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의 기성용이 드디어 선발출장했다. 한국시각 22일 밤에 열린 스완지와 에버튼의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기성용은 데 구즈만과 함께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9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팀은 에버튼의 아니체베와 미랄라스, 펠라이니에게 연속골을 얻어맞고 0-3으로 완패하며 3경기째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필요한 순간 골을 기록한 에버튼, 기회 살리지 못한 스완지!

경기초반 주도권은 원정팀 에버튼의 몫. 에버튼은 원정임에도 특유의 타이트한 압박을 내세워 스완지의 패싱게임을 무력하시키며 자신들의 페이스로 경기를 이끌었다. 피에나르를 중심으로 측면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아니체베의 헤딩슛을 시작으로 몇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득점을 올리는데는 실패한다.

불안불안한 시간을 보내던 스완지는 결국 전반 21분 아니체베에게 첫골을 허용하고 만다. 센터써클 부근에서 한번에 길게 넘어온 패스를 펠라이니가 완벽한 가슴트레핑으로 떨어 뜨려놓은 후 연결한 볼을 아니체베가 골로 성공시키며 1-0으로 앞서가는 에버튼. 펠라이니가 가슴트레핑 이후 동작에서 팔을 사용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지만 심판의 판정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0-1로 끌려가던 스완지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전반 30분 이후 특유의 패싱게임이 살아나면서 슈팅기회를 얻기 시작한 스완지. 미추의 위협적인 헤딩골에 이어 기성용의 감각적인 오른발 슛이 이어졌지만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한껏 기세가 오른 스완지가 한참 공격에 열을 올리는 순간, 에버튼의 두 번째 골이 터진다.  동점골을 위해 전체적인 라인을 상대진영으로 끌어 올린 것이 화근. 수비진영에서 차단된 볼이 빠르게 역습으로 이어지며 에버튼의 미랄라스가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다.

0-2로 뒤진 스완지, 전반 추가시간 기성용의 킬패스가 이어지며 앙헬랑헬이 골키퍼와 맞섰지만 하워드의 선방에 막혔고, 계속된 공격상황에서 골이나 다름없는 찬스를 앙헬랑헬이 또 다시 무산시키며 전반전을 마무리 한다.

후반초반 찬스 살리지 못한 스완지, 스스로 자멸하다!!

전반 추가시간에  분위기를 이어 후반초반도 스완지가 먼저 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또 다시 결정력에 울어야 했다.  미추의 슈팅과 기성용의 왼발슈팅 모두 하워드의 선방에 막히며 추격골에 실패하자 심판의 판정에 동요하며 평정심을 잃더니 결국 57분 다이어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고 만다. 이후 미추도 역습과정에서 불필요한 파울을 범하며 경고를 받았고 공격기회마저 무산시켰다.

위기의 순간, 라우드롭감독은 중앙수비수인 테이트를 빼고 브리튼을 투입, 기성용을 중앙수비수로 이동시키는 깜짝변화를 꾀하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그만큼 에버튼은 노련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수적인 우세를 바탕으로 스완지의 측면과 기성용의 배후를 지속적으로 파고들며 수 많은 득점찬스를 만들어 낸 에버튼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80분 호시탐탐 스완지의 골문을 노리던 펠라이니가 자신의 머리로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의 쐐기를 박는다.

에버튼에게 0-3 완패한 스완지. 펠라이니를 제대로 막지 못한 것과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초반에 찾아온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 연속된 득점찬스에서 한 골이라도 성공시켰다면 경기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패스면 패스, 슈팅이면 슈팅... 인상적인 모습 보인 기성용!!

팀의 패배로 빛이 발하긴 했지만 기성용의 첫 선발 출전은 성공적이었다. 에버튼의 공격을 끊어내는 적극적인 수비 뿐만 아니라 에버튼의 압박에 패스가 여의치 않자 측면을 향해 정확한 롱패스를 연결하며 자신의 장점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여기에 전반종료직전에 터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과 앙헬랑헬에게 연결된 완벽한 킬패스 한방은 그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첫 도움 기록이 무산되는 순간, 앙헬랑헬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에도 한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또 다시 하워드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기성용.

다이어의 퇴장 이후 중앙수비수로 위치를 이동하며 계속되는 에버튼의 공격에 어려움을 격기도 했지만, 선더랜드 전 후반 교체 이후 첫 선발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경기였다. 팀의 조직력에 완벽히 녹아들었고, 자신이 가진 장점까지 적절히 살려내며 인상적인 풀타임활약을 선 보인 것.

물론, 이 한경기로 붙박이 미드필더로 자리매김 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주전경쟁의 청신호임은 확실해 보인다. 라우드롭감독의 믿음에 화답하고 있는 기성용. 이제 그의 발끝에서 도움이 기록되고 골이 터질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ccead.blog.m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기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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