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부가 되는  엄재용,황혜민 수석 무용수

21일 부부가 되는 엄재용,황혜민 수석 무용수 ⓒ 곽진성


8월 21일 부부가 되는 엄재용(33)·황혜민(34) 수석무용수(유니버설발레단),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의 표정에서는 행복이 묻어났다. 학창시절의 풋풋한 첫 만남, 유학 후 입단, 그리고 10년 간의 연애, 마침내 결혼까지 골인한 두 무용수의 이야기는 한편의 빛나는 희극이었다.

발레와 사랑,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룬 대한민국 발레 커플의 모습이 눈부셨다. 기자는 지난 7월 말, 어린이대공원 인근에서 두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미오&줄리엣, 결혼 전, 마지막무대 빛났다

 어린이대공원에서 만난 엄재용,황혜민 수석무용수

어린이대공원에서 만난 엄재용,황혜민 수석무용수 ⓒ 곽진성

발레계에서 수석무용수의 자리는 '무용수의 최고 높은 위치'를 의미한다. 대한민국 양대 발레단으로 손꼽히는 국립발레단(7명)과 유니버설발레단(7명)의 수석무용수의 수는 총합이 불과 14명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현역 수석무용수간의 결혼이 새삼 대단하고, 이채롭게 다가온다. 장엄한 연기를 펼치는 발레리노 엄재용(33), 고혹적인 연기의 발레리나 황혜민(34)은 수석무용수 커플로 많은 공연을 소화했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지도 횟수로 10년째다.

그런 두 사람에게 2012년 7월의 <로미오와줄리엣>(7월7일~14일)은 감동으로 아로새겨질 무대였다. 결혼전에 갖는 마지막 '발레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엄재용과 황혜민에게 <로미오와줄리엣>은 어떤 무대로 남았을까? 기자의 물음에 엄재용 발레리노가 답했다.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줄리엣'은, 제게 있어 최고의 버전이라 좋았습니다. '로미오와줄리엣' 연기는 남자 무용수가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쉽지 않은 무대였지만, 의미 있는 연기를 펼쳐 좋았습니다. 결혼 전 싱글로의 마지막 공연이었는데 다른 무대보다 설렜고 만족스러웠습니다."

황혜민 발레리나 역시 만족스럽다는 답변을 했다. 두 사람이 함께한 <로미오와줄리엣> '2인무'에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가 담겨있다. 황혜민 발레리나는 한가지 '일화'를 들려줬다.

"발레리나가 발레리노의 두 손에 의지해 공중에 2m 넘게 떠 있는 발레 동작이 있어요. 그 일자로 누워야 하기에 공포심이 더하죠. 하루는 다른 발레리노랑 그 연기 연습을 했는데, 자세가 불안정 해 그 발레리노의 머리카락을 꽉 붙잡으며 겁을 먹은 적이 있었죠.(웃음) 그런데 엄재용 발레리노랑 할 때는 한번도 그런적이 없어서 좋습니다."

서로의 연기에 대한 믿음도 확고하다. 엄재용 발레리노는 황혜민 발레리나에 대해 '춤에 성품이 따라온다. 파트너를 배려하며, 100% 이상의 연기를 만든다'며 찬사를 쏟아냈다. 황혜민 발레리나 역시 엄재용 발레리노를 '최고의 남자 파트너'로 치켜세웠다.

서로가, 서로를 최고라 생각하는 환상의 발레 커플이었다. 그런 신뢰 속, 두 사람은 '결혼 전 마지막 무대'의 의미에 걸맞는, 감동적인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를 완성시켰다.

발레 대중화 꿈꾸며 <1박2일> 출연, <키스앤크라이2>도 나가고 싶었다!

 맞잡은 두 손,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의 설렘이 전해지는 듯하다

맞잡은 두 손,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의 설렘이 전해지는 듯하다 ⓒ 곽진성


엄재용, 황혜민 수석무용수는 '발레 대중화'의 꿈을 꾼다. 특히 엄재용 발레리노가 그랬다. 그는 '신세대 발레리노'답게, 대중과 발레와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지난 2010년 <1박2일> 시청자 투어에 출연한 것도 그 일환, 당시 엄재용 발레리노가 직접 사연 신청을 했다.

