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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 김수현의 신작 <무자식 상팔자>가 27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JTBC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다. <무자식 상팔자> 첫 방송에 대한 JTBC의 자세는 사뭇 비장하다. 대규모 시사회 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성대한 제작발표회를 열며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1991년 개국한 SBS는 <모래시계>라는 '대박 드라마' 하나로 기존의 지상파 방송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무자식 상팔자>는 과연 기대대로 종편 최초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편판 <모래시계>가 될 수 있을까. <무자식 상팔자>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본다.

강점 1.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 작가의 필력

 김수현 작가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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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식 상팔자>가 자랑하는 최대 강점은 역시 작가 김수현의 필력이다. 1968년 데뷔해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한 김수현은 숱한 화제작들을 만들어 낸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메이커다. 김수현 드라마가 방송되는 날은 죽은 사람도 벌떡 일어나 TV 앞에 앉아 있고, 전국의 수도 사용량이 줄어들며, 남의 집에 전화하는 건 실례라는 우스갯 소리가 있었을 정도다.

게다가 <무자식 상팔자>는 김수현의 주특기인 가족 드라마다. 출세작인 <새엄마>를 시작으로 김수현의 가족 드라마가 실패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랑이 뭐길래>(1991), <목욕탕집 남자들>(1995), <부모님 전상서>(2004년), <엄마가 뿔났다>(2008년), <인생은 아름다워>(2010년)까지 김수현표 가족드라마는 방송 3사를 넘나들며 전 세대의 고른 사랑을 받았다. JTBC가 김수현에게 목숨을 걸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수현 드라마에 대한 40~60대 주부층의 남다른 충성도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들 대부분은 안방극장 채널 선택권을 쥐고 있는 시청층이다. 어린 시절부터 김수현 드라마를 봐오며 자란 이 세대가 김수현 드라마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유대를 보인다는 점은 더할 나위 없는 자산이다. 입소문이 나고, 뒷심이 발휘되면 시청층 결집이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두 자릿수 시청률이 마냥 허황된 꿈은 아니란 것이다.

강점 2. 관록의 '김수현 사단' 총 출동

 JTBC <무자식 상팔자> 출연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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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식 상팔자>에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순재를 비롯해 서우림, 전양자, 유동근, 김해숙, 송승환, 임예진, 윤다훈, 견미리, 정준, 김민경 등 이 총 출동했고 엄지원, 하석진, 오윤아, 손나은 등이 합류해 외연을 확장했다. 이만하면 웬만한 지상파 드라마 못지 않은 위용이다.

연출을 맡은 정을영 PD의 저력 또한 믿을만 하다. 1995년 <목욕탕집 남자들>로 김수현과 인연을 맺은 그는 <불꽃><내사랑 누굴까?><부모님 전상서><내 남자의 여자><엄마가 불났다><인생은 아름다워><천일의 약속> 등 대부분의 김수현 드라마를 연출해 왔다. 언제나 묵직한 존재감으로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그는 김수현 사단이 자랑하는 최고의 총 사령관이다.

이처럼 김수현 작가를 중심으로 김수현 사단이 똘똘 뭉치면서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방송되는 드라마 중 이 정도 수준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등장하는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사랑과 진실><사랑이 뭐길래><목욕탕집 남자들><내사랑 누굴까?><엄마가 뿔났다> 등에서 김수현과 호흡을 맞춰왔던 이순재는 "김 작가와 함께 하는 것은 행운"이라며 "이 드라마에는 생활의 지혜가 많이 들어있다. 시선을 떼지 못할 것" 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약점 1. 낮은 채널 인지도와 종편에 대한 거부감

 JTBC <무자식 상팔자> 포스터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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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강점에도 불구하고 <무자식 상팔자>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치명적인 약점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종편의 낮은 채널 인지도다. 개국한지 벌써 1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종펴 4개사의 평균 시청률은 여전히 0%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상파에 익숙한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종편으로 채널을 돌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시청자들의 외면이 지속되면서 종편의 편성표는 '값싸게' 만들 수 있는 뉴스/시사 프로그램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나마 방송되는 드라마와 예능도 거의 재방송이다. '종합편성채널' 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지경이다. 지금 종편은 '시청률 하락-투자 위축-프로그램 제작 중단-시청자 이탈'이라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번 떠난 시청자들을 다시 TV 앞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제 아무리 김수현이라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시청자들이 종편에 가지고 있는 태생적 거부감도 문제다. 한 때 '종편 채널 삭제' 운동이 벌어질만큼 종편의 이미지는 좋지 않다. <무자식 상팔자>가 종편에서 방송된다는 이유만으로 시청을 포기하겠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무자식 상팔자>가 종편의 모든 것을 180도 뒤집어 놓을 거라 기대하는 건 너무 순진한 발상이다. 오히려 부작용에 시달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수현-정을영 콤비에 김수현 사단이 총 출동했음에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다면 종편의 한계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다.

약점 2. 만만치 않은 지상파 경쟁작들

 22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jtbc개국 1주년 주말특별기획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손나은, 이도영, 김민경, 송승환, 임예진, 유동근, 김해숙, 엄지원, 이순재, 서우림, 전양자, 윤다훈, 견미리, 오윤아, 하석진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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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또 있다. <무자식 상팔자>가 방송되는 주말 9시 시간대는 지상파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간대다. 그만큼 지상파 경쟁작들이 만만치 않다. 토요일에는 SBS <내사랑 나비부인>, MBC <아들 녀석들>, KBS 2TV <연예가 중계>, KBS 1TV <뉴스9>와 맞붙는다. 어느 하나 쉬운 상대가 없다.

<내사랑 나비부인>과 <아들녀석들>은 각각 10% 안팎의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상태고, <연예가 중계> 역시 10% 초반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 대표 예능이다. <뉴스9> 역시 별다른 일이 없는 한 20%대 시청률을 올리는 이 시간대의 '최강자'다. 지상파 방송이 전체 지분 중 이미 50%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일요일엔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일요일 9시의 상징인 KBS <개그콘서트>가 방송되기 때문이다. 톱스타 장동건이 출연한 SBS <신사의 품격>조차 <개그콘서트>에 밀려 고전했을 정도로 <개그콘서트>는 대단한 인기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청률 역시 10% 후반에서 20% 초반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무자식 상팔자>가 틈새를 공략하며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힘들다. JTBC가 원하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위해선 경쟁작들의 고정 시청층을 최소 5% 이상 빼와야 하는데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자식 상팔자>의 고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무자식 상팔자>, 위기의 종편을 구할 수 있을까

<무자식 상팔자>가 종편에서 방송되는 드라마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김수현 드라마'라는 믿음직한 브랜드와 신구 조화를 이루고 있는 출연진이 절로 기대감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무자식 상팔자>가 '위기의 종편'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작품으로 거론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낮은 채널 인지도와 종편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강력한 지상파 경쟁작들은 <무자식 상팔자>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치명적 약점들이다. 과연 <무자식 상팔자>는 종편이라는 아킬레스 건을 뛰어 넘어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가. 27일 첫 방송을 앞둔 <무자식 상팔자>가 받아들 성적표가 어떠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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