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폭염과 달리 축제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인천 정서진(正西津)에서 펼쳐지는 2012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 얘기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2012 인천 펜타포트 음악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으로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과 함께 국내 록 페스티벌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죽지 않은 펜타포트, 인천은 여전히 뜨겁다

 2012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12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 펜타포트


야외 음악 축제가 인기를 끌면서 수많은 축제가 우후죽순 생겼다. 하지만 '원조'의 위엄은 따라올 수 없다. 2006년 당시 국내 초유의 대형 록 페스티벌로 화려하게 등장한 펜타포트는 우리나라 록 페스티벌의 맏형 격이다. 전신인 1999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까지 따지고 들어가자면 그야말로 '전설'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연차가 쌓인만큼 노하우도 늘었다. 라인업도 운영도 깔끔하다. 2012 펜타포트는 스노우 패트롤, 매닉 스트릿 프리처스 등 화려한 헤드라이너를 앞세우고 안녕바다, 킹스턴루디스카, 바이 바이 배드맨, 옥상달빛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인디밴드를 포진시켰다.

금요일 공연에서는 KBS 탑밴드 시즌2의 경연을 겸한 것도 특징이다. 금요일 펜타포트 스테이지에서는 몽니, 피아, 장미여관 등 탑밴드 8강전이 펼쳐져 관객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경연 후에는 심사위원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명불허전을 자랑하기도 했다. 송홍섭, 신대철, 유영석, 김경호가 '슈퍼세션'이라는 이름으로 뭉쳤고 김도균이 속한 백두산은 아예 이날의 헤드라이너였다.

작년 금요일 공연에는 GD&TOP, Miss A 등 록 음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메이저급 가수들이 대거 등장하여 축제의 정체성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토요일 밤의 록 페스티벌' 탑밴드의 공연은 펜타포트와 썩 잘 어울리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잡았다.

 열정적으로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

열정적으로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 ⓒ 박솔희


록을 기본으로 하되 클럽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수퍼 믹스 라운지, 레게와 디제잉, 각종 퍼포먼스를 펼치는 펜타락커즈나잇 스테이지 등의 무대도 묘미다. 이삼 년 전만 해도 록 페스티벌의 관객은 대개 록 마니아 위주여서, 일렉트로닉이나 댄스 음악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록 페스티벌의 대중화와 관객들의 취향 다변화 덕분에 대부분 무대에서 다양하게 즐기는 관객들을 볼 수 있었다. 새벽 시간에는 영화나 올림픽 경기도 상영하며 밤새 축제를 이어 나갔다.

 펜타락커즈나잇 스테이지에 마련된 '와다다 레게 존'

펜타락커즈나잇 스테이지에 마련된 '와다다 레게 존' ⓒ 박솔희


'신촌 자취생' 스웨디시 뮤지션과 '와다다 레게 존' 등 다채로운 무대

10일 공연은 헤드라이너 백두산의 여전히 폭발적인 무대로 마무리됐다. 드림 스테이지에서는 드라마 '소울메이트'의 OST에 참여하며 인기를 끈 스웨덴 출신 싱어송라이터 라쎄 린드와 라이너스의 담요가 협연을 펼쳤다. 라쎄 린드는 내한 공연을 왔다가 한국 관객들의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에 감동해 1년간 신촌에서 살며 활동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팬들은 그에게 '신촌 자취생'이라는 애정 어린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날 드림 스테이지 마지막을 장식한 윈디시티는 언제나처럼 춤사위가 절로 나는 무대를 선사했다. 윈디시티가 주축이 되는 국내 레게 씬은 록이나 힙합에 비해서도 굉장히 팬층이 협소하고 마니아 위주인 것이 사실이다. 2012 펜타포트에서는 '와다다 레게 존'을 따로 조성해 레게를 중심으로 한 라이브와 디제잉, 레게 영화 상영 등 프로그램을 갖춰 다채로움을 더했다.

 라쎄 린드와 라이너스의 담요가 함께 감성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라쎄 린드와 라이너스의 담요가 함께 감성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 박솔희


 국내 최고의 레게 밴드 윈디시티의 무대

국내 최고의 레게 밴드 윈디시티의 무대 ⓒ 박솔희


2012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주최측인 인천광역시의 행정 지원으로 매끄럽게 운영됐다. 작년에 이어서 공항철도를 연장 운행하며 관객의 귀갓길을 배려했다. 인천시민에게는 첫날 표를 50% 할인판매하는 등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축제의 미덕도 살렸다.

2011 펜타포트에는 역다 최다 관중인 5만4000여 명(주최 측 집계)이 참여했다. 2012 펜타포트의 예상 관객은 약 7만 명. 12일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무대로 마무리될 펜타포트는 아직도 뜨겁게 진행 중이다. 게다가 일요일에 비소식이 있어, 펜타포트의 시그니처인 '진흙탕 슬램'이 재현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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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는 곳이라도 누군가 가면 길이 된다고 믿는 사람. 2011년 <청춘, 내일로>로 데뷔해 <교환학생 완전정복>, <다낭 홀리데이> 등을 몇 권의 여행서를 썼다. 2016년 탈-서울. 2021년 10월 아기 호두를 낳고 기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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