"1박2일 시청자투어에 직접 사연을 신청해 동료 무용수들과 함께 나갔습니다. 원래 남자 발레리노들만 나가려고 했는데(웃음) 어쩌다보니 여자 무용수들도 함께 가게 됐습니다. 시청자들에게 발레를 알리는 작은 계기가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21일 결혼하는 엄재용, 황혜민

21일 결혼하는 엄재용, 황혜민 ⓒ 곽진성

<1박2일> 시창지투어를 통해,유니버설발레단의 남녀 무용수들은 연예가의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엄재용 발레리노는 '발레대중화'를 위해, 한 TV 프로그램 출연을 꿈꿨다는 깜짝 고백을 했다.

"나가고 싶었던 프로그램이 하나 있었어요.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2>가 제작됐다면 출연하고 싶었거든요. 출연자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 아이스하키 선수였어서 스케이팅과 연기를 잘 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웃음) 출연했다면 발레를 알릴 수 있었을텐데.....그런데, 결국 제작되지 않아서 아쉬웠죠.(웃음)"

유년시절, 엄재용 발레리노는 높이뛰기 선수와 아이스하키 선수 생활을 했었다. 황혜민 발레리나는 취미로 리듬체조를 배웠었다. 만약, 이들이 발레를 '운명'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이스하키 선수 엄재용과 리듬체조 선수 황혜민을 만났을 수도 있지 않을까?

'발레'로 최고의 위치에 선  두 사람에게, 아이스하키선수와 리듬체조선수에 대한 미련이 없냐는 물음을 던졌다. 두 사람 모두, '지금이 좋다'며 웃었다. 황혜민 발레리나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솔직하고 재치있는 답변이었다.

"발레와 리듬체조는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취미로 리듬체조를 배웠는데..... 같이 배운 언니 중에, 국가대표인가? 상비군을 했던 언니도 있고 그렇습니다. 음, 제가 만약 리듬체조를 계속 했고, 실력이 좋았다면, 어쩌면..... 국가대표도 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웃음)"

발레 롤모델 엄재용,황혜민. "롤모델을 따라하지 마라"

 엄재용,황혜민 커플

엄재용,황혜민 커플 ⓒ 곽진성


무대위에서 환상의 연기를 펼치는 엄재용, 황혜민은 지금 발레 지망생들의 롤 모델로 우뚝 서 있다. 두 사람에게 , 대한민국 발레 지망생들에게 전해줄 조언 하나를 청했다. 엄재용 발레리노의 답은 파격이었다. 롤 모델을 닮지 말라는 것이었다.

"롤 모델이 선망의 대상이긴 하지만, 누구처럼 되고 싶다, 항상 닮으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틀리고, 연기가 틀리기 때문입니다. 자신감을 갖고, 또 겸손함을 지니고 자신만의 춤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황혜민 발레리나는 가슴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냉정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는 발레 스타 커플, 엄재용과 황혜민. 진심어린 조언이 오래도록 귓가에 맴돌았다.

"뜨거운 가슴으로 정말 노력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보이는것들> 책 글귀에 '살면서 힘들때 생각을 바꾸면 스트레스가 정화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힘든 순간이 있겠지만 포기 안하고, 긍정적 마인드로 꿈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무용수 엄재용, 황혜민, 두 사람은 8월21일 오후 7시 결혼을 통해, 자신의 인생과 발레에 있어 큰 이정표를 맞이한다. 그 이정표는 더 멋진 발레 연기를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발레 '외길'을 걸어온 두 수석무용수의 결혼은 대한민국 발레계에 큰 경사, 무대와 인생에서 '아름다운 커플'로 남고 싶다는 엄재용·황혜민 수석무용수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엄재용,황혜민 21일 결혼!

 엄재용, 황혜민 수석무용수 웨딩화보 (스타일바이루나,미가로 튜디오 제공)

엄재용, 황혜민 수석무용수 웨딩화보 (스타일바이루나,미가로 튜디오 제공) ⓒ 스타일바이루나,미가로 스튜디오 제공


유니버설발레단 엄재용, 황혜민 수석무용수의 결혼식은 21일 오후 7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 대한민국 첫 발레 현역 수석무용수간의 결혼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이번 결혼식에는 유니버설발레단, 국립발레단 등, 발레계 인사들은 물론 공연예술계 인사가 함께한다.

두 사람 결혼식의 사회는 개그맨 박성광이 맡는다. 뮤지컬 배우 양소민·김우형 등이 축가를 부른다.                                                
(*유니버설발레단 보도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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