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부터 태권도는 규정을 바꿔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공격 득점도 세분화돼 얼굴 공격에 3점, 얼굴 회전 공격에 4점을 부여했다. 이로써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더라도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2012 런던올림픽부터 태권도는 규정을 바꿔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공격 득점도 세분화돼 얼굴 공격에 3점, 얼굴 회전 공격에 4점을 부여했다. 이로써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더라도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런던올림픽조직위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경기 규정을 확 뜯어고친 올림픽 태권도에서 '종주국' 한국이 역대 최악의 부진을 겪으면서 전력 평준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2000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경기가 지루한 데다 판정시비가 끊이지 않으면서 올림픽 퇴출설에 시달려왔다. 위기감을 느낀 태권도는 2012 런던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경기 규정과 장비를 대거 도입했다.

우선 경기장 규격을 줄여 공격당하는 선수가 도망 다니지 못하도록 했고, 공격 득점도 세분화했다. 특히 얼굴 공격에 3점, 얼굴 회전 공격에 4점을 부여해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더라도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판정시비를 줄이기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해 일정 강도 이상의 타격을 해야만 득점이 인정되며, 즉시 비디오 판독(Instant Video Replay) 규정을 넣어 언제든지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됐다.

금메달 8개 골고루 나눠 가져... 전력 평준화 뚜렷

 이번 대회에서 태권도에 걸려있는 8개의 금메달은 한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8개국이 골고루 가져갔다. 은메달, 동메달까지 포함한다면 무려 21개국이 태권도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전력의 평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태권도에 걸려있는 8개의 금메달은 한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8개국이 골고루 가져갔다. 은메달, 동메달까지 포함한다면 무려 21개국이 태권도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전력의 평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런던올림픽조직위


이처럼 올림픽에서 살아남기 위한 태권도의 '뼈를 깎는' 노력은 호평을 받고 있다. 일단 얼굴 공격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니 태권도의 가장 큰 매력인 역동적인 발차기 기술이 크게 늘어났다.

또한 소극적인 경기를 펼칠 때면 곧바로 심판의 경고와 감점이 선언되며, 지고 있는 선수도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펼치면서 훨씬 공격적인 대결이 펼쳐졌다.

가장 큰 성과는 전자호구와 비디오 판독 도입으로 판정시비가 사라져 공정한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점. 2008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선수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에게 발길질하는 볼썽사나운 장면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반면, 유도는 손을 이용한 하체 공격을 금지하면서 한판승을 거의 볼 수 없게 됐고, 심판의 주관적인 판정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져 조준호처럼 승패가 황당하게 번복돼 구설수에 오리는 일도 발생했다.

이밖에도 태권도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코치·심판·비디오 판독관이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며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이의가 제기된 장면을 관중이 함께 지켜보는 등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전력의 평준화도 태권도의 인기 상승에 큰 몫을 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 태권도에 걸려있는 8개의 금메달은 한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8개국이 골고루 가져갔다. 은메달, 동메달까지 포함한다면 무려 21개국이 태권도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한국의 차동민은 물론이고 세계선수권대회 5연패에 빛나는 스티븐 로페스(미국), 올림픽 금메달을 2개나 갖고 있는 하디 사에이(이란)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새로운 규정에 적응하지 못해 탈락하는 이변도 속출했다.

반면 여자 67kg 이상급 우승을 차지한 세르비아의 밀리카 만딕은 자국의 유일한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비록 한국은 금메달 1개에 그쳤지만 이처럼 태권도 메달이 고르게 퍼진다면 그만큼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를 원하는 여론도 많아질 것이다.

태권도, 올림픽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물론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12일(한국시각) "태권도는 올림픽에서 관중에게 가장 당혹감(bafflement)을 주는 종목"이라며 새롭게 바뀐 태권도에 혹평을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경기를 끊고 즉시 비디오 판독을 거치는 과정이 관중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 있고, 전자호구를 도입했지만 관중의 눈으로 보기에는 정확하게 맞은 공격도 점수로 인정되지 않아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런던올림픽을 지켜본 뒤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총회를 열고 현재의 26개 정식종목 중 1개를 퇴출한다는 계획이다. 태권도가 과연 퇴출의 칼날을 피해 올림픽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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