 약 70만 원 남짓 월급을 받으면서도 무려 다섯 명의 아이들을 후원했던 기부천사 고 김우수 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철가방 우수氏>. 주연 배우 최수종 포함, 김수미, 이외수, 김태원, 디자이너 이상봉 등 수많은 유명 인사들의 재능 기부로 제작된 것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아로 자라 폭행 혐의로 교도소에 갇힌 김우수(최수종 분) 씨의 인생이 바뀐 것은 책 한 권이었다. 우연히 '사과나무'라는 잡지를 통해 아픈 동생까지 돌봐야 하는 고아 소년의 사연을 접한 김우수는 익명으로 기부를 시작하고, 출소하고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면서는 더 많은 아이들을 후원하였다.

생전 어려운 형편에도 많은 아이를 후원했던 김우수의 사연은 세상에 널리 퍼졌고, 청와대 오찬에도 초대받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는 와중에도 평소 입던 복장 그대로 다녀왔던 김우수는 그 뒤에도 변함없이 중국집에서 일했고, 더 많은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야식배달도 이어갔다.

1.5평 남짓 고시원에 기거하면서도 자기 몸보다 '나눔'이 우선이었던 김우수는 살아있는 '아낌없는 나무' 였다. 그래서 그가 갑작스레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애석하게 받아들이고 슬퍼한 것은 그런 이유다.

살면서 안 해 본 일이 없었을 정도로 파란만장한 고 김우수의 실제 인생은 웬만한 영화, 소설 스토리 보다 극적이다. 그런데 영화는 이미 충분히 영화적인 고 김우수의 인생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중국집 종업원, 고시원 사람들 등 김우수 주변 인물들을 다루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영화 <철가방 우수氏> 스틸 사진

영화 <철가방 우수氏> 스틸 사진 ⓒ (주)대길ES


비록 우리 사회에서 낮은 삶을 살고있는 사람들이지만, 김우수 못지않게 따스한 심장을 지니고, 사람 냄새 나는 우리 이웃들을 조명하겠다는 의도는 좋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인물을 다루다 보니,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김우수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 간의 관계 설정은 80, 90년대 드라마들처럼 작위적이고 단조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철가방 우수氏>는 흥행을 고려해 만든 상업 영화가 아니라, 아낌없는 나눔으로 세상을 환하게 빛낸 고 김우수의 뜨거운 인생을 조명하여 '나눔'과 '행복'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자 기획, 제작된 영화다.

70만 원 월급에도 자신보다 더욱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을 도우며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고 김우수의 순박한 미소는 그보다 더 나은 환경에 살면서도 나눔에 인색하던 나 자신을 부끄럽게 한다.

영화적 완성도를 고려하면, 잘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순 없겠다. 하지만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기부천사의 삶을 스크린에 담아내기 위해 아낌없이 재능을 기부한 예술인들의 진정성과 고 김우수 씨가 남기고 간 아름다운 이야기만으로도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11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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