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인 파리> 스틸.

<미드나잇 인 파리> 스틸. ⓒ Gravier Productions


작은 영화 흥행 불씨 지핀 <미드나잇 인 파리> <두 개의 문>

<미드나잇 인 파리>가 이렇게 흥행할 줄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SNS상에서 고군분투하며 작품을 홍보하던 영화 수입사 대표가 잠시 생각난다. 분명 영화 마니아나 우디 앨런 팬에게는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영화였지만, 국내에 그런 부류의 관객들이 354,654명(11월 4일 현재 누적 관객수-영진위 집계, 이하 수치들 모두 같은 날짜 기준)이나 된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7월 5일 개봉해 지금도 상영중이라는 것도 놀랍다. (물론 현재는 딱 한 개 스크린에서 상영중이지만) 국내에서 우디 앨런의 '흥행 포텐'이 터진 걸까? 물론 헤밍웨이와 피카소, 달리 등의 예술가들을 되살려 놓은 감독의 재치와 무척이나 아름답고 낭만적인 파리의 밤 분위기가 관객들을 극장으로 오게 할 거라는 예상은 했었지만 말이다.

한편 <두 개의 문>은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이 본 다큐멘터리다. '용산 참사'를 소재로 해 창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이 작품은 72,847명의 관객을 들였다. 그게 뭐 대단하냐고? 보통 영화는 주말과 평일의 객석 점유율이 다르다. 주말에는 50%에 육박하지만 평일에는 10%대의 점유율이 허다하다. (날고 기는 <도둑들>이나 대종상 올킬한 <광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평균 객석 점유율을 30%대로 생각하면 된다. 

<두 개의 문>은 6월 21일 개봉해 총 2,449회 상영되었고, 이를 가지고 누적 관객수를 나누면 약 30%가 된다. 즉, 개봉 이후 4개월 넘게 꾸준히 평균대적인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뜻이다. 한 영화가 이렇게 기복없이 나름 긴 시간동안 관객을 들였다는 건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케빈에 대하여> 스틸.

<케빈에 대하여> 스틸. ⓒ BBC Films


국내에도 이제 작은 영화 마니아층 형성되어 있는지 '연구해볼만 하다'

<케빈에 대하여>의 흥행은 또 누가 예상했겠는가. 하지만 현실이 됐다. 7월 26일 개봉한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과 다소 파격적인 표현으로 구성되었다는 핸디캡에도 불구, 45,008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총 상영횟수가 1,186회 밖에 안되었으니 실로 대단한 객석 점유율이기도 하다.

아마도 육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시대여서 <케빈에 대하여>가 사랑을 받았을 수도 있다. 이른바 '문제아' 자식을 둔 부모의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한편 관객들은 육아 문제뿐 아니라 결혼 문제에도 관심을 보였다. <케빈에 대하여>의 작은 영화 흥행 열기를 이어간 <우리도 사랑일까> 얘기다. <우리도 사랑일까> 역시 48,406명의 관객을 들이며 현재도 호평 속에 상영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도 작은 영화 마니아 층이 어느정도 형성되어 있음을 파악해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작은 영화가 수만 명의 관객을 들였던 건 아니다. 지금도 누적 관객수가 채 1,000명도 안 되는 작은 영화들이 수두룩하다. 전국 수백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해 며칠만에 백만 단위의 관객을 들이는 영화 소식을 접하다가 이런 작은 영화들의 관객수를 살펴볼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서칭 포 슈가맨> 스틸.

<서칭 포 슈가맨> 스틸. ⓒ Red Box Films


또 한편의 추천 작은 영화...<서칭 포 슈가맨>

그렇지만 어쩌랴. 현실이 그렇고, 이를 받아들이는 게 좋다. 한 편이라도 더 좋은 작은 영화 소식을 독자에게 전할 수 밖에 없다. 요즘 상영 중인 두 편의 다큐멘터리가 끝으로 권해 드리고픈 작품이다. 먼저 <MB의 추억>이 그것이다. 홍보용 장르에 '코믹 호러'라고 쓰여있는 이 영화, 올해의 남우주연상은 이병헌이 아니라 MB라고 인구에 회자되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작품을 본 9,149명의 관객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자.

마지막으로 조용하고도 뜨거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있다. <서칭 포 슈가맨>. 10월 11일 개봉해 현재도 상영중인 이 다큐는 로드리게즈라는 무명가수의 인생을 다뤘다. 작품 속에는 로드리게즈의 노래들이 삽입되었는데, 그 가사가 참 주옥같다. 현실을 비판하지도, 미화하지도 않으면서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노래한다. 그러면서도 욕심이 없고, 촌철살인적인 매력까지 지닌 가사라 마음에 확 와닿는다.

이미 장기하·요조 등 뮤지션들이 칭찬한 바 있고, SNS나 다른 인터넷 게시판 등에 이 영화를 호평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기자 역시 이 작품을 보고나서 인생관에 변화가 있었다. 내가 사는 삶이 어때야 하는지 확실해졌고, 그런 소박한 삶이 가장 옳다는 믿음이 생겼다. 영화 전문가들도 이 작품을 권하고 있으니 이른바 '관객과 평단의 고른 호평을 받은' 영화다. 비록 적은 스크린 수이지만, 아직 상영중이니 시간내서 관람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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