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된 MBC <닥터진>의 한 장면

12일 방송된 MBC <닥터진>의 한 장면ⓒ MBC


흥선군(이범수 분)의 병인양요 참전에 함께했던 진혁(송승헌 분)은 프랑스 병사의 칼에 맞아 다시 2012년의 세계로 돌아왔고, 그곳에서 혼수상태서 깨어난 유미나(박민영 분)와 재회했다. 미나는 진의원에게 "꿈에서 내가 오빠를 '진의원'이라 불렀다"는 말로 진혁을 놀라게 하고, 궁을 찾은 진혁은 잠시 흥선군을 추억하며 상념에 젖는다.

겉으로 보기에 MBC <닥터진>은 드라마 최대의 갈등(진혁의 타임슬립)도 해결했고, 미나와 함께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그러나 아직 <닥터진>이 설명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회에 등장했던 붕대남의 정체는 진혁의 '과연 또 다른 나였을까'라는 내레이션만으로 간단히 언급했고, 춘홍(이소연 분)이 왜 진혁에게 '미나가 죽었다'는 말을 했는지도 드러나지 않았다. 하다못해 왜 뇌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흔적 하나 없으며, 며칠 만에 멀쩡하게 깨어나 다른 환자를 돌볼 수 있는지도 납득되지 않는다.

결국 <닥터진>은 이곳저곳에 구멍이 뚫린, 엉성하디 엉성한 작품이 됐다. 단적인 예로 춘홍이 그와 같은 말을 한 이유는 진혁을 위해 거짓말을 했거나, 아니면 정말 그가 본 것이 미나의 죽음일 수도 있어서다. 거짓말을 했다고 가정하면 그 이유가 등장했어야 하고, 그가 본 것대로 말한 것이라면 진혁이 돌아온 세계와 진혁이 타임슬립하기 전의 세계가 달라졌다는 것을 설명했어야 한다.

그런데 <닥터진>은 무엇 하나도 해내지 못했다. 시청자들에게 설명을 하기보단, 이들이 혼란에 빠진 채 추측을 거듭하게 만들었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갖고 '판타지 멜로 메디컬 사극'을 만들어보려던 제작진의 야망은, 어느 것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한 채 흥선군과 김병희(김응수 분)의 정치놀음만으로 수렴됐다. 물론, 혼란을 주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였다면 어느 정도 성공하긴 했다. "불친절하다 못해 무책임하다" "이건 마치 3.14...의 끝을 찾는 기분"이라는 평은 그래서 <닥터진> 마지막회를 설명하는 적확한 표현이다. 

그래서 <닥터진>은 '2012년 최고의 괴작'으로 기억될 듯하다. 탄탄한 원작과 꽤 괜찮은 배우들을 확보해 놓고도, 보는 이들을 설득시킬 수 없는 이야기가 없다면 언제든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수 있다는 좋은 예가 됐다. 그나마 <닥터진>이 남긴 것이라면 2012 MBC 드라마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노려봄직한 '탁휘' 커플, 김경탁(김재중 분)과 홍영휘(진이한 분)의 눈물겨운 우정이다. 아니, 결국 진혁과 미나가 반지를 나눠끼고 눈물의 재회를 하기 위해 이 모든 일이 벌어졌던 건 좀 아니지 않나.

한편 <닥터진>의 종영 시청률은 8.8%(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 이하 동일) 이었다. 자체최고시청률은 지난 6월 16일 방영된 7회로 14.5%였으며, 총 22회의 평균시청률은 12.7%였다. 후속으로는 한지혜·김재원·재희 등이 출연하는 <메이퀸>이 방송